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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가 알던 스마트팜이 아니야

잡터뷰 1, 사천 드림팜 박향진 대표

by 파란카피

2021년 회사 사보 인터뷰 차 만나게 되었던 사천 드림팜 박향진 대표는 당시 치열했던 광고업을 접고, 스마트팜이라는 당시 모두가 우려하던 녹색 사업을 통해 새로운 길을 열었던 남다른 분이었다. 거대한 스마트팜을 통해 기업의 이윤만 쌓는 게 아니라 식물공장 큐브 분양을 통해 각 개별로 큐브의 수확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함께 나누는 가치를 더하고 있다. 큐브에서 재배, 수확한 새싹삼은 개별로 판매 활로 개척을 통해서도 가능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전량 드림팜에서 구매해 해외 수출 혹은 국내 판매로 진행한다. 가용 가능한 토지가 있다면 큐브 분양 하나 받아 한 달 중 약간의 시간을 투자해 새싹삼을 재배, 납품해 100만 원의 수익을 가지게 된다면? 큐브의 수가 늘어날수록 수익은 그 배가 된다면 욕심나지 않는가? 필자도 많은 고민 끝에 하지 못했고, 아직도 여전히 사업성에 대해 많은 미련이 남는 식물공장 큐브, 드림팜 대표 박향진 대표를 만났던 그날을 떠올려 본다.


“아무리 스마트팜이라고 해도 농사는 기술력이 아닌 정성으로 승부하는 것입니다. 저는 농부입니다. 농작물은 농부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자라죠.”

드림팜 박향진 대표를 만나 처음 듣게 된 말이었다. 경남테크노파크 경영대상 대상을 수상하며 성장 질주하고 있는 드림팜은 33㎡ 이하 소형 스마트팜(큐브) 분야에서 국내 1위를 차지하는 기업이다. 스마트팜이란 ‘스마트(Smart)’와 ‘팜(Farm)’의 합성어로 농사에 정보통신기술(ICT,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ies)을 접목해 만든 지능화된 농장이란 뜻. IoT(Internet of Things, 사물인터넷) 기술을 이용하여 농작 물 재배시설의 온·습도 및 일조량, 이산화탄소, 토양 등을 측 정 분석한 결과에 따라 제어장치를 구동해 적절한 상태로 작 물 생육 환경을 변화시키고 스마트폰 같은 모바일 기기를 통해 원격 관리가 가능한 과학기반 농업 방식이다.

큐브 속 박향진 대표 @손호남

경남 사천에 본사를 둔 드림팜은 유리온실이나 연동형 비닐하우스 같은 대단위 면적 개념이 아닌 자체 개발한 소규모 큐브 (Cube) 방식으로 농사, 농업에 대한 인식 및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누구나 농사를 지을 수 있으며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점은 환경과 미래 먹을거리를 생각해야 하는 현실에서 새로운 대안이 아닐 수 없다. 1996년부터 나름 선도적으로 광고업을 해왔지만 시장이 악화되면서 귀농한 박대표. 버섯농사를 짓던 매형과 새송이버섯을 재배했지만 생산 농가가 많아지면서 가격이 하락했고 납품처가 대형 유통매장이었음에도 잘못된 버섯종균으로 적자가 누적되었다. 그러다 2009년 농민신문에 소개되었던 새싹삼(뿌리에서 잎까지 다 먹을 수 있는 어린 인삼)에 대한 기억을 떠올렸고 거기서 방법을 찾았다. 농업의 미래를 위한 패러다임이자 플랫폼으로 농가 소득을 높일 수 있고 화장품 원료 및 가공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는 새싹삼을 키우기 위해 기존의 버섯농장을 이용해 LED 조명을 설치, 재배에 성공했다는 그는 농민 부담을 덜 수 있는 수확 방법을 찾고자 몇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지금의 큐브형 스마트팜을 완성할 수 있게 되었다.


드림팜의 큐브는 8평형(26.5㎡)의 통제된 시설 내에서 빛, 온 도, 습도 등의 환경조건을 인공적으로 제어해 계절이나 장소에 관계없이 자동적으로 연속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병충해뿐 만 아니라 외부 기후변화에도 대처가 용이해 어디든 이동 가능한 농장이라는 장점도 있다. 스마트팜은 1차 산업인 농업을 기반으로 2·3차 산업을 융합해 농산물의 생산 및 가공, 유통, 서비스를 통한 6차 산업을 선도하며 미래 농업을 이끌 새로운 패러다임이라 생각하는 박대표는 원하면 누구나 농사를 지을 수 있게 한다는 것이 목표 중 하나라고 한다.

실제 큐브 속에서 수확된 새싹삼 @손호남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않았는데도 2020년엔 420 동을 제작했으며, 매년 많은 계약과 진행이 이어지고 있다. 20~8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도전하고 있다. 제일 많은 수요층은 퇴직한 공무원 혹은 대기업 은퇴자 분들이고, 동호회나 마을 단위로 준비하는 분들도 계시단다. 농사 경험이 전무한 젊은이들도 생각보다 많다는 건 정말 의외. 옛날 농사 방식이 아닌 ICT나 IoT 같은 스마트 시스템이라 아무래도 젊은 세대들에게 접근성이 높지 않을까.


큐브를 통해 스마트팜이 지속 가능할 수 있도록, 플랫폼 역할을 하고 싶다는 그. 현재 새싹삼이 8평 큐브 안에서 4단으로(노지 재배 시 2,000평 규모) 나눠서 재배하면 3~4주 만에 출하가 가능해 1년이면 12번 수확할 수 있다. 하지만 온·습도 및 일광 등 큐브 내 환경을 조절하고 제어해 여름 딸기, 겨울배추 등 농부가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작물을 수확할 수 있도록 더 나은 시스템 구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드림팜은 큐브를 구매한 고객들을 위해 새싹삼 농사에 필요한 제반 기술 교육을 비롯해 제품 수매 및 판로, A/S까지 책임지고 있다.

드림팜은 새싹삼을 활용한 화장품 5종도 개발했다고 한다. 새싹삼 김치, 새싹삼 장아찌, 새싹삼 간장게장 등도 개발해 출시했다. 앞서 2018년 새싹삼에서 추출한 재료로 생산한 천연 화장품이 일본 화장품 전문기업인 게이쇼(KEISHOU TRADING)에 20만 달러 상당의 수출 계약이 체결되기도 했단다.


유치원 원장님이 운영 재배하는 큐브 11개 동 @손호남

인터뷰를 마치고 실제 현장 한 곳을 들렀다. 유치원을 운영하는 원장님이 직접 그날 새싹삼을 수확하고 계셨고, 잠시 일을 거들어 드렸다. 큐브 11개 동을 운영하는 이 분은 코로나로 어려운 시기에 유치원 수입보다 큐브를 통한 수입이 더 큰 상황이었다. 11개 동에서 매월 천백만 원의 수익이 이루어지는 셈. 그날 수확한 새싹삼은 드림팜과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는 큐보다 보니 직접 납품하러 드림팜을 향하셨다. 거리가 있는 곳은 택배로 수확물을 드림팜으로 배송하거나 주위 식당, 마트에 별도 개별 납품도 가능하다고 한다.


토지가 있다면 그곳에, 토지가 없다면 임대로,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퇴근 후, 주말을 활용해, 부모님, 장인, 장모님 평일 찬스를 활용해 충분히 도전 가능한 새로운 도전이지 않을까. 작년 기준 큐브 1개 동에 7천만 원이었으니 지금은 그보다 좀 더 높아졌으리라. 1개 동으로 시작해 괜찮으면 큐브 동 수를 늘려가면서 수익 구조를 높여가는 것. 임대 수익만큼 짭조름하면서도 달콤한 열매 이리라. 니도 나도 몰랐던 아니 잘 알지 못했던 스마트팜의 새로운 모델, 메인잡으로 혹은 서브잡으로의 도전, 멋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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