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교를 끝으로 원고는 나의 손을 떠났다. 3교를 회신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대표님으로부터 출간 일정을 전해 들었다. 추석 연휴 직전에 오프라인 서점과 온라인 서점, 소형 서점 및 각 유통 채널에 출고가 진행될 수 있도록 조율 중이라 하셨다. 출간 일정이 정해지자 가뜩이나 풍선처럼 부풀어 있던 기대감이 더더욱 커져만 갔다. 두 번째로 겪는 일이었지만 내 이름을 달고 세상에 나오는 내 책이기에 기대감 반 걱정 반이었다.
출간 일정을 얼마 앞두고 대표님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출간 직후가 홍보 집중의 시기인 만큼 저자가 고민하는 홍보의 내용을 좀 알려달라 하셨다. 출판사에 원고를 넘긴 후 잠시 고민해 보았던 홍보 기획서를 바로 보낼 수도 있었지만 조금 더 정리를 한 후에 보내기로 마음먹고 고민의 시간을 부탁드렸다. 필요하다면 홍보 부분은 만나서 같이 논의하는 게 어떨지 여쭤보았지만 대표님은 반드시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다 하시며 상호 간에 준비했던 홍보 방안을 공유하자 제안 주셨다. 홍보 기획서를 다시 열어서 그간에 준비했던 사항을 다시 검토했다. 출간 기사 발송은 출판사에 요청하기로 했고 그 외에 내가 할 수 있는 범위가 무엇일지 고민해서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개인 SNS 홍보와 도서관 희망도서 신청, 강의 제안서 발송 등 반드시 저자가 직접 움직여야 하는 부분들을 추려서 대표님에게 내용을 전달했다. 대표님은 내 계획에 대해 응원해 주면서도 너무 부담은 갖지 말고 서로 노력하면서 홍보를 잘 해보자고 이야기해 주셨다.
며칠 후 대표님으로부터 진행되는 마케팅 활동에 대한 내용을 전달받았다. 블로거와 인플루언서 위주로 30~50명 수준의 서평 이벤트를 기획하고 있고, 창업 프랜차이즈 잡지 개제 요청을 위한 도서 발송도 진행한다고 했다. 또 대형 서점의 MD 들과 미팅을 갖고 온/오프라인 노출과 프로모션도 진행한다 이야기해 주셨다. 출판사에서 서점과 유통사 프로모션, 서평단 모집과 같이 비용이 발생하는 큼직큼직한 프로모션을 기획 중이라는 이야기를 전해 듣자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고 든든했다. 개인이라면 과감히 투자하기 힘든 부분도 출판사와 함께 진행할 수 있으니 듬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게 대표님과 출간 후 홍보활동에 대한 계획을 공유한 그다음 주 수요일에 드디어 책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온라인 서점에 도서 등록이 완료되었고, 책 홍보를 위한 보도자료도 배포되었다고 했다. 교보문고와 예스24, 알라딘 등 대형 서점의 온라인 페이지에 내 책의 제목을 검색해 결과물을 직접 확인하니 감회가 남달랐다. 링크를 복사해 주변 친한 지인들에게 전달하자 여기저기서 축하와 격려의 응원이 날아들었다. 감히 짐작하기는 어렵지만 여자가 아이를 낳는 심정과 비슷하달까? 그런 복잡 미묘한 감정이 내 마음에 가득 차올랐다.
출간 소식을 접하고 가장 먼저 한 홍보활동은 도서관 희망 도서 신청 부탁이었다. 조기축구회 멤버들이 있는 단톡방에 책 링크를 전달하면서 거주지 인근 도서관에 희망도서로 신청해 줄 것을 부탁했다. 멤버들에게 한 권씩 사달라고 부탁할 수도 있었지만 타깃 독자가 아닌 사람들에게 부담을 지우자니 미안한 마음이 앞섰다. 하지만 도서관 희망 도서 신청은 비교적 간단하면서도 돈이 들지 않는 일이니 부담 없이 얼마든지 부탁할 수 있었다. 부탁을 받은 동호회인들 중 여러 명이 실제로 도서관에 희망도서를 신청하고 이를 인증까지 해주었다. 참으로 고마운 사람들이다.
그다음으로는 협업의 가능성이 있는 곳에 출간 소식 알림과 함께 협업 제안 메일을 발송했다. 첫 번째 출간 때 메일을 보냈던 카페/외식 관련 교수님들과 추가로 업데이트한 교수님들을 대상으로 보도자료를 포함한 출간 소식을 전하며 특강을 진행할 기회가 있을지 물어보았다. 카페와 커피 관련 유튜브를 운영하는 몇몇 유튜버에게도 제안 메일을 보내 협업의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보낸 메일 중 몇몇은 얼마 지나지 않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나는 회신을 받았지만 즉각적인 반응을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아무튼 씨앗을 뿌린 셈이니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가족들과 지인들에게 선물할 증정본을 구매했다. 대부분의 출간 계약서에 명시된 내용인데, 저자의 초기 홍보를 위해서 출판사에서는 몇 부를 무료로 제공해 주기도 하고 저자가 직접 구매할 시에 비율을 할인해 주기도 한다. 이번 책은 5부를 무료로 증정 받았고 추가로 15부를 30% 할인된 금액으로 제공받았다. 며칠 뒤 책이 도착해 실물로 받아보니 퀄리티가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이전 책보다도 훨씬 두껍고 눈에 띄었으며, 가독성 또한 매우 좋게 느껴졌다. 내 책을 진심으로 응원해 주는 부모님과 장모님, 그리고 친한 지인들에게 정성스럽게 사인을 해주었다. 두 번째 책을 출간했으면서도 아직은 작가라는 타이틀도 사인에 응하는 내 모습도 많이 낯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성을 다해 사인을 해주었다. 오글거리면서도 간지러운 희열이 전기처럼 온몸에 흘렀다. 내 책에 내가 직접 사인을 해보기 전까지는 그 기분이 어떤 건지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니 자세한 설명보다는 하루라도 빨리 좋은 글로 좋은 책을 직접 만나보기를 응원하겠다.
1년이 채 걸리지 않은 출간 과정은 이로써 끝이 났다. 처음 책을 낼 때보다 훨씬 더 많은 부분을 신경 썼고, 그 결과로 스스로 더 좋은 책이 나온 것 같아 마음이 뿌듯했다. 그냥 우연히 한 권의 책을 낸 사람이 아니라 두 권이라는 책을 낸 어엿한 작가가 되었음에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이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책은 이제야 팔리기 시작했고 책을 통해 내가 이루고자 하는 바도 이제 시작이다. 누차 느끼는 바이지만 출간은 항상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