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이 진짜로 신뢰하는 이유: OOO인 사람

3.3 Proactivity

by 마찌

우리는 종종 ‘적극적인 사람’을 말이 빠른 사람,

혹은 결정이 빠른 사람으로 오해합니다.
하지만 진짜 Proactivity(적극성) 은

단순히 빨리 움직이는 게 아닙니다.

보이지 않는 것을 일찍 보고, 아직 작을 때 움직이는 것.
그게 진짜 Proactivity입니다.



보이지 않는 것을 먼저 본다는것

다음의 차이를 비교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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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극적인 사람은 ‘지시’가 아니라 신호를 봅니다.
그리고 아직 문제가 되지 않은 문제를 감지합니다.

그래서 Gray-zone Leadership,

즉 ‘아직 누구의 일도 아닌 영역에 먼저 뛰어드는 태도’가
결국 적극성의 최고 형태라 할 수 있습니다.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 내가 느낀 순간


저 역시 시험 엔지니어 시절, 이런 경험이 있습니다.

신생 협력사가 시험을 진행하던 때였습니다.
시험 모듈보다 시험 장비와 셋업 자체가

문제를 일으키는 상황이 많았습니다.
시험이 중단되거나,

장비 결함으로 모듈이 손상되기도 했죠.
한두 번이면 우연이라 할 수 있겠지만,
제가 관리하던 시험은 무려 70여 가지였습니다.

문제가 터질 때마다 뒤쫓는 제 자신이 답답했습니다.
‘이건 사후대응이 아니라 사전예방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죠.

엄밀히 따지면,

시험 장비의 관리 책임은 협력사에게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엔

“누가 해야 하는가”보다 “누가 먼저 느꼈는가”가 더 중요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설계부문의 FMEA(고장 형태 영향 분석) 프로세스를 벤치마킹해,
시험 장비용 FMEA를 직접 만들었습니다.
협력사와 함께 한 달간 분석을 반복한 끝에
문제의 85% 이상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었죠.

그때 느꼈습니다.


진짜 적극성은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니라,
미리 느끼고, 먼저 움직이는 것이라는 걸요.


Dyson이 고객의 불편을 대신 느꼈던 것처럼


Dyson은 5,000번의 시제품을 만들었습니다.
그는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왜 사람들은 이렇게 나쁜 성능을

당연하다고 생각할까?”라는 불편함 때문이었죠.


Starbucks 직원들이 고객의 불만을 미리 감지하기 위해
트위터를 24시간 모니터링하기 시작한 것도 같은 이유였습니다.
“그들의 불편을 내가 먼저 알아차리고 싶다.”

감정이 바로 Proactivity의 출발점입니다.
Dyson도, Starbucks도,
그리고 제 경험도 결국 같은 문장으로 요약됩니다.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적극성의 감정 구조 – FOREAS 모델


그렇다면 이런 Proactivity를 움직이게 하는 내면의 감정 구조는 무엇일까요?
저는 그것을 여섯 가지 감정의 조합으로 정리했습니다.
바로 FOREAS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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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 안에서 일어나는 여섯 단계의 감정


Proactive한 사람의 마음속에서는 이런 감정의 연쇄가 일어납니다.


Empathy for the Future – “무언가 잘못될 것 같다.”

Forward Thinking – “이대로 가면 분명히 문제가 생긴다.”

Ownership-based Drive – “그럼 내가 막아야 한다.”

Result Orientation – “이건 나보다 더 큰 목적을 위한 일이다.”

Sense of Agency – “내가 움직이면 달라질 수 있다.”

Sacrifice – “보상은 없어도 괜찮다. 이건 해야 한다.”


이 감정들이 한 줄로 연결될 때,
사람은 더 이상 ‘지시를 기다리는 존재’가 아니라,
‘스스로 움직이는 존재’가 됩니다.


능력보다 귀한 태도


현대사회는 ‘능력 중심 사회’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런 태도가 능력보다 더 귀하게 평가받습니다.

미국 회사에서 일하며 흥미롭게 느낀 점이 있습니다.
‘Proactivity’는 한국식 근면의 연장선이 아니라,
전 세계 어디서나 리더십의 핵심 가치로 존중받는 태도라는 사실입니다.

결국 리더들이 높게 평가하는 사람은
똑똑한 사람보다,
조직을 위하는 마음으로 미리 움직이는 사람이었습니다.


마무리 – Proactivity는 사랑의 또 다른 형태다


Proactivity는 기술이 아니라 감정의 형태입니다.
그 뿌리는 두 가지입니다.


사람과 일에 대한 사랑

그리고 더 나은 결과를 만들고 싶은 책임감


Dyson이 느꼈던 불편함,
제가 느꼈던 책임감,
그리고 당신이 언젠가 느꼈던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는 마음.

그것이 바로 Proactivity의 감정입니다.


Proactivity is love projected into the future.
보이지 않는 미래에 미리 손을 내미는 사랑,
그게 진짜 적극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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