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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선우 Jan 25. 2022

두 번의 눈물

신랑과 새로운 관계  형성

신랑과 나에게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부정적 패턴이 있다.

MBTI에서 J(판단형)가 뚜렷한 신랑은 내 물건까지 안 보이는 곳에 정리한답시고 숨겨놓고, 난 갑자기 없어진 내 물건 찾다 찾다 화가 나서 신랑에게 화를 낸다.

오늘 현관 앞에 놓아둔 카트가 갑자기 없어졌다. 화가 나서 신랑에게 카톡을 보낸다. 제발 내 물건 건드리지 말아 달라고, 나에게 치우라고 하거나 치웠으면 어디에 뒀는지 알려달라고, 필요할 때 물건이 없어지면 너무 힘들다고...


그동안 신랑은 무응답을 하거나 내게 화를 냈었는데 오늘은 웬일로 바로 미안하다고 카톡을 보냈다. 그 카톡을 보는데 눈물이 났다. 난 그런 사과나 배려 필요했던 것 같다. 그 "미안해"라는 글을 보니 물건이 없어진 것에 대한 분노가 눈 녹듯이 사라짐을 느꼈다. 내가 정말 원했던 것은 내 요구에 귀 기울여주고 나의 고통에 공감해주는 것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늘 내 생일에 돈만 입금하고 끝이었는데 오늘은 웬일로 돈을 찾아서 봉투에 넣어서 글도 썼다. 그 글을 읽는데 눈물이 났다. 이렇게 나를 위해 시간과 노력을 썼다는 것이 고마웠다. 지금도 이 글을 쓰면서 눈물이 난다.

내게 필요한 건 이런 관심과 사랑이었다. 나에 대한 순수한 보살핌에 대한 갈망, 그것이 클수록 채워지지 못한 원망도 컸던 것 같다.

신랑으로 인해 마음이 풀어지는 눈물은 결혼 이후로 처음인 것 같다.


그동안 출산과 육아, 일로 몸과 마음이 너무 지쳐서 신랑에게 화와 짜증을 많이 냈다. 그럴수록 내가 그렇게 원했던 위로와는 거리가 멀어지고 관계가 더 악화되기만 했다. 아기가 크고, 시댁 근처로 이사 와서 육아 도움을 받으면서 육아 우울증도 좋아지고 우리의 관계도 점점 나아지는 것 같다.


왜 출산율이 떨어지는지 몸소 느끼게 되는 일하는 엄마들의 고통... 이렇게 힘들 줄 미리 알았더라면 나도 애를 안 낳았을 것 같다. 이건 정말 국가적 차원의 도움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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