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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란카피 Apr 27. 2022

직장인, 주말요리를 부탁해!

심플한 주말 레시피가 필요한 그대에게

초등학생 아들을 둔 우리 세 식구의 주말 풍경은 상당히 단조롭다. 이른 출근으로 평소 아침밥을 못 먹는 나의 보상심리가 작동해 꼭 챙겨 먹는 최대한 간단한 레시피의 조식, 더 간단한 점심 면 요리, 그리고 저녁의 몇 가지 차리지 않는 심플 디너까지. 외식을 제외하고는 좀체 배달 음식을 싫어하는 탓에 재료 손질이 좀 귀찮아도, 볶아 대는 게 번거로워도, 설거지가 짜증 나도 그냥 만들어 먹는다. 




아침 가장 만만한 게 만둣국이다. 떡국 떡이 있다면 조금 넣어 떡 만둣국을 만들어 먹으면 금상첨화다. 다시 물을 간단히 우려내고 국 간장, 소금, 후추로 간을 해 썰어놓은 양파, 당근을 넣은 후 만두를 넣고 끓여내면 끝. 계란은 풀어서 넣든, 간단히 지단을 만들어 고명으로 올리면 뚝딱 만들어진다. 더 간단한 아침이 필요하다면 XO 게살볶음밥이다. 양파, 애호박을 잘게 썰어 포도씨유에 볶다가 계란을 넣어 스크램블로 만들고, 그 위에 밥과 게살을 넣어 볶아준다. 소금, 후추 간을 하고 굴 소스를 넣어 풍미를 더한다. 마지막 참기름을 두른 후 그릇에 덜어내면 끝. 이것도 복잡하다 싶으면 아주 간단한 옛날 토스트를 추천한다. 잘게 채 썬 양배추, 당근에 계란을 넣어 부쳐내고 버터에 구운 식빵에 넣어 토마토 케첩을 뿌려 먹으면 끝.

간단하게 만들어 낸 XO 게살볶음밥
초 스피드로 만들어 낸 옛날 토스트


주말 점심은 더 심플할 필요가 있다. 차 한 잔과 책 한 권으로 행복한 오전을 보낸 후 12시쯤 간단히 재료 손질하고 만들어 내는 심플 런치. 다시 물을 우려내고 고추장과 설탕을 넣어 끓이면 소스 완성, 떡볶이 떡과 어묵, 양파, 양배추, 당근, 파를 넣어 뭉근히 끓여내면 완성. 기호에 따라 삶은 달걀, 삼겹살을 올려 먹으면 기가 막힌다. 더 간단한 국수도 좋다. 간장에 설탕, 참기름만 넣어 삶은 국수 면에 넣어 버무린 간장비빔국수도 별미다. 다시 물에 국수 육수를 만든 후 삶은 면을 넣어 다양한 고명을 올려 먹는 잔치국수 역시 주말 점심의 최애 간단 음식이다. 어릴 적 엄마가 해주던 국수 맛은 아니지만 그래도 내 아이에게 전해줄 향수의 맛으로는 충분하다. 

다양한 재료 믹스가 가능한 떡볶이
쉽게 뚝딱 만들어 낸 잔치국수, 간장비빔국수


저녁엔 간단한 스테이크가 좋다. 뭐 어디 블로그나 인스타의 비주얼 따위는 잠시 잊자. 그냥 집에 있는 프라이팬에 냉장고에 있는 고기를 꺼내 익혀 먹으면 된다. 버섯이나 애호박이 있으면 좀 썰어 넣고 적당히 익으면 접시에 올려 가위로 잘라먹으면 된다. 접시 세팅하고, 나이프, 포크로 우아하게 썰어먹지 않아도 충분히 맛있다. 냉장고에 고기가 없다. 며칠 전 사둔 콩나물이 있다 싶으면 밥하는데 콩나물 좀 넣고 물을 조금 더 넣어 밥을 지으면 된다. 양조간장에 고춧가루, 후추, 참기름, 부추 조금 넣어 양념장 만들어 쓱싹 비벼 먹으면 꿀맛이다. 물론 아이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너무나 심플한 맛이지만 헤비 하지 않게 건강한 다이어트 식단으로 손색이 없다. 여기에 오후에 아이와 주말농장에서 수확해 온 머위와 상추쌈을 더하면 끝. 더 말해 뭐해.

프라이팬에 그냥 넣어 구워 먹는 스테이크
부추 향이 가득한 콩나물밥
머윗잎쌈의 향긋한 맛 가득한 식탁


가끔 손님이 오는 날이면 조금 더 차려내면 된다. 가령 김치찜으로 메인을 하고, 혹은 갈치구이, 계란말이로 입맛을 더한다. 메인으로 누룽지탕도 괜찮다. 왠지 중식당에서 먹어야 할 거 같지만 집밥 요리로 손색없다. 불고기, 김치전, 두릅의 봄 향기 가득한 계절 밥상 역시 행복한 한 끼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형식이 내용을 좌우하고, 플레이팅이 맛을 좌우할 수도 있지만 바쁜 직장 생활 중에, 그것도 휴식으로 가득해야 할 주말에 무슨 격식이고, 포장일까. 물론 이건 취향의 차이겠지만 적어도 나는 그냥 있는 대로, 가능한 대로 퍼내고, 붓고, 담아내 먹는다. 그래야 한 번이라도 더 요리를 할 수 있으니까. 

반찬을 곁들인 간단한 저녁식사
간단하지만 정성껏 준비한 손님상


이번 주말, 아주 간단한 레시피로 냉장고를 털어보자. 가장 쉽고, 가장 빠르고, 가장 편하게 먹을 수 있는 요리 하나를 고민해 자신만의 심플 레시피 하나를 만들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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