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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live Feb 21. 2023

나는 코로나 블루를 이렇게 이겨냈다 II

커튼을 걷고 햇빛을 들이자

'나는 코로나 블루를 이렇게 이겨냈다 I'에서 내가 우울증에 걸리게 된 상황에 대해서 알아봤다면 이번에는 우울증의 원인, 우울증에 잘 걸리는 유형, 우울증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자.


우울증 + 취약요인 + 부정적 생활요건

그렇다면 우리들은 우울증에 왜 걸릴까?

원인과 증상 치료법은 각 학자별로, 이론별로 다르다. 

이 공간이 전문적인 이론을 다루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이곳에서 모두 언급할 수는 없지만 이해하기 쉽게 간단하게 얘기해 볼까 한다. 

사람들은 누구나 다른 사람보다는 단단하지 못해 무르고 약한 부분이 있는데 그것을 취약요인이라 한다. 

취약요인은 개인별로 다르다. 누구는 유전적인 요소가 취약요인일 수도 있고, 누구는 환경적 요소가 취약요인일 수도 있다. 

그 요인들을 좀 더 세세히 분류하면


첫 째 유전적 요인이다. 

부모나 형제, 가까운 친척이 우울증을 지닌 경우가 있다면 아무래도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높다.


두 번째로 사회적 요인이다.  

학교나 직장, 이웃 등 사회생활을 하면서 자주 부딪치는 사람들과는 친밀한 관계가 유지되어야 여러모로 삶이  편안한데 그런 관계를 맺는 것을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럴 때 고립감이나 소외감 등을 느끼며 우울로 이어질 수 있다.

현대사회에서는 크고 작은 각종 스트레스요인이 증가해서 취약요인으로 나타날 수 있다.


세 번째로는 환경적 요인이다. 

이별이나 사별, 다툼 등 일상에서 부정적인 감정을 유발하는 생활사건을 겪을 수도 있고, 학업상, 업무상 다양한 스트레스를 과도하게 받는 경우도 있다.


네 번째로는 연령적 요인이다. 

연령적 요인은 연령별로 조금 세부적으로 살펴볼까 한다.

아동·청소년기에는 대체로 미성숙하기 때문에 신체적, 정서적, 심리적 변화를 겪을 수밖에 없다. 

적절하게 분노를 조절하지 못해 폭발적으로 분노를 표출하기도 한다. 

분노폭발이나 매사에 사사건건 짜증을 부리는 경우 파괴적 기분조절곤란장애(disruptive mood dysregulation disorder. DMDD)로 분류하기도 한다.


또 이유 없이 화내고 별것도 아닌 일에 짜증 내고 예민해지고 불안해 보여 '우리 얘가 중 2병인가?' 싶지만 알고 보면 우울증 때문에 그런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래서 우울이 중2병과 같은 가면을 썼다 해서 가면성 우울증(Masked Depression)이라고도 한다.


가임기 여성들은 월경 전에 다양한 신체적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를 흔히 월경 전 증후군이라고 한다.

하지만 우울한 감정을 느끼거나 감정기복이 오르락내리락 심하고 정신적인 증상이 더 심하게 나타날 경우에는 월경 전 불쾌장애 (premenstrual dysphoric disorder. PMDD)로 분류하기도 한다.


또 갱년기에는 호르몬 변화로 우울증에 취약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노년기에는 노화나 경제적인 이유로 우울증에 취약할 수 있다.

이처럼 연령에 따라 우울은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마지막 다섯 번째로는 성별적 요인이다. 

우울증의 유병율은 남성보다는 여성이 조금 더 높다.     



이렇게 개인마다 다양한 취약요인이 있을 수 있는데 취약요인 자체만으로 우울증을 유발하지는 않는다. 

이런 취약요인을 갖고 있는 사람이 일상에서 사망, 질병, 가정불화, 대인관계악화, 실직, 사업실패, 다툼, 언쟁, 분실, 비난, 불쾌감 등 각종 부정적 생활 사건에 노출돼 스트레스를 받을 때 우울증이 발병한다. 


나의 경우를 보면 갱년기라는 연령적 요인과 여성이라는 성별적 요인의 취약요인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로 인한 질병과 스트레스가 겹쳤을 때 심한 우울증으로 발전한 것이다. 

취약요인 + 부정적 생활요건 = 우울증이라는 공식이 성립된다.

이를 취약성-스트레스 모형(vulnerability-stress model)이라 한다.   

  

우울증은 마음의 감기라는 별칭답게 평생 살면서 인구의 30% 정도는 걸릴 정도로 흔한 심리 장애이다. 

즉 평생 살면서 누구라도 한 번쯤은 우울감을 느낄 수 있다는 얘기다. 

단, 지속정도에 따라 치료를 해야 할 경우도 있고, 좋은 생각이나 환경을 바꾸는 등의 간단한 방법으로 극복할 수도 있다. 


우울증은 자살 사고나 자살행동과 연관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심각한 수준의 우울증의 경우에는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우울증은 마음의 병이기 때문에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고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특히 가족들의 이해와 보살핌이 큰 도움이 된다.


커튼부터 걷자


심한 우울증이 아니라면 생각이나 환경을 바꾸는 것부터 시작을 해보자.

인구의 30%나 겪을 수 있으니 나에게만 있는 병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된다. 

나만이 겪는 일이 아니라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 바로 보편성의 요인을 기억하자.   


우울증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일단은 커튼을 걷고 햇빛을 집안으로 들이는 것부터 시작하자. 

일조량과 우울증은 많은 상관관계가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래서 일조량이 적은 겨울에 우울증이 많이 발생한다. 

그러니 햇빛을 가리고 바깥세상과 차단했던 커튼부터 걷어 내자.


그리고 집에만 있지 말고 무조건 밖으로 나가는 것을 추천한다. 

산책을 하거나 좋은 친구들을 만나자. 

그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수다를 떨어보자. 

나의 부정적인 얘기를 귀에서 피가 나도록 들어줄 친구에게 밥값과 커피값 정도는 기꺼이 내가 내자. 

이렇게 집에만 있지 말고 무조건 밖으로 나가는 것,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을 추천하지만 사실 정말 우울할 때는 그도 저도 다 싫다. 

숨 쉬는 것도 귀찮고 버겁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런 상황에서 무조건 밖으로 나가라고 하는 것은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고 태산만큼 높은 벽에 도전하는 것처럼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럴 때는 집안에서 우울을 벗어나는 일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내가 잘할 수 있는 일, 평소에 하고 싶었던 일, 집안에서도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해보자. 

복잡하고 어렵고 생각을 많이 해야 하는 일이 아니라 조금만 노력해도 성공을 해서 나도 할 수 있다는 자기 효능감을 느낄 수 있는 일이어야 한다. 

돌덩어리를 매달아 놓은 것처럼 한 없이 무거운 첫걸음을 그렇게 뗀 뒤 자기 효능감이 생긴 다음 점점 더 어려운 것, 점점 더 복잡한 것에 도전을 하면 된다.

그래서 내가 선택한 것이 비교적 간단한 수세미 뜨기였고 나는 효과를 봤다.

우울증으로 힘들어하는 여러분들도 여러분만이 할 수 있는 아주 작은 일에 도전을 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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