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당에서 보내는 첫날밤

by 꿈꾸는 달


별 탈 없이 준공 검사를 통과했고 이틀만 기다리면 입주일이다. 하지만 하루라도 빨리 꿈꾸당에 가고 싶었던 우리는 귀중품이 담긴 박스, 침낭 세 개와 수저 세 벌 단출한 짐만 챙겨서 꿈꾸당으로 향했다.



맨 먼저 집안에 들어선 아이는 곧바로 2층으로 올라갔다. “아빠, 엄마, 얼른 이리 와서 누워봐요! 여기 달도 보이고 별도 진짜 많아요." 채근하는 아이를 따라 누워보니 천창에 아름다운 밤 풍경이 펼쳐졌다. 우린 그렇게 나란히 누워 한참 동안 하늘을 바라보았고 흐르는 별빛을 따라 지난 1년여의 시간도 꿈처럼 흘러갔다.



잠자기 전 오늘의 일정은 입주를 기념하기 위한 영화 감상 및 치맥 파티였다. 남편의 로망이었던 홈시네마는 거실에 설치되었는데, 한정된 면적에서 평상과 홈시네마 중 무엇을 포기할 것인지 고민하다가 평상 앞에 스크린을 달고 맞은편 책장 맨 위칸에 빔프로젝터를 설치하는 방법으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었다.


한껏 들뜬 남편은 전원을 켜고 테스트를 하며 신이 났다. 그 사이 나는 치킨을 주문하고 동네 편의점에서 아이 간식과 맥주를 사 왔다. 리빙박스를 식탁 삼아 치킨을 펼치고 한겨울 부엌 창 냉장고에서 꺼낸 시원한 맥주를 따서 건배를 했다. 이날만은 탄산음료를 좋아하지 않는 아이도 콜라를 들고 먼저 건배사를 외쳤다. "우리 가족의 행복을 위하여! 꿈꾸당 만세!" 아이의 건배사에 잔을 부딪치며 늘 오늘만 같기를 바라고 또 바랐다.



오늘의 영화는 우리 집에서 보는 첫 영화인 만큼 집 이야기인 '엔칸토'로 정했다. 영화가 시작되고 빠져들 무렵 갑자기 놀란 눈을 한 아이가 외쳤다. "엄마, 밖에 눈이 와요!" 우리는 영화를 멈추고 모두 거실 창으로 달려갔다.



'우와! 정말 눈이다!' 그것도 너무 예쁜 함박눈이 바로 내 눈앞에서 소복소복 쌓이고 있었다. 창 하나 열었을 뿐인데 손만 뻗어도 느껴지는 겨울의 느낌이 낯설고 신기했다.


그사이 아이는 신발을 신고 밖에 뛰쳐나갔고 곧이어 남편은 겉옷을 들고 따라나섰다. 가로등 불빛을 머금은 눈송이 사이로 소리치며 뛰노는 아이, 행복에 겨운 표정으로 아이를 쫒는 아빠, 그 모습을 보며 글썽이는 내가 이 밤 이곳 꿈꾸당에 함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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