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산책: 수필
수많은 만남과 인연 속에서
사람은 수많은 만남과 인연 속에서 살아
간다. 요즘 나는 ‘브런치라는 공간에서, 얼
굴도 모르고 이름도 모르는 사람들과 하루
하루 나이 들어가는 내 삶의 조각들을 나누
고 있다. 특별할 것 없는 내 일기처럼 끄적
이던 글들에, 낯선 이들이 꼬리글을 달아
준다.
그들이 누구인지 모르지만, 어딘가에서 내
글을 읽고 반응해 준다는 것이 왠지 모르
게 따뜻하다. 하지만, 어느 순간 문득 궁금
해졌다. 이 사람은 남자일까, 여자일까?
나이는 나와 비슷할까? 회원 정보를 눌러
보아도 대부분의 정보는 가려져 있고,
어떤 이는 자신의 글 한 줄 없이 꼬리글만
남긴다.
그래서일까, 때로는 내 삶과 너무도 동떨
어진 이야기들을 만나게 된다. 과거 잘 나
갔던 자랑, 자식 자랑, 남편 자랑… 관심이
생기지 않아 건성으로 읽다 보면 어느덧
외로움이 밀려온다. 날씨는 이렇게 좋은데,
왜 마음은 이토록 쓸쓸한 걸까. 특히, 혼자
사는 남자의 이야기는 잘 보이지 않는다.
홀아비의 글은 더욱 귀하다. 혹시 올라왔
올까 하고 기대해 봐도 보이지 않는다.
반면, 혼자 남은 할머니들의 이야기는 간
간이 눈에 띈다. 그런 글은 끝까지 읽는다.
물론 유혹하거나 감정을 기대해서가 아니
다. 단지, 우리는 결국 모두 혼자가 될 운명
을 살아가는 사람들 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하루 먼저, 혹은 하루 늦게 이 세상
을 떠나게 될 터. 그래서 나는 그런 글에
관심이 간다.
그 관심은 이성적 설렘이 아니라 ‘배움의
척도’에 가깝다. 과거 어떤 직업이었는지,
돈이 많았는지, 명예가 있었는지는 중요하
지 않다. 오히려 나는 그들이 지금, 늙어가
는 현실 속에서 어떻게 자신을 돌보고 있
는 지, 어떻게 외로움을 관리하며 살아가는
지를 알고 싶다.
예를 들자면 이런 것이다.
낚시, 사진, 애완견 키우기, 서예, 시 쓰기,
또는 실생활에서 겪은 부동산 실패담, 독
특한 종교 체험, 부모 형제간 갈등의 괘리,
나이 들어 사랑에 빠져 허우적대는 이야
기 까지 그저 솔직하고 소박한 문체로 써
내려간 인생의 단면들을 통해 나는 삶의
방향을 배우고 있다.
어떤 이는 건강을 위해 어떤 음식을 먹는
다 말해주고, 요양원 생활이나 노인성 질환
에 대해 담담하게 털어놓기도 한다. 나는
그런 글을 천천히 읽는다. 낯선 이의 삶 속
에서 나의 오늘과 내일을 엿보게 되기 때
문이다.
그러고 보니, 인생이란 참 묘하다.
살아온 날들을 곱씹어보면 만남부터 시작
해서 섬씽(Something)’으로 시작된 인
생이 어느새 ‘나씽(Nothing)’을 지나 ‘에
브리씽(Everything)’으로 이어지고 있는
듯하다. 그 모든 삶의 순간들이, 지금 내게
는 마음의 산책처럼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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