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사표를 냈던 친구들이 있다. 30대 초중반, 그래도 지역에서는 잘 나간다는 회사, 연봉도 지역에서는 꾀나 높았던 그들의 퇴사는 당시 사내에서도 의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누구보다 열심히, 잘하던 그들은 안전가옥(?)인 직장을 떠났고 10여 년이 지난 지금, 어엿한 CEO로 내 눈앞에 서있다.
돈이 알아서 굴러가게 만든 돼지국밥 사장
퇴사를 하고 얼마 있지 않아 느닷없이 돼지국밥집을 오픈한 이 친구. 이게 대체 머선 일인가? 24시간 운영에 카페 스타일의 인테리어, 상시 주차요원이 주차를 관리하는 편리함까지 올드한 돼지국밥집의 개념을 깬 그 집은 당시 긴 웨이팅으로 유명세를 떨쳤다. 10년도 더 지난 지금은 코로나에 경기 탓에 그 정도까지의 매출은 아니지만 말이다.
직영 프랜차이즈 돼지국밥집인 터라 늘 나만의 브랜드를 가지고 싶었던 그는 올해 부산역 돼지국밥 거리에 떡하니 자신만의 돼지국밥집을 오픈했다. 본전돼지국밥, 창신국밥 등 레전드 국밥집들 사이에서 아침, 점심 웨이팅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끌어내고 있다. 돼지고기를 오브제로 한 밀키트 사업도 구상 중인 그가 벌써 40대 중반이라니 놀라울 따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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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사업의 퍼플 웨이브
지역에서 스포츠 관련학과를 졸업하고 서울의 스포츠 브랜드 계열 회사의 브랜드 매니저로 인정받던 그. 어느 날 문득 퇴사를 하더니 젊은 CEO가 되어 연락이 왔다. 보라색 컬러 콘셉트로 유명한 테니스 레슨장을 오픈했다고. 이릴 적 테니스 선수였던 그는 그 시절 동물적 감각을 살리고 직장 생활의 브랜딩 경험을 녹여 자신만의 응축된 사업을 시작하게 된 거였다.
서울에서만 3개의 대형 매장을 운영 중인 이 친구는 실내 테니스의 한계를 극복해 야외 테니스와의 연계를 통한 '재미있는 실전형 테니스 레슨'의 프로그램을 정착시켰다. 실내와 야외를 병행해 배우는 테니스에서 즐기는 테니스로의 개념 전환을 이뤄냈다. 테니스와 연계한 다양한 콜라보 사업은 물론 서울에서 전국으로 사업 확장을 계획 중이다.
카페에 꿈을 심다.
그의 주니어 시절, 업무를 마치고 저녁을 먹을 때면 늘 건축과 카페, 레스토랑에 대한 그의 생각을 펼쳐 놓았다. 지역의 F&B 트렌드는 물론 업계의 비하인드 스토리부터 그가 꿈꾸는 공간에 대한 니즈까지 그는 그 순간이 가장 행복해 보였다. 그런 그가 회사를 떠났다.
그리고 몇 년 후 바다 바로 앞에 크고 예쁜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너무 반가운 나머지 연락을 했고 몇 년의 준비 끝에 오픈해 지역 명소가 되었다는 기쁜 소식을 전했다. 좋아하는 일, 잘하는 일, 하면 할수록 보람을 찾는 일, 그리고 돈이 되는 일. 물론 고충도 있겠지만 하고 싶었던 일을 하며 갖고 싶었던 공간에서 일을 하는 그는 얼마나 행복할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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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아닌 돈이 돈을 벌게 하라.
퇴사를 해서 사업을 하란 이야기는 아니다. 자신만의 길을 찾고 방향을 잡아 실천에 옮기자는 이야기다.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내가 좋아하는 일은 무엇일까. 이러한 일들로 사업화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당장 사업 구상을 해보는 것만으로 무언가 생산적인 활동의 시작이 된다.
내 몸을 써서 돈을 버는 것도 있지만 시스템을 만들어 돈이 돈을 벌고 알아서 돌아가게 만드는 것, 그것이 사업의 궁극이라는 한 친구의 이야기를 들으니 마치 나보다 나이는 어리지만 나보다 한참 세상을 깨달은 느낌이다. 여유가 생길 때 잠시, CEO가 된 나를 상상하자. 어떤 분야의 CEO일지는 각자의 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