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재료는 독특한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그 재료를 사용하고자 한다면 그 특성을 이해해야만 한다.
-루트비히 미스 반 데어 로에, 독일의 건축가
* 커버 사진; 독일 베를린의 홀로코스트 메모리얼. 여기에는 2711개의 거대한 콘크리트 조각들이 기이하고도 섬뜩하게 배치되어 있어, 마치 무덤을 상기시킨다. 건축가인 피터 아이젠만은 무덤을 상기시키는 것은 아니며 기이한 수준으로 정렬된 시스템을 통해 인간의 이성과의 단절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한다. 콘크리트를 통해 엄숙함과 장엄함을 담아낸 작품으로 생각되어 커버에 배치해 보았는데, 베를린을 방문할 분들은 실물로 꼭 살펴보기를 권한다.
철: 콘크리트와 함께 저 높이로
우리는 이전 글에서 철이 어떻게 사용되었는지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 철이 가장 눈에 띄게 변화시킨 것은 우리 대부분이 살아가는 도시일 것이다(미주 1). 우리의 도시 광경은 정형화된 수많은 건축물들로 덮여 있는데, 이 건물들의 뼈대를 이루는 것이 바로 철이기 때문이다(그림 1).
그림 1. 제철산업의 발전을 상징하는, 철로 만들어진 에펠탑. 무려 40여 년간 세상에서 가장 높은 건물의 자리를 지켰다.
우리가 늘상 마주하는 건물들은 콘크리트를 주재료로 지어지고 있다. 그 역사는 생각보다 오래되었는데, 기원전 수백 년부터 수천 년 전까지도 콘크리트를 이용한 건축물들이 발견되고 있다. 특히나 로마인들은 이 콘크리트를 이용하여 거대한 건축물들을 지어 왔는데, 우리가 잘 아는 콜로세움이나 판테온들이 그렇게 만들어져 왔다(그림 2).
그림 2. 5만 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거대한 구조물인 콜로세움. 로마식 시멘트와 아치 덕분에 이 거대한 구조물이 만들어질 수 있었다. 고척스카이돔이 1만 7천 석이다!
콘크리트란 본질적으로 골재(모래나 자갈) 을 섞은 시멘트로, 마치 풀처럼 시멘트가 골재들을 접착시켜서 단단함을 제공해 주는 재료이다. 시멘트만을 사용하는 것보다 더 저렴하면서도 경도를 확보할 수 있으므로 널리 사용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콘크리트는 누르는 힘에는 매우 강하게 저항할 수 있지만(압축강도가 높다), 작은 입자들을 풀처럼 붙여 만든 재료이기 때문에 잡아당기면 이 입자들 사이의 약한 결합들이 찢어져 나가며 쉽게 부서진다(즉 인장강도가 낮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콘크리트라는 재료 하나만으로 고층 건축을 하기는 어려우며(하중을 휨으로 받아내는 보beam 으로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며 그래서 로마인들은 압축력만으로 버틸 수 있게 만들어주는 아치를 그렇게도 사랑했다; 미주 2), 고대 건축이 콘크리트가 아닌 거대한 돌이나 나무를 사용한 석재/목조 건축을 주로 이용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림 3. 저 멀리 보이는 광안대교는 현수교로, 강철 케이블이 상판을 지지한다. 케이블엔 무려 12600 톤의 장력이 걸리는데, 이를 지지하기 위해 11544 개의 철사를 땋았다.
이러한 단점을 보강하는 법은 부가재를 섞는 것인데, 마치 쉽게 파스러지는 진흙 벽돌을 강하게 만들기 위해 지푸라기를 섞었듯이 인장 강도가 약한 콘크리트를 보강하기 위해서는 당기는 힘에 강한 재료를 섞어 주면 되는 것이다. 이렇게 사용하기에 아주 이상적인 재료가 바로 철인데, 우리가 철 케이블로 현수교를 지지하듯 철은 훌륭한 인장 강도를 가지고 있다(그림 3; 철사를 구부리기는 쉽지만, 철사를 힘으로 잡아당겨 찢어내기는 아주 어렵다는 점을 생각해보라). 따라서 이런 철근을 콘크리트 속에 지지대로 삼아 꽂아 넣으면, 콘크리트의 단점을 훌륭하게 보완해 주는 건축 재료인 철근 콘크리트가 된다(공사 현장을 지나다가 철근을 보면, 단순한 원통형이 아니라 나사선처럼 올록볼록한 요철이 새겨진 철근을 흔히 볼 수 있다. 이러한 철근을 이형철근이라고 부르는데, 표면적을 넓혀 철근과 콘크리트가 잘 접착되도록 돕는 역할을 수행한다; 그림 4).
그림 4. 오톨도톨하게 튀어나온 모양이 있는 이형철근.
이 과정에서 그 뿐 아니라 부가적인 효과도 발생하는데, 철은 공기나 산성 환경에 노출되면 녹슬며 강도가 낮아지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는데, 콘크리트로 감싸면 이런 외부 환경으로부터 보호해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시멘트가 갖는 염기성 환경으로 인해(시멘트는 생석회CaO 가 물과 반응하여 소석회, 즉 수산화칼슘Ca(OH)2 이 되며 이 과정에서 열을 발생하며 수화 및 경화 과정을 거쳐 몇 주에 걸쳐 단단히 굳게 된다(양생 과정이라고 부른다; 그림 5). 이 수산화칼슘이 바로 강염기성 물질로, 시멘트를 맨손으로 만져서는 안 되는 이유기도 하다) 철근의 부식을 효과적으로 방지해 준다. 그 뿐만 아니라 철은 뜨겁게 달궈지면 강도가 약해지는데(이전 글에서 다루었던 단조가 바로 뜨겁게 달궈 부드러워진 철을 두드려서 모양을 잡는 행위다; 철의 녹는점 자체는 1500도가 넘지만, 500-600도만 넘어가도 상온의 강도 절반 수준으로 크게 낮아진다. 철골로만 지어진 건물은 화재에 그래서 매우 약하다; 미주 3), 콘크리트로 두껍게 감싸 주면 외부의 열이 철 구조물까지 도달하는 시간을 지연시켜 탈출할 시간을 벌 수 있다.
그림 5. 콘크리트가 굳어지게 하는 기간인 양생. 발열 과정에서 90도 가까이 시멘트 반죽의 온도가 올라가며 빠르게 굳어지는데, 겨울철에는 난방을 위해 덮기도 한다.
반대로, 콘크리트로만 지어진 건물은 마치 우리가 돌에 점점 강한 압력을 주면 버티다가 한계를 넘어가는 순간 박살나듯이 일정 하중을 넘어가면 빠르게 파괴되는 특성이 있는데(취성파괴), 이러면 건축물의 안전 상태를 육안으로 확인할 수가 없으므로 매우 위험한 상태가 된다. 반면 철근을 적당히 넣으면, 건축물이 버틸 수 없는 상황이 될 때 철근이 먼저 휘어지며 벽과 천장에 휨과 균열이 발생하며 건물의 붕괴 징조를 알리는 역할을 수행하여 대피 및 대응할 시간을 줄 수 있다(그림 6; 대표적인 것이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로, 이미 붕괴 몇 달 전부터 균열과 처짐 현상이 발생하고 있었지만 주의를 기울이지 않거나 무시하여 결국 실제 붕괴로 이어졌다).
그림 6. 참사 중 하나였던 삼풍백화점 붕괴.
이와 같은 철근 콘크리트는 도시의 스카이라인을 형성하는 데 지대한 도움을 주었지만, 이는 놀라운 우연 덕분이었다. 바로 철근과 콘크리트의 열팽창계수가 거의 완벽히 같다는 점인데, 만일 약간이라도 달랐다면 추운 겨울과 더운 여름 사이 팽창 정도가 달라져 사이에 금이 가고 떨어져 나오는 현상이 존재했을 것이다. 일부는 건축의 기적이라고도 부르는 이러한 궁합에 힘입어, 그리고 저렴하면서도 빠르고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는 특성 덕분에(미주 4) 철과 콘크리트는 현대 도시의 주역이 되었다.
녹 그리고 팬
철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접하는 물건을 만드는 데도 쓰여 왔다. 특히나 주방 기구들이 그 중 하나인데, 칼이나 팬 따위가 그렇다. 최근에는 다양한 스테인레스 따위의 합금강으로 대체되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투박하고 고전적인 무쇠 조리 기구들이 현역에 당당히 서 있다. 이러한 무쇠 제품에 제일 먼저 해야 할 것은 길들이기(Seasoning) 과정이다. 스테인리스 합금은 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다시피 녹stain이 슬지 않는데less, 무쇠와 같은 단순한 철제 제품은 그러한 저항성이 없다. 스테인레스에서는 철과 함께 합금된 크롬이 강력한 산화력으로 산화크롬피막 부동태passive를 형성하여 산소가 내부의 층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아 주지만, 무쇠는 겉부분의 철이 산화되어도 산화되어 일어난 철 조각이 떨어져 나가 산소가 투과하게 되어 보호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기 때문이다(그림 7;미주 5). 그래서 이런 무쇠 도구에는 인위적으로 산소와 물의 침투를 막고, 그에 더불어 조리의 편의성을 위하여 식재료가 달라붙지 않게 '코팅' 을 직접 해 주어야 한다. 그 코팅을 하는 것을 통틀어 시즈닝 과정이라고 한다(미주 6).
그림 7. 철의 가장 큰 적은 녹이다. 산소가 철과 결합해 산화철을 형성하면, 철은 그 특유의 강성을 잃어버리고 바스라진다. 특히나 바닷물에서는 더하다.
이러한 시즈닝 코팅 과정을 거치면, 녹을 막아줄 뿐 아니라 팬에 조리 과정 중 음식물이 달라붙는 것 또한 막아준다. 음식물을 팬에 넣게 되면(특히나 고기나 달걀과 같이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물이 울퉁불퉁한 팬의 금속 표면과 공유결합이나 분산력을 통한 결합을 이루기 때문에 달라붙게 된다. 이것을 막기 위해 사용되는 가장 흔한 것이 PTFE(Poly(여러 개의)tetrafluoro(불소가 4개 붙은) ethylene(에틸렌). 이름만 잘 살펴보아도 우리는 분자 구조를 예측할 수 있다!),즉 테플론 코팅이다. 이 테플론은 탄소와 불소로만 이루어진 물질로 다른 물질들과는 어떤 결합도 이루지 않으므로 이 테플론을 팬 위에 얇게 발라 두면 음식이 붙을 여지를 차단하며, 산소와 물이 파고들어 내부의 금속을 산화시키는 일도 막아준다.
그림 8. 기름이 산화하며 생기는 교차결합crosslink 의 화학반응.
그러나 무쇠 제품들에는 저런 코팅이 없으므로 직접 만들어야 한다. 어떻게 하냐면, 기름을 통해서 한다. 기름의 구조는 본질적으로 탄소들이 길게 연결된 사슬의 곁에 수소들이 달라붙은 구조인데, 탄소가 이중 결합을 하고 있다면 열이나 산소에 의해 이중 결합 중 하나가 부서져 옆에 있는 다른 사슬과 결합을 이룰 수 있다. 이게 반복적으로 많이 일어난다면 모든 기름 사슬들이 자기들끼리 엉겨붙어 딱딱하게 굳어버릴 것이며 이 구조는 간단히 말해 굳은 기름이므로 물과 산소를 차단해 줄 것이다(그림 8;플라스틱과도 사실 기본 원리는 똑같다. 플라스틱 또한 탄소 사슬이 엉겨붙은 구조이며, 석유 또한 그렇다. 석유로 플라스틱을 만드는 이유다). 그러므로 이중 결합이 많은 기름이라면 상기한 교차 결합 반응이 잘 일어날 것이다.
그림 9. <붓꽃>, 빈센트 반 고흐, 1889. 로스앤젤레스 폴 게티 미술관 소장. 캔버스에 유화.
우리가 미술관에 가 유화를 보면 물감이 어떻게 저렇게 단단히 말라 있는지를 궁금해하게 되는데, 호두기름이나 아마씨유, 테레빈유와 같은 특정 기름은 이중 결합이 많고, 따라서 공기 중에 노출되면 굳게 된다(그림 9). 이러한 기름을 이용해 만든 물감이 유화 물감이며, 따라서 물이 증발하며 마르는 수채화와는 다르게 유화에서는 물감 자체가 굳게 된다(그리고 아마씨유나 테르빈유 같은 기름으로 위를 마감한다). 이러한 마르는 기름을 건성유라고 부르는데, 시즈닝을 할 때에는 상기한 건성유를 이용해야 기름이 굳어지며 막을 형성하게 되므로 적절한 기름을 선택하여야 한다(미주 7).
그림 10. 검은 기름막이 생긴 스킬렛. 지저분해 보일 지 몰라도, 녹을 막아주고 조리의 편리성을 더해주는 선물이다.
적절한 기름을 깨끗히 세척한 후 물기를 말린 무쇠 조리도구 위에 얇게 펴 바른 후, 오븐이나 직화열로 가열을 해 주게 되면 이 과정에서 발연점 이상으로 열이 가해진 기름은 빠른 속도로 산화하며 라디칼을 생성하고, 라디칼은 서로를 공격하여 결합을 형성하며 얇은 피막을 생성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방법을 반복하면 굳은 기름막이 반복적으로 입혀지며 팬이 점차 짙은 검은색으로 변하며 반들거리는 코팅이 생성되는 것을 볼 수 있다(그림 10). 이런 코팅은 음식을 하면 할수록 점차 기름막이 덧입혀지므로 사용할수록 발달하게 되며, 잘 관리만 해 준다면 반영구적으로 수십 년 이상씩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마치며
이전의 글에서 본 역사를 넘어, 오늘은 우리의 일상 생활 속에서 마주할 수 있는 두 가지 철의 모습을 살펴보았다. 하나는 우리를 하늘 높이까지 닿게 해 준 철의 모습이었으며, 다른 하나는 우리의 삼시세끼를 책임지는 철이었다.
미주 Endnote
미주 1. 현재, 지구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55% 는 도시에 거주한다. 불과 수백 년 만에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진 도시 거주자의 비율은 앞으로도 내려갈 기미가 보이지 않는데, 2050년이면 전체 인구의 70% 가까이가 도시에 거주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많은 인구가 살아가는 도시는 도쿄로, 도쿄에서만 3900만 명이 살아가고 있다. 이런 거대한 메트로폴리스를 지지하기 위해 들어가는 에너지와 물자는 가히 상상할 수 없을 정도다.
미주 2. 그리고 여기에 고층 건물이 널리 상용화되지 못한 이유가 또 있는데, 바로 승강기의 부재였다. 일반적으로 승강기 없이 생활이 가능한 높이는 약 5층 정도로 보며, 이 이상은 거주민의 생활이 크게 불편해진다(주변의 빌라를 보면, 대개 승강기가 없는 곳은 5층 내외다). 정전이나 점검 따위로 승강기를 사용할 수 없을 때의 불편함을 생각해보라. 로마 시대 때에도 인간이 끌어올리는 승강기는 있었지만, 위험성 때문에 사람이 일상적으로 사용하기는 어려웠다. 산업 시대가 되어 기계의 힘을 빌려서야 승강기가 출현했으며, 1853년 엘리샤 오티스가 최초의 안전 승강기를 선보이며 비로소 안전하고 널리 이용되는 승강기가 퍼져나가게 되었다. 우리가 지금도 볼 수 있는 오티스 엘리베이터가 이 분의 회사다.
미주 3. 대표적인 예시가 바로 9.11 미국 테러 당시 세계무역센터 건물의 붕괴다. 당시 항공기 충돌 후 화재로 인해 건물 전체 온도가 수십 분 내로 빠르게 올라갔고, 버티다 못해 철골 구조가 휘어지며 건물 전체가 파괴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미주 4. 거푸집으로 대충 모양을 잡고, 철근을 엮어 안에 세운 다음 콘크리트를 부어 넣기만 하면 다양한 두께와 모양의 구조물들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석조 건축은 거대한 석재를 다듬고 깎아서 모양을 맞춘 후 섬세하게 끼워 맞추어야 한다. 이러한 장점을 더욱 부각시킨 것이 레미콘인데, 레미콘은 레디-믹스 콘크리트(ready-mix concrete)의 줄임말로 공장에서 완벽한 상태로 섞어서 트럭으로 나르자마자 바로 타설할 수 있는 콘크리트를 뜻하며, 공사 현장에서 복잡하고 귀찮은 콘크리트 혼합을 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콘크리트는 물과 공기와 만나는 순간부터 굳기 시작하므로 공장에서 이미 섞어 버린 콘크리트는 최대한 빨리 옮겨 타설해야 한다. 통상 90분 내로 타설하며, 따라서 시간을 최대한 절약하기 위해 서울 시내 내에도 콘크리트 혼합 공장이 존재한다(하지만 민원 등의 이유로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여담으로 이렇게 미리 섞어 둔 콘크리트를 그냥 옮기면 진동으로 인한 브라질 땅콩 효과(진동이 가해지면 큰 입자는 위로 올라오고 작은 입자는 내려가는 현상) 때문에 콘크리트의 골재들이 분리되므로 레미콘 트럭(믹서트럭)은 계속 통을 돌리며 콘크리트를 섞어 준다.
미주 5. 비단 조리 도구에서뿐만 아니라 모든 철강 기반 제품에서 녹은 중요한 문제로, 녹슨 철은 강도가 매우 약해지므로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 다양한 문제를 일으킨다. 이를 막기 위해 다양한 처리를 하는데, 철이 산소와 접촉하는 것이 주된 이유이므로 접촉을 막기 위해 페인트를 바르는 등 물리적으로 차단하는 방법을 쓰기도 하며, 바닷물에 늘 젖어 있는 가혹한 환경에 노출되는 금속 구조물의 경우에는 희생양극법이라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이는 철보다 더 산화되기 쉬운 금속을 연결하여 철 대신 먼저 '녹이 슬도록' 하는 방법이다.
미주 6. 길들이기는 말한 대로 Seasoning 이라고 부르는데, 우리가 아는 season의 뜻인 계절, 양념과는 무슨 관련이 있는가? 에 대해 보면, 모두 같은 단어인 라틴어 serere((씨앗 등을) 뿌리다) 에서 온다. 씨앗을 '언제 뿌릴 지' 알아야 하니 그것이 씨 뿌릴 때, 즉 계절이 되었고(달력과 시간 체계를 만들게 된 가장 큰 이유가 농업이었으니 그럴 듯한 설명이다), 이 씨를 뿌리기 위해 '적절한 상황을 위해 준비하거나 조절하는' 것으로 의미 확장이 일어났다. 그래서 음식의 맛을 적당히 조절하는 것도 season, 목재를 굽고 말려 사용하기 좋게 하는 것도 season, 말 등의 동물을 환경에 알맞게 적응시키는 것도 season이 되었고, 팬을 쓰기 좋게 '길들이는' 것도 seasoning 이 되었다고 한다.
미주 7.이러한 건성유와 비건성유를 나누는 수치적인 기준은 옥소가(iodine value, IV) 인데, 이 수치가 130이상이라면 건성유로 분류된다. 이 값은 말 그대로 아이오딘이 첨가되는 값(할로젠 첨가 반응)을 기준으로 분류한 것으로, 이중 결합이 많다면 할로젠이 첨가되어 들어갈 것이므로 IV값이 높다=이중 결합이 많다=건성유에 가깝다 라는 이야기가 된다.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식용 기름 중 건성유는 사실 몇 가지 없는데, 이 중 대표적인 것이 아마씨 기름(flaxseed oil)과 들기름(perilla oil)이다. 아마도 먼 옛날 조상들은 우연한 계기로 이러한 기름을 이용해 반복적으로 요리하면 팬이 덜 달라붙게 변한다는 것을 깨달았고 이 지식을 전수해 왔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