우리 삶에서 채워서 가지는 행복이 있지만 덜어냄으로서 얻어지는 행복도 있다.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삶과 마찬가지로, 욕심을 내려놓고 응어리지거나 필요없는 것들을 덜어내면 깔끔하고 상쾌한 감정을 느끼며 훨씬 풍요로운 감정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자본에 있어서 덜어냄을 추구하기에는 어려움이 크다. 기본적으로 얼마 정도는 벌어야 한다는 수입에 대한 일종의 고정관념이 상당한 데다 문화생활이나 휴식에 있어서도 자본이 필요할 때가 많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극도의 자본주의가 사람들의 머릿속에 인식되면, 아무리 국가에서 각계각층에 지원금 등 다양한 지원 대책을 내놓아도 사람들은 월급이 들어오는 통장에만 관심이 있으며 그것으로 본인의 여유와 삶의 질을 판단한다.
어떠한 집합에 속한 상황에서 인간은 아무리 마음을 비우고 욕심을 버리고 무소유를 추구한들 완전한 행복을 추구하기 힘들다. 사회 생활을 하는 이상 인간 관계에서 트러블이 없을 수 없고 가족이 있는 이상 가족과의 트러블이 있을 수 밖에 없다. 또한 누군가의 간섭과 지시 또는 자기자신이 누군가에게 사회에 국가에 맞춰주고 적응해야 하는 에너지와 시간, 감정소모가 낭비되거나 소비될 수 밖에 없다. 물론 그 어떠한 집합에도 속해 있지 않는 경우에도 인간은 행복을 추구하기는 더더욱 어렵다. 수많은 자립 청년들이 자살을 기도하고 홀로서기는 매우 어려워진 시대가 되었다.
내려놓는 사고방식도 중요하다. 목표지향적 사고방식도 나쁘지는 않지만 목표를 위해 스스로를 끊임없이 옥죄야 하는 고통이 수반된다. 특히 기성세대나 성공지향적 사람들이 하는 사고방식인데,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투자하고 집중하는 것이 성공과 행복의 지름길이라고 설파한다. 하지만 대학 진학이나 취업 성공이 행복을 보장하지 않는다. 또한 한계없는 노력과, 투자, 집중은 몸과 마음을 상하게 한다. 번아웃 증후군이 오기도 하고 소소한 행복을 잃어버린 채 일중독이 되어가기도 한다. 자기 자신을 잘 돌볼 줄 알고, 멈춰서 주변을 둘러볼 줄 알고, 혼자서도 즐거움을 느낄 줄 알고, 진정 어떤 삶을 살고 싶은 지 깨닫고 그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 행복을 느끼지만 하지만 부모들이나 학교, 기성세대는 무한경쟁 사회라는 것을 강조하며 이런 사고방식은 가르치지 않는다. 내려놓음으로서 얻는 것도 많은데 말이다.
인간 관계도 때론 덜어내기가 필요하다. 아무리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지만 혼자 있고 싶은 시간도 있고 나에게 스트레스를 주거나 너무 불필요한 시간을 할애하는 인간 관계는 정리할 필요가 있다. 사람을 좋아하고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는 활발한 성격의 사람들은 주변에 자연스레 사람이 많아진다. 이러한 사람들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스트레스를 감소시키고 에너지를 채우고자 한다. 하지만 이러한 사람들조차 자신과 맞지 않는 사람과는 더 이상 시간을 할애하고 싶어하지 않고 거리를 두고 싶은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너무 많은 사람들을 사귀다 보면 다양한 인간 군상의 영향으로 나 자신을 잃어버릴 수도 있고 인간 관계에 너무 많은 시간을 소비하여 정작 꼭 필요한 일이나 중요한 일을 놓치기도 한다.
우리는 살면서 무언가를 쫒기 전에, 무언가를 놓치고 있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마음의 짐이든, 경제적인 짐이든, 당신이 다 짊어질 필요는 없다. 막중하다고 느껴지는 그 짐을 조심스레 내려놓아 보자. 생각보다 그리 큰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이루고 해내는 성취적 행복도 있지만 일상에서 먹는 빵 한 조각, 친구들과의 수다로 충전되는 일상적 행복도 있는 것이다. 성취만을 추구하게 되면 일상은 메마르게 된다. 미래를 위해 열심히 살되 일상적인 것들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그런 삶이 바로 균형 있는 삶인 것이다. 인생을 달리기에 비유할 때가 많다. 달리면서 뒤를 한번 돌아보자. 당신을 쫒아가는 사람은 없다. 당신이 놓고 간 무언가가 있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