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리로 창을 냈을까

by iima

새로 집을 짓는 다면

현관이랑 창을 어떻게 내고 싶은지 고민을...

했다기보다는 여러 창문을 보면서 꼭 창을 저렇게 냈어야 하나...?라는 물음표가 많이 생긴다.



식당가는 길에 주차를 하고 큰 도로 옆을 좀 걸었다.

대부분이 상가지만, 중간에 드문드문 가정집처럼 보이는 건물이 있다.

현관도 창문도 대문도 다 정면으로 길을 향하고 있다.


'여기가 남쪽인가?'



내가 그러려고 그런 건 아닌데

건물을 뜯어보는 걸 즐기고 있을 때가 있다.


'창문이 옆집을 향하고 있잖아.'



상가건물에는 대부분 전창을 많이 쓰던데

가는 곳마다 커튼을 내려 햇볕을 가리고 시야를 가리기에 바빠


'창문이 단가가 더 싼가?'



새로지는 건물에 난 창이

굳이 보여서 유쾌하지 않은 곳으로 활짝 열려 있다면


'이 건물을 구상할 때는 저쪽 뷰가 이뻤나?'



현관문을 열었을 때 집 안이 훤히 보이는 우리 집이라면


'현관문은 정면으로 하지 말자, 틀거나 담 안으로 넣는 게 좋겠어'



자연을 벗 삼아 경치를 빌려 쓴 우리 집 큰 창을 볼 때면


'아, 감사합니다. 다음에는 더 숲으로 갈 테야.'





창을 만들어두고 어떻게 하면 시야를 가릴지 어떻게 하면 햇볕을 가릴지를 연구하느라 각종 커튼도 블라인드도 시트지도 점점 더 다양하게 나오고 있는데, 나는 아무래도 커튼도 블라인드도 시트지도 불편하다. 창을 시원하게 내두고 전혀 가리지 않아도 되면 좋겠다.


그러나 빽빽한 건물들 사이에서는 도무지 불가능할 거란 건 안다. 햇볕은 필요하고, 그러나 적당히 필요해서 어느 정도는 가려줘야겠고 건물 사이에서 혹은 밖에서 보이는 시선에서 가려져야 할 때가 있으니, 커튼이든 블라인드든 필수품이겠지... 만


가능하다면 해는 잘 들고 시선으로부터 방해를 받지 않는 구조였으면 좋겠고, 자연을 만끽할 수 있으면 더 좋겠고, 햇빛이 파고들어도 커튼이 없어도 되는 구조였으면 좋겠다. 문득 어느 창을 봐도 답답한 마음이 잔잔해지고 계절이 느껴지고 오늘의 날씨가 느껴지는 창이었으면 좋겠고, 커튼을 쳐단고 블라인드를 오르내리지 않아도 되는 자유로움이 있었으면 좋겠다.




창을 내는 것에 더 신중해야지.

환기는 정말 너무 중요하니 사방으로 창이 있으면 좋겠지만,

그렇다고 아무 곳에나 무조건 큰 창을 꾸역꾸역 집어넣지 않아야겠고,

생각보다 창을 작게 넣는 곳에 큰 창은 어떻지를 고민해 보고, 생각보다 크게 넣는 곳에 작은 창은 어떨지를 고민해 봐야겠다.


무조건 남북으로만 창을 내는 것을 다시 고민해 보고, 동쪽에서 해가 들어오고 서쪽으로 해가 지는 것을 온전히 느끼며 계절에 따라 해의 위치가 달라지는 것 또한 온전히 느끼는 삶도 매력 있는 것 같다.

어떤 이는 주방의 창 때문에 모자를 쓰고 일을 할 정도라 하니, 해가 얼마나 강력한지 해의 위력을 과소평가하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해가 들어오는 시간에 해를 즐길 수 있는 삶이길 바란다.


내 창을 마음껏 열어도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있으면 좋겠고, 내 창을 열었을 때 자연이 넘실대면 더 기쁘겠다. 아니면 담을 대어 매력적인 담으로 위안을 얻으면 좋겠다. 창의 종류도 다양하니 취향에 맞는 창을 선택하되 환기 역할을 할 때와 완전히 열었을 때의 구조, 크기, 방향, 높낮이, 손잡이까지 잘 확인했으면 좋겠고, 방충망까지 잘 선택할 수 있으면 좋겠다.


창의 높이로 시선을 가릴 수도 있으니 창 높이를 허리춤에만 두려 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화장실에는 빛이 많이 들게 해서 곰팡이로부터 자유롭게 해 주면 좋겠다. (화장실은 시선에서 자유로우려고 창을 작게 냈는데, 크게 내고 관리 편한 샤워커튼을 쳤으면 어땠을까 싶다. 아니면 빛이 잘 들어오게 창을 크게 내고 빛을 가리지 않는 선에서 담을 댄다면...? 하고 생각해보기도 했다.)


창을 건물 외벽과 내벽 어느 즈음에 설치할 것인가를 고민할 때는, 내부에 창 선반이 필요한 부분이 아니라면 외부에서 내부로 들여서 넣는 게 좋을 것 같다. (우리 집은 목조 단열면에서 외부로 최대한 미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판단해서 전체창을 다 외부로 밀었는데, 실제로 단열면에서 어떤지는 잘 모르겠지만, 외형이 굉장히 아쉬워졌고, 내부에서 틸트모드로 창을 열었을 때 내부 창 둘레에 갇히는 느낌이 난다. 그리고 비 오는 날 창을 열면 빗물이 바로 들이친다.)




이런저런 창들에 감동을 받기도 하고, 한계를 만나기도 하고, 안타까움을 느끼기도 했다.

창을 통해 만나고자 하는 모습이 무엇인지 고민해 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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