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ay Sep 12. 2022

세 가지 금융

은행, 증권, 그리고 보험에 대해

금융이라고 하면 대개 사람들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건 은행, 증권, 그리고 보험이다. 이들 세 가지 금융과 함께 오늘날 금융의 역사가 시작되기도 했고, 보통의 사람들이 가장 자주 접할 수 있는 금융이 이들 셋이기도 하다. 이 셋은 모두 금융이기 때문에 가지는 공통점도 있고, 반대로 이 셋을 구분 짓는 차이점도 존재한다. 먼저 공통점에 대해 말해보자면 지금껏 금융에 대해 이야기한 우리들에게는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다. 이들이 금융이라는 점에서 이미 본질적인 공통점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다른 듯 보여도 모두 금융의 원동력인 ‘성장’에 기대어 있기 때문에 성장을 지탱하는 경제가 흔들릴 때 모두 같이 흔들리기도 한다. 또 리스크의 종류는 달라도 리스크를 다루고, 평가한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금융이라서 성장도 중요하고 리스크도 중요하다. 그래서 셋 모두 자신들이 가진 자산이 만들어 낸 수익률 자체뿐 아니라 그 수익률을 만들어낼 때 얼마나 큰 리스크를 부담했는지를 고려해서 성과를 평가한다. 물론 리스크의 총량 자체가 감당 가능한 수준인지에 대한 관리를 하는 것도 같다. 지표의 이름은 달라도 리스크 수준을 나타내는 정량적인 지표를 모두 가지고 있다. 간단히 말하면, 금융 소비자와 만나는 지점인 영업, 혹은 프런트에서는 다르게 느껴질지 몰라도 금융의 본질적인 측면을 규정하고 다루는 지점인 관리, 백오피스에서는 이름만 다르게 붙였을 뿐 같은 것들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니, 세 가지 금융의 공통점을 보고 싶은 사람은 본질적인 측면에서 필요한 관리 기능을 살펴봐야 하고 세 가지 금융의 차이점을 분명히 구분하고 싶은 사람은 실제 영업 활동이 이루어지는 측면, 비즈니스 모델의 차이를 이해해야 한다. 같은 것은 같게 이해하고, 갈라지는 지점을 명확히 이해해야 희미하게 겹쳐져 있는 영역을 보고 헷갈리지 않을 수 있다. 금융이라는 산업은 모두 본질적인 공통점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각자의 영역이 완전하게 구분되어 있지 않다. 가끔은 은행이 보험을 팔고 있기도 하고, 보험에서 저축을 하기도 하고 은행에서 투자를 하기도 한다.


경계를 왔다 갔다 하는 게 이 셋 만의 문제라면 그렇구나 하고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경계를 넘고 있는 것들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핀테크 혹은 테크핀이라고 부르는 IT 기술 기반의 플랫폼 기업이 금융 산업의 경계를 살짝 넘어오다가 이제는 경계를 완전히 허물고 진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의 영역으로 IT, 플랫폼 기업이 넘어오는 현상은 금융이 가진 딱딱한 측면을 유연하게 흔들어줄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각 영역이 가진 차이점을 잘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경계가 흐려지는 것은 어느 순간 우리를 위험에 빠트릴 수 있다. 둔덕이 낮아지면 자유롭게 이곳저곳을 돌아다닐 수 있으니 좋지만 둔덕이 완전히 사라졌을 때 이곳과 저곳의 토양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 못한 사람은 심으면 안 될 것을 심게 될 수 있다. 그래서 경계가 무너지고, 둔덕이 낮아지고 있는 지금 오늘, 우리에게 금융의 각 영역이 어떤 점에서 같고, 다른 지 이해하는 일을 더욱 중요하다.

이전 08화 진짜 금융과 가짜 금융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