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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delion Jul 31. 2022

아빠와의 마지막 시간 I  

마지막 여행

6월 19일 아침 6시경

일요일 아침 6시에 눈을 뜨는 건 드문 일이지만 기분 나쁜 꿈에 잠이 확 깼다. 잠에서 깸과 동시에 울린 불길한 전화벨 …

전화기 넘어엔 당직의사라고 소개한 의사가 잠이 덜 깬 나에게 아빠의 상태를 설명했다. 밤사이 혈압이 떨어지고 있는데 혈압 상승제를 투여해도 되냐고 묻는다. 연명 치료를 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에 혈압 상승 제도 연명 치료의 일종이라고 설명했다. 나는 갈라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해달라고.. 그래도 환자 상태가 안 좋으니 오늘 중으로 방문하시는 게 좋겠다고 했다.

엄마한테는 심각성을 알리지 않고 병원에 가봐야 할 것 같다 말을 전했고 엄마는 밥을 먹고 나서야 한다며 밥을 했다. 난 머리를 감고 직원 여행을 간 동생에게 와야 할 것 같다고 연락을 했다. 의사의 전화를 받고 30분 뒤 간호사가 전화 왔다 빨리 오셔야 할 것 같다고 혈압이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다고... 엄마와 나는 택시를 불러 병원으로 향했다. 우리가 코로나 자가 키트를 하고 있는 사이 동생도 왔고 한꺼번에 3명이 병실에 들어갈 수 없어 2명씩 나누어 들어갔다.  아빠의 혈압은 55까지 떨어져 있었다. 간호사가 15분 이상 넘기면 안 된다고 해서 눈에 초첨 잃은 아빠에게 사랑한다고 감사 했다고 동생이랑 엄마 잘 챙기겠다고 말했다. 아빠는 말 대신 대답만 하셨다.  나중에 들은 얘기 지만 내가 나가고 엄마한테는 아빠가 고마웠다고 말했다고 했다. 간호사들은 우리 보고 다른 환자들도 있으니 이제 나가야 한다고 해서 우리는 병실 밖을 나와 거리를 배회했다. 그때가 오전 8시경... 그 시간에 연 커피집이나 식당이 있을 리 만무했고 길 건너 베이커리로 자리를 옮겨 아침 못 먹은 동생은 빵을 사고 커피를 사서 기다리고 있었다. 9시 조금 넘어 병원에서 전화가 왔고 아빠가 운명하실 것 같으니 빨리 오라 했다. 엄마한테는 빨리 가자고 말만 했다. 아빠가 운명할 것 같다고 하면 엄마는 다리에 힘이 풀려 걸어가지 못할 것 같아서..  이미 병실에 도착했을 때는 아빠는 숨을 거두셨고 의사가 우리가 오기를 기다려 사망 선고를 했다. 공식적으로 아빠는 2022년 6월 19일 오전 9시 27분에 우리의 곁을 떠나셨다. 엄마는 1인 병실로 옮겨진 아빠를 붙잡고 오열을 하고 계셨고 나는 정신을 차려야 한다는 생각에 상조회사와 장례를 도와줄 사촌들에게 연락을 했다. 장례식장을 정해야 했고 장례식장까지 갈 앰뷸런스를 구해야 했다. 다행히도 상조회사에서 사설 앰뷸런스를 수배해 연락을 주었고 앰뷸런스가 오기까지 아빠가 환자 복을 벗고 코에 꽂았던 그리고 팔에 꽂혀 있던 모든 줄을 제거 하는 동안 장례 준비를 위한 전화를 했다. 엄마는 넋을 놓고 있었고 동생은 보훈처에 난 회사에 그리고 상조회사와 수시로 전화를 했다.

앰뷸런스가 도착했고 2명밖에 못 탄다고 했지만 간곡히 부탁을 해서 돌아가신 아빠와 나 동생은 환자 이송 칸에 아빠와 함께 엄마는 조수석에 앉아 그렇게 우리 가족의 마지막 여정을 하게 되었다. 코로나로 2년 동안 같이 여행도 못 가보고 코로나 끝나고 가자고 했던 여행이 앰뷸런스를 타고 가는 이 시간 지금… 아빠와 가는 마지막 여행이 돼버렸다.


시끄럽게 울리는 앰뷸런스 소리와 하얀 천으로 쌓여 누워있는 아빠나와 동생 엄마 이렇게 함께 이동하는  상황에 대한 감정은  어떤 말로도 설명할 수가 없다. 이상하고 지금까지 살며 느껴보지 못한 특이한 기분에 휩싸였다. 중간중간 아빠의 다리를 손으로 만져보았다. 이게 마지막으로 만질 기회라 생각이 들어 아빠를 계속 만졌다. 너무도 딱딱했고 숨이 끊어진 아빠는 내가 알던 아빠가  이상 아니었다. 나무토막 같은 아빠의 다리를 만지며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 장례식장 가는 내내 울었다.


-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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