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솔로 22기

by 애프릭

서울은 SBS Plus의 <나는 솔로>를 즐겨 봤다. 한두 해 지나며 관심이 시들더니 최근엔 재미를 붙이기 힘들다. 그의 기억 속에 흥미로운 기수는 돌싱 특집 22기다. 응급의학과 의사 1명과 마취과 의사 1명이 유치원 여교사를 좋아한다. 호박이 넝쿨째 굴러온 셈인데 여교사 영숙은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 중국에서 유학한 현숙은 화려한 학벌을 자랑한다. 아버지가 교수고 본인도 박사과정을 밟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공부하는 머리와 사람 말을 이해하는 머리가 별개임을 보여준다. 핸드폰에 곤충 '잠자리' 사진이 들어있다. 마음에 드는 이성에게 원하는 횟수를 넌지시 물어보겠다고 한다.


순자는 25살 어린 나이에 결혼해 6살, 10살 두 아들이 있다.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 밤 9시에 출근해 새벽 6시에 퇴근한다. 잠자는 시간을 아껴 미용 기술도 배운다. 아이들과 벌이에 매달려 살다 보니, 자신에 대해 물어보는 제작진과의 대화가 감동스럽다고 했고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남성 출연자들의 선택을 받을지는 미지수다. 정희는 그가 응원하는 출연자다. 서울에서 나고 자라 결혼 생활은 공주의 논밭에서 했다. 이혼하고 나서는 밥 먹고 살기 위해 해보지 않은 일이 없다. 지금은 영화 투자 자문회사 임원이다. 아이들이 다 커서(고등학생, 대학생)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점을 내세웠다. 마케팅 전문가 다운 안목이다.



옥순은 만화를 찢고 나온 것 같은 외모의 소유자다. 성격마저 참했으면 신을 원망하려 했는데 다행히 공주병이 좀 있다. 미혼모인 그녀는 두 살배기 아이에게 아빠의 부재를 어떻게 설명할지 고민이다. “죽었다고 할까?”라고 웃으며 묻는 질문에 경수는 흠칫 놀라며 신중히 답했다(둘은 결국 커플이 된다). <나는 솔로>에서 각자의 욕망이 선명히 드러난다. 시청자들은 자기 욕망을 곱씹으며 공감하거나 혀를 찬다. 콘텐츠가 성공하는 비결은 간단하다. 내가 되고 싶은 모습이 있거나, 지금의 내 모습이 있거나. 좋은 스펙의 출연자는 이미 많다. 백수 특집을 하면 좋겠다. 조건은 6개월 이상 무직이다. 주위에 물어보니 누가 나오겠냐고 한다. 그래도 개의치 않는 젊은이들이 있을 것이다. 나와서 자신의 불안과 희망, 투지를 보여주면 눈길이 갈 것이다. 연애를 넘어 인생을 응원하게 될지 모른다. 그 시기를 견뎌온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는 것은 덤이다.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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