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마음
사람의 마음은, 특히나 내 마음은 너무 어렵다.
괜찮아 지나다가도 다시 깨지고
달빛에 환해졌다가 세상이 환해지면
이내 또 다시 어두워진다.
하루간격으로 빛과 어둠이 밀물과 썰물로 파도친다.
생각해 보면 이게 다 하릴없는 한량주부인 탓이 크다.
하루종일 바라볼 것이라고는 내 마음뿐이니
사소한 자극에도 쉽게 감정변화를 느낀다.
한동안 이런저런 강의도 듣고
기록생활에 심취하고 나서부터
외부활동에 활기를 찾은 적도 있다.
하지만 나는 또 저 끝에 있는
임계점에 다다르지 못하고
여기저기 멋짐 가득한 사람들 사이에서
주눅이 들고 말았다.
모두가 밝고 환하게 빛나는 눈부신 대낮,
나는 또 그늘 뒤에 숨어 햇빛을 피한다.
이제 곧, 달이 뜬다.
달이 지면 해가 뜰 테지만
다시 또 해가지고 달이 떴다.
달빛이 참 예쁘다.
인생이 전부 좋을 수만은 없지만
인생이 전부 불행하지도 않다.
오늘의 플레이리스트
‘사람의 마음’
장기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