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홍보 계획을 세우다
알아서 알아주는 책은 없다
출간 일정이 두 달 뒤라는 이야기를 듣고 나니 출간 후 책을 어떻게 홍보해야 할지 걱정이 되었다. 첫 책의 경험에서 가장 크게 배운 점이라고 하면, 책은 출간 자체로 완성되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어떤 사업에서건 마찬가지겠지만, 결국은 마케팅이 사업의 성패를 좌우한다. 이는 출판 산업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홍보를 얼마나 잘할 수 있느냐에 따라 책의 판매량이 달라지기 때문에 유명 인플루언서나 베스트셀러 작가들의 책은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지만, 일반인이 쓴 책은 책의 내용의 좋고 나쁨에 상관없이 판매에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나 또한 지극히 일반이었다. 소신 있게 철학을 담아 쓴 책이었지만, 세상에 나왔다는 사실조차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지 못하는 게 현실이었다. 회사와 주변 지인들에게 자랑하듯 첫 책의 출간 사실을 알리자 이를 대견하게 여긴 사무실 직원들과 지인들이 몇 권을 팔아주었을 뿐 큰 효과를 보지는 못한 게 사실이었다.
두 번째 책은 좀 다르면 좋겠다. 첫 번째 책은 오랜 시간 공을 들여 완성하고서도 어떻게 홍보를 해야 할지 몰라 판매량은 지지부진했다. 미리 알았더라면 출간이 이루어지는 시점에 조금이라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서 실행했을 터였다. 물론 지금이라도 다시 책 홍보를 위해 노력할 수는 있겠지만, 이미 시간이 흘러버린 탓에 출간 시점만큼 홍보에 효과를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책 홍보에는 정해진 시간이 있다. 초기 판매량이 미래의 판매량을 좌우한다. 그래서 초기 출간 홍보를 적극적으로 진행한 서적이 꾸준히 높은 판매량을 유지할 수 있다. 초기 판매량을 높이기 위한 방법은 둘 중 하나이다. 처음부터 유명한 작가의 책이거나, 마케팅 비용을 많이 쏟아부은 책이거나.
마케팅 비용이 넉넉지 않은 개인 저자로서 내가 할 수 있는 활동에는 제한이 따를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첫 번째 책의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는 않아 온라인 속 출간 선배들이 알려주는 책 홍보의 방법을 연구했다. 일반인 저자가 선택할 수 있는 책 홍보 방법을 간단히 나열해 본다.
1) 출간 기사 발송
온/오프라인 신문사의 도서 관련 기자들에게는 글감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매주 혹은 매월 발행되는 신간 소개 기사에 올릴 수 있도록 그들에게 보도 자료를 보내준다면 상호 간에 유익한 일이 될 수 있다. 대형 신문사라면 비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출판사와 협의하여 최대한 많은 신문사에 보도자료를 보낸다면 홍보에 도움이 될 것이다.
2) 개인 SNS 홍보
저자가 직접 운영하는 SNS 계정을 이용하여 홍보하는 방식이다. 앞서 기술한 바와 같이 저자 스스로가 유명 인사이거나 인플루언서라면 더더욱 효과를 보기 유리하다. 첫 번째 책을 투고한 후 한 대형 출판사에게서 연락을 받은 경험이 있는데, 대형 출판사에서는 나에게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유명세를 쌓은 후 출간할 것을 제안했었다. 저자의 명성이 책에 그만큼 영향을 미치기 때문일 테니 여력이 된다면 출간 전부터 SNS 활동을 꾸준히 이어 나가 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3) 유료 광고
비용을 지불하고 광고를 하는 것도 방법이다. 서평 이벤트를 열거나 SNS 독서 인플루언서에게 협찬을 통해 홍보를 부탁하는 방법이 효과적이다. 하지만 홍보를 위해서는 책을 보내주어야 하는데, 책을 구매하는 비용과 발송을 위한 택배비에 추가로 협찬을 위한 비용까지 고려한다면 결코 적은 금액은 아니라고 봐야 한다. 여력이 있을 경우 고려해 보기로 하자.
4) 도서관 희망도서 신청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사람들에게 부탁하는 방법 중 부담이 가장 적은 방법으로 도서관 희망도서 시청이 있다. 각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도서관은 도서관이 보유한 예산 내에서 희망도서의 구매를 진행한다. 내 경우에는 조기축구회 멤버들과 직장 동료들에게 희망도서 구매를 신청해 달라고 부탁했다. 서로 간에 부담이 적은 방법이기 때문에 잘만 활용한다면 초기 구매량을 늘릴 수 있다.
5) 출간기념회
유명 작가들은 간혹 서점이나 특정 장소를 빌려 출판기념회를 열어 책을 홍보한다. 별도의 대관료뿐만 아니라 행사를 진행하기 위한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들어가지만, 책 홍보의 효과만큼은 매우 좋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하지만 일반인이 진행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 그래서 추천하는 방식은 온라인 출간기념회이다. 알라딘에서 제공하는 온라인 출간기념회 시스템을 활용하여 내 책이 출간되었음을 지인들에게 홍보할 수 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출간 홍보를 위해서라면 얼굴에 철판을 깔고 전화번호부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보는 게 어떨까 싶다.
6) 강의 제안서 발송
관련 분야에 따라 다르지만 저자 직강은 대부분 아주 매력적인 강의 중 하나이다. 관련 서적이 전문서라면 더더욱 그렇다. 내가 쓴 책 역시 경영 전문 서적 중 하나로 카페 창업에 관련된 것이다 보니 첫 책을 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몇 건의 강의 제안이 들어왔다. 회사에 소속되어 있다 보니 건수가 많지도 않았고, 제안의 전부를 다 수락할 수도 없었지만, 일단 강의를 진행하게 되면 책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임에는 분명했다. 강의를 주최할 수 있는 다양한 기관에 제안서를 보내보도록 하자. 지자체도 좋고 교학 단체도 좋다. 최대한 다양한 곳에 출간 소식과 함께 강의 제안을 넣다 보면 특별한 기회가 생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