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형님이 그러는데 개를 키우면 그렇게 좋대.”
“여보, 원래 개 키우는 사람은 개 키우라고 하고 집 지은 사람은 집 지으라고 하는 거야.”
“하하. 듣고 보니 그렇네.”
얼마 전 남편과 나누었던 대화다. 누구나 자신의 경험 안에서 추천을 하고 조언을 하기 마련이니까 그 경험을 참고는 할 수 있지만 나에게도 좋으리란 법은 없다는 취지로 했던 말이었다. (인정한다. 개를 키울 생각이 없단 말을 장황한 이유를 들어 포장했다.)
실제로 나는 얼마 전 친구와 통화를 하며 비슷한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너희가 이혼 위기가 있었다고?”
“왜? 너희 부부는 한 번도 없었어? “
“있었지. 애들 어릴 때.
근데 세상 사람 다 그래도 너희 부부는 안 싸울 줄 알았지.”
“안 싸우는 부부가 어디 있어?
뭐. 그때도 막 소리 지르고 싸움다운 싸움을 했던 건 아니지만.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풀 기회는 없고 그러니 까 그렇게 되더라. 차라리 싸웠으면 나았으려나? “
“근데 어떻게 풀었어?”
“집 지으면서. 집 짓다 보니 사이가 좋아졌어.”
“뭐? 보통은 사이좋은 부부도 집 지으면 싸우는 거 아니었어?”
“그래. 그렇다고 해서 나도 걱정을 많이 했는데 우리는 반대였어. 어떤 집에 살고 싶은가에 대한 대화를 나누다 보니 삶의 방향이 닮아 있더라고. 그리고 집이라는 새로운 그릇에 새로운 요리를 다시 담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했고. “
“우와, 집이 큰일 했네. 너 진짜 집짓기 잘했다.”
“그러니까 너도 남편과 이혼 위기가 닥치면 뭐다? 집을지어. 남편이 요즘 예민하다? 집을 지어. 가족 간의 대화가 부족해? 네 문제가 뭐든 집을 지어. 다 해결될 테니까. 알겠지? 내가 너니까 특별히 알려주는 거야. “
“하하. 알겠어. 좋은 팁이다. 그거.
근데요. 도사님 저는 언제쯤 집을 지으면 될까요? “
“어디 보자. 어디 보자.
허허… 쯧쯧. 거 이번 생에는 안 되겠구먼.
그냥 힘들 때마다 꿈꾸당에 줄곧 놀러 오라 하시네.
일단 나 수술한 거 회복하고 나면 두 손 가득 맥주 사들고 놀러 오는 걸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