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In Plato's Cave
이 절에서는 일반 사람들이 사진을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대해 다루지만, 그 강조점은 우리가 얼마나 사진에 예속돼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Recently, photography has become almost as widely practiced an amusement as sex and dancing—which means that, like every mass art form, photography is not practiced by most people as an art. It is mainly a social rite, a defense against anxiety, and a tool of power.
번역: 최근에 사진은 섹스나 댄스처럼 하나의 유흥으로 널리 행해지고 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모든 대중 예술 형태가 그렇듯,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사진은 예술로 행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진은 사회적 의식, 불안에 대한 방어 기재, 그리고 권력의 도구로 활용된다.
이렇게 원문을 한글로 번역하고 나서 다시 읽어보니 역시나 잘 읽히지 않는다. 같은 말을 좀 더 힘을 빼고 반복해 보면, 일반 대중들에게 사진은 표현을 위한 수단, 즉 예술이 아닌 다른 목적으로 사용된다는 것인데 그 구체적인 내용이 무엇인지 하나씩 살펴본다.
Cameras go with family life.
번역: 카메라는 가족의 삶과 함께한다.
가족 생활에서 사진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결혼식에서 사진을 안 찍으면 어떻게 될까. 이제 우리는 사진이 없는 결혼식은 상상하기 어렵게 되었다. 어떤 신혼부부와 그 가족이 감히 사진 촬영 없이 결혼식을 할 수 있을까.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이렇게 말할 수도 있다.
“사진 안 찍을 거면 결혼식을 왜 해?”
For at least a century, the wedding photograph has been as much a part of the ceremony as the prescribed verbal formulas.
이 시대에는 주례의 혼인 선언보다 결혼식에서 촬영된 사진이 혼인의 더 명백한 증거가 된다. 나의 부모님 세대처럼 작은 마을에서 옹기종기 모여 사는 시대라면 ‘선언’이라는 것이 효력을 가질지 모르나 지금처럼 여기저기 떨어져 각자 사는 시대에는 큰 의미를 갖지 못한다. 결혼식에 직접 참석하지 않은 사람에게 사진만큼 편리하게, 정말 결혼식을 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또 없을 것이다.
Not to take pictures of one’s children, particularly when they are small, is a sign of parental indifference,
어떤 부모가 자식이 어릴 때 사진을 한 장도 안 찍었다고 해 보자. 친자식이 맞는지 의심이 들지도 모른다. 즉 부모가 아이 사진을 촬영하는 행위는 단순히 사진 촬영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애정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Through photographs, each family constructs a portrait-chronicle of itself—a portable kit of images that bears witness to its connectedness.
오래전부터 한국에서는 족보를 통해 가족 구성원의 연결을 확인하였다. 하지만 이제는 가족 앨범이 그러한 기능을 한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이 분이 너희 할아버지 할머니란다. 이 작은 아이가 아빤데 그 옆에 있는 사람은 내 사촌, 내 작은 아버지의 자식이니까 너한테는 당숙이 되는 거지.”
요즘에는 내가 어렸을 때처럼 가족 앨범을 만들지 않는 것 같다. 가족 사진들은 스마트폰에 저장돼 있다가 어디론가 사라진다. 가족 역사의 중요성이나 가치가 희미해지니까 이 부분에 있어 사진의 기능은 줄어든 것처럼 보인다. 그래도 여전히 족보를 들춰보기보다는 가능한 사진을 보여주면서 가족 관계를 설명하고 확인할 확률이 높다.
손택의 주장에 따르면 핵가족화가 되면서 대가족 문화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해 가족 사진에 집착한다고 한다. 이제는 핵가족도 아니고 1인 1가구인 초핵가족 시대인데 그러한 시대에 사진의 역할이 변했는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혼자 사는 내 폰에 가족 사진은 없는데 다른 1인 가구인들은 어떨지 모르겠다. 내 부모님 폰에는 나와 내 동생 사진은 분명히 소중히 보관되고 있을 것이다.
다음 글에서는 일반 사람의 삶에 사진이 어떠한 영향을 미쳤고 미치고 있는지에 대해서 계속 살펴 볼 건데 세부 주제는 이 책이 나올 당시 기준으로 새로운 현상이었던 관광 혹은 여행과 사진이 어떤 관련이 있는지에 대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