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의 막바지 그리고 체크와 수정의 반복

by 꿈꾸는 달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선택이 어느덧 막바지에 이르렀다. 이제 욕실 마감재를 고르면 당분간 선택할 일은 없을 것 같다. 타일은 종류가 무척 많기도 하고 시공 후의 느낌이 도무지 그려지지 않아서 건축사님께 선택을 맡겼다. 최종적으로 세 가지의 타일이 선택되었고 욕실 하나의 벽은 두 가지의 타일을 교차 시공하기로 하였다.


이제 끝인가 했는데 대리석 마감재를 골라야 한다고 했다. 대리석은 샘플만 무려 스물여덟 가지였다. 잠깐의 고민 끝에 가장 무난한 아스펜어 화이트로 결정했다.


오늘은 붙박이 가구 사장님과 미팅이 있는 날이기도 했다. 주방에 대한 논의는 대부분 끝났지만, 신발장과 욕실장, 침실과 다용도실의 붙박이장 소재나 방식 등은 아직 결정하기 전이었다.


메인 주방은 큰 키에 맞추어 최대한 높이기로 하고 다용도실 수납장은 김치 냉장고를 빼고 재활용 보관함을 놓기로 했다. 원래는 모든 면을 막아 수납공간을 만들려고 했던 침실의 벽면도 여백을 허락하기로 했다. 잠만 자는 공간이라고 생각했던 침실도 머물고 싶은 공간이 될 수 있게 꾸며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기 때문이다.



선택을 마치기가 무섭게 시공이 시작되었다. 그런데 1층에 시공하기로 한 큰 욕조가 말썽이었다. 이 욕조가 안 들어가서 맞은편에 드레스룸의 벽을 허물고 넣는 대공사가 벌어졌다. 그런데 욕실 시공의 시련은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열회수 장치 설치로 낮아진 천장으로 인해 2층 세면대 거울을 달 공간이 나오지 않아서 천장을 높이는 공사를 해야 했다.


그 후로도 수정할 부분은 계속 추가되었다. 이번에는 실링팬의 위치가 문제였는데 2층에서 손이 닿을 정도로 너무 가까웠다. 청소하기에는 용이하겠지만 아이 때문에 안전사고가 걱정되어서 위치를 수정하였다. 그리고 아이방의 다락도 같은 이유로 철제봉에서 막힌 벽 마감으로 변경하였다. 이 선택으로 개방감은 줄어들겠지만 장난감이 떨어질 위험은 덜할 것 같다.



그리고 시공 중에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올라 없던 공간이 추가되기도 했다. 예를 들면 현관 마루는 설계할 때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인데 시공 과정에서 필요성을 느껴 만들게 되었다. 집안으로 들어서는 전이 공간이 되기도 하고 신발을 신고 벗을 때 앉을 곳이 생겨서 훨씬 편할 것 같다.




인테리어 공사에 들어가니 끊임없는 체크와 수정의 반복이다. 좀 힘들고 버거워도 지금 수정하지 않으면 재공사를 하거나 불편함을 감수하고 살아야 하기에 나 같은 '아몰랑 건축주'도 마냥 손을 놓고 있기가 어렵다. 하지만 아무리 바빠도 이제 셀프 시공에 대한 고민을 시작할 때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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