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로우 마켓
숙소와 버로마켓이 5분 거리라서 나가는 길에 거의 매일 들렀다. 시장 특유의 그 분위기와 냄새가 좋다. 심지어 값도 싸다. 물론 영국 치고 싼 편이지만. 10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녔다고 하여 흥미로웠다. 그동안 인도 밥, 타코, 양고기 빵 등을 먹었다. 내 아침을 책임져 준 곳이다. 시식코너도 많아서 출출할 때 한바퀴 돌면 좋다.
그리니치 천문대
그리니치 파크를 올라가면 그리니치 천문대가 있다. 과거 왕립 그리니치 천문대로 운영되던 이곳은 과거 천체관측, 시간의 역사와 기록을 박물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시행착오를 거치며 만들어낸 최초의 시계 모형도 직접 볼 수 있다. 천문대의 핵심은 본초 자오선이다. 세계 시간의 기준이 되는 선이다. 생각보다 거창한 장식 없이 바닥에 두꺼운 주확색 선이 그어져 있었다. 그 선 위에 각 국가의 방위가 적혀 있었다. 서울도 표기되어 있다.
퀸즈하우스
그리니치 파크 아래에는 국립해양박울관과 퀸즈하우스가 자리하고 있다. 둘 다 무료다. 과거 왕실 주거지이기도 한 퀸즈하우스에는 왕실에서 수집한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주로 진중한 분위기의 초상화와 그리스 신들의 상상화 등이 주를 이루었다. 아마 르네상스와 바로크 시대의 작품들이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한 관리자 분 덕분에 그 둘의 차이를 친절하게 설명들었다. 조금씩 미술 작품을 보는 눈이 길러지는 것 같다.
내셔널 갤러리
내셔널 갤러리 앞에는 트라팔가 광장이 있다. 버스킹, 시위, 행위예술, 쉼 등 여러 일을 하는 사람으로 가득하다. 내부는 생각보다 매우 거대했다. 비슷한 유형의 작품들끼리 모아두니 전체적인 특성을 파악하기 좋았다. 이래서 미술관을 찾는구나 깨달았다. 그동안 르네상스, 인상주의와 같은 미술사의 시대적 특성이 보이기 시작했다.
영국왕립미술원
소호로 가는 길에 눈에 띄어 짧은 시간 작품을 감상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최후의 만찬을 모방한 작품이 걸려 있었는데 설명을 보기 전까지는 진짜인줄 알았다. 이 경험을 통해 ‘예술에서의 진짜와 가짜란 무엇인가?’에 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차이나타운
영국까지 와서 차이나타운에 갔다. 이 날 밥을 못 먹어서 너무 배고팠다. 마침 소호 근처 차이나타운에 중국 음식 무한리필집이 있었다. 단 15파운드로 무한리필이라니. 지금 나에게 딱 필요했다. 영국 여행 중 가장 많이, 행복하게 먹었다. 영국 차이나타운은 한국보다 규모도 크고 사람도 많다. 또한 곳곳에서 한식, 일식도 찾아볼 수 있다.
5일 차 소감
● 영국에는 도네이션(Donation) 문화가 있다. 무료로 운영되는 박물관, 미술관, 성당에 가면 기부금(Donation)을 받는다. 3, 5, 10 파운드 등 요금은 다른데 규모가 클수록 값도 커진다. 길 안내도도 2파운드 정도를 주고 사야 한다.
● 입구에서 소지품 검사를 한다. 박물관, 성당 뿐 아니라 뮤지컬을 보러 가도 검사한다.
● ‘알고 보는 것’과 ‘보고 아는 것’의 차이를 알았다. 그동안 미술 작품을 알고 보려고 여러 책과 영상을 살펴봤다. 알아야만 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냥 보고, 느끼고, 아는 것에서 오는 즐거움 또한 크다. 보고 아는 것은 기억에 오래, 진하게 남는다. 보고 아는 것 또한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