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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다로운 상사가 '좋아한' 자료 준비 법

실무일반 - 보고 중간리뷰

by 마찌

실무일반편 목차

1. 거절법

2. 프로젝트리딩

3. 협의1: 사전 시뮬레이션

4. 협의2: 진짜 욕구를 찾아라

5. 회의리딩

6. 회의록과 시스템

-> 이번글: 7. 자료 중간리뷰


상사와 함께 작업할 때:

자료작업 3단계 시나리오별 전략


“지시한 지 며칠인데, 아직도 안 했어?”

사무실 한켠에서

팀장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팀원들의 손이 키보드에서 잠시 멈춥니다.


지시받고 며칠 동안 고심하며

자료를 만들고 있었는데도,
상사 입장에서는

"왜 아직도 결과물이 없지?"라는

불안감만 커져 있던 겁니다.

사실 그 팀원도 게으른 게 아니었습니다.


처음 만드는 자료라

구조부터 고민이었고,
방향이 맞는지도 몰라

계속 고치고 있던 중이었죠.

그런데도 그 중간 과정을

아무도 몰라줍니다.

문제는 자료가 늦은 게 아니라,

상사의 불안감을 못 줄인 것이었습니다.


‘지시 받는 법/내리는 법’ 편에서

4W1H에 따라 지시를

정확히 이해하는 법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하지만 어떤 경우엔 지시를 잘 받아도


자료 구조가 감이 안 잡힐 때
혹은 내가 잘 하고 있는지

중간 확인이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특히 며칠 이상 걸리는 자료 작업의 경우,

중간 리뷰 없이

최종본만 제출하면 리스크가 커집니다.

상사의 매니징 스타일 따라도 다르지만

건 by 건인 경우가 많으므로
그래서 저는 3가지 시나리오에 따라

자료 작업 방식을 다르게 가져가는 것으로

생각해 보았습니다.


시나리오1: 기존 자료 업데이트 등 거의 확실한 경우


상황 예시

지난 분기 보고서에서 숫자만 업데이트하는 경우

기존 발표자료에서 일부 슬라이드를 마이너 수정하는 경우


전략

마감기한의 90% 시점에 최종 자료 제출
(예: 월요일 지시받고 금요일 저녁 마감 일정이면, 목요일 오후 또는 금요일 오전)


이메일 제목에 간단히 "[자료 제출] ○○안 전달드립니다" 정도로

이메일 본문: “자료 전달드립니다. 검토 부탁드립니다.”


포인트

작업 자체보다 기한 준수가 핵심인 경우

기존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확신이 있을 때

상사가 “중간 점검 없이도 괜찮다”고 여기는 경우


효과

90%시점이라 수정 여유 확보 → 작은 피드백도 반영 가능

신뢰감: “이 친구는 맡기면 알아서 한다”는 인상 형성


시나리오2: 방향은 있지만, 기조변경등 중간 체크가 필요한 경우


상황 예시

상사가 강조한 기조는 있지만, 마감까지 중간에 내용이나 톤앤매너 조정 가능성이 있음

구조는 나왔지만 상사의 스타일을 추가 반영하는 게 나을 때


전략

기한의 50% 시점에 대면 리뷰, 90% 시점에 최종 제출
(예: 수요일 점심쯤 상사 자리에서 직접 브리핑)

문서에 ‘Draft’ 워터마크 삽입 → 아직 수정 중이라는 인식 전달


대화 예시

“지시 주신 내용을 바탕으로 이렇게 구성해봤는데요, 방향 맞는지 중간에 확인드리면 좋을 것 같아서요.”

“완성도는 한 40% 정도인데, 큰 틀에서 문제 없는지만 확인 받고 싶습니다.”

“핵심 그래프는 이런 방식으로 시각화해볼까 합니다.”


효과

상사의 심리적 불안 해소

방향이 다를 경우 초기 수정으로 비용 최소화

나중에 상사가 “왜 이 방향으로 했어?”라고 할 리스크를 사전 차단


시나리오3: 처음 만드는 자료, 큰 그림부터 합의가 필요한 경우


상황 예시

처음 맡는 업무, 상사도 방향을 명확히 안 줄 경우

상사가 큰 틀부터 직접 잡으려는 스타일일 경우

기존에 없던 보고서 유형(예: 신규 사업 검토안)


전략

**초안 리뷰(10%) → 중간 리뷰(50%) → 최종 제출(90%)**의 3단계 진행

(예: 월요일 오전 지시:

월요일 늦은 오후 초안 리뷰,

수요일 중간 리뷰

금요일 오전 최종 제출)


초안 대화 예시

“자료 구성은 이렇게 생각했는데, 방향부터 먼저 체크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10페이지 구성으로 1~3은 문제정의, 4~5는 분석, 6~7은 대안, 8~10은 제안, 이런 방향으로 생각했습니다”


효과

상사와 ‘큰 그림’ 공유로 일의 방향성 일치

최종 시점에 “이건 내가 생각한 게 아닌데?”라는 말을 듣지 않게 됨

초기에 상사의 ‘소유감’ 확보 → 이후 피드백 수용도 높아짐


시나리오별 정리


실전 팁 모음


Tip 1. 초안리뷰 예민한 상사 대응법
상사에 따라 “그때 다 말했는데 뭘 또 리뷰해?”

라는 반응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엔

비공식적인 타이밍을 활용할수있습니다.
예: 상사의 흡연타임이나 커피타임에

따라가서 자연스럽게 꺼내기
“아, 그때 A건이요… 첫 페이진 이렇게, 다음은 이렇게 하면 어떨까요?”


Tip 2. 개선 아이디어는 ‘중간 리뷰’ 때 제안하라
잘못된 타이밍: 지시 받자마자 “다르게 해보면 어떨까요?”

→ 상사가 ‘반항’으로 받아들일 수 있음

최종본 제출 시점에 갑자기 B안 제시
→ 상사가 중간리뷰와 달라 ‘혼란’으로 받아들일 수 있음


올바른 타이밍: 중간 리뷰 단계

예: “팀장님 요청하신 대로 A안 준비했습니다.

그런데 고민하다 보니 B안도 함께 구성해봤습니다.

한번 비교해 보실 수 있을까요?”


중요한 점
예민한 상사의 경우

반드시 **A안(지시받은 안)**을

먼저 draft로 제시한 후,
B안을 추가로 제안해야 합니다.
B안만 가져가면

*‘시킨 대로 안 했네’*라는 오해 가능합니다.


Tip 3.상사의 업무스타일따라 맞추자

간섭형 상사(Micro Managing): 시나리오3 추천 (큰틀부터 확인하고 진행)

방임형 상사: 시나리오1 or 2 (필요시 선제적으로 중간리뷰 요청)

불안형 상사 (피드백 잦은): 적어도 시나리오2 or 시나리오3 → 리뷰마다 내용 진전 확인시켜주기


왜 이 방식이 효과적인가?


중간 리뷰는 단지 자료의 완성도를 높이는 기술이 아닙니다.
사람의 불안을 줄여주는 ‘관계 기술’이기도 합니다.


하버드대 조직심리학 교수인

에이미 에드먼슨(Amy Edmondson)은
“심리적 안정감(Psychological Safety)”이라는 개념을 소개합니다.
팀 내에서 사람들이 실수나 불완전한 상태를 보여도

안전하다고 느낄 때,
오히려 팀의 성과는 더 좋아진다는 이론입니다.

중간 리뷰는 그 안전감을 만들어주는 핵심 루틴입니다.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상사와 공유하고,

함께 방향을 잡아나가며
“우리는 한 팀”이라는 인식을 형성하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유명한 실무 사례로 보면


일론 머스크는 테슬라나 스페이스X에서
‘90% 완성된 제품보다,

30%라도 먼저 보여주는 리더’를

더 신뢰한다고 말합니다.
그 30%가 나쁜 결과를 내더라도,

진행 과정을 공유하며 빠르게 피드백을 주고받는 팀이
궁극적으로 더 강한 조직을 만든다는 것이

그의 철학입니다.

중간 리뷰는 실수가 덜 드러나는 단계가 아니라,
오히려 실패를

가장 안전하게 다룰 수 있는 유일한 구간입니다.


마무리 메시지


기본 모토는 ‘No Surprise’,
즉 상사를 놀라게 하지 않는 일 처리입니다.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의
슛 성공률도 30%대입니다.
우리가 만든 자료가 처음부터
상사의 생각과 100% 일치할 확률도
30% 언저리일 겁니다.

중간 리뷰 없이 최종본을 내고
틀릴 확률 70%를 감수할 이유는 없습니다.
중간 리뷰는 단순한 확인을 넘어서,
신뢰를 쌓는 전략이자,

나를 지키는 방법입니다.


모든 자료는 완성도가 아니라 ‘관계 속의 조율’에서 출발합니다.
완벽하게 만드는 것보다,
함께 만들어가는 흐름을 만드는 사람이

결국 인정받는것 같습니다.

처음엔 어색할 수 있어도,
중간 리뷰를 익숙한 루틴으로 만든다면
어느새 여러분 상사의 입에서

아래같은 말이 먼저 나오길 응원합니다.


“이번에도 잘했네.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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