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으로 이사 오고 출근 시간이 더 빨라졌다. 차 안에서는 아침 확언을 들으며 새로운 하루를 준비한다. 그리고 직장에 도작하기 전에 잔잔한 호숫가에 들러 잠시 2~3분간 숨을 고르며 명상을 한다.
7시 전에 회사에 도착하니 사람이 별로 없다. 커피 한 잔과 비타민 하나를 가지고 조용한 방으로 간다. 아침 계획을 세우고, 나의 다짐과 감사일기를 쓴다.
그리고 시간이 나면 책을 잠시 읽는다. 회사에서 제공하는 전자책이 한 달에 5권까지 되니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도서관에서 10권씩 낑낑거리며 들고 다녔는데 전자책으로 보니 휴대하기도 편하고, 핸드폰으로도 볼 수 있어서 정말 자투리 시간에도 읽을 수 있다.
근무 시작 전 아침 시간을 동료와 즐거운 수다로 보내는 것도 매우 좋은 일이다. 동료애를 느끼며 상쾌하게 일을 할 수 있으니까. 하지만 나는 나의 시간을 귀하게 쓰고 싶다.
직장까지는 30분 정도 걸리지만, 출퇴근 시간에 겹치면 거리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이다. 퇴근길에 삼성로 코엑스 앞에 차가 들어서면 휘황찬란한 전광판이 시선을 붙든다. 그 전광판에 질세라. 도로 끝까지 빼곡한 차들의 빨간 불빛은 사람을 홀리기 딱 적당했다. 처음 적응하는 며칠 동안은 운전하며 바짝 긴장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점점 적응해 감에 따라, 퇴근길 자동차 안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았다.
인생을 성공적으로 사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시간을 3D로 산다는 표현을 언바운드의 작가 조용님은 표현한다.
예를 들면, 이동을 하면서 계획을 세운다거나, 설거지를 하면서 경제 프로그램을 듣는다는 거다. 이렇게 시간을 입체적으로 사용하면 다른 사람보다 두 배 세배의 시간을 사용하여 효율성이 극대화되지 않을까?
이사 오기 전 남편은 벽면의 절반을 차지할 만큼의 텔레비전을 샀다. 나는 매우 못마땅했다. 거실에 큰 테이블을 놓고, 책 읽거나 공부를 할 수 있는 공간을 꾸미기를 원했으니 말이다.
어쨌든 내 상상보다 훨씬 큰 텔레비전을 들이고, 텔레비전에 대한 원칙을 세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는 거의 텔레비전을 보지 않는다. 텔레비전의 시청시간은 시간의 사분면 중에 중요하지도 않고, 급하지도 않은 영역에 속한다. 물론 아무 생각 없이 텔레비전을 보며 힐링을 하면 좋다. 하지만 하루에 2시간씩 일주일만 본다고 해도 14시간 거의 근로자의 이틀 동안 일할 시간이 산출된다. 그 시간을 좀 더 생산적인 활동을 하는 데 사용하거나, 아니면 마음의 안정을 위해 좀 더 깊은 휴식을 취하는 것이 이득이라 생각했다.
우리 집의 텔레비전은 시청은 아빠가 주로 담당한다. 아빠가 구매했으니, 그것까지는 막을 수 없다. 다만 아이들은 엄마의 지도하에 영어로 된 영화만 시청하고 있다.
그리고 아침 학교 가기 전에 시청은 자제하도록 한다. 이상하게 아침 시간은 유독 빨리 지나가서, 자칫 영상에 시선을 빼앗기면 학교 갈 시간을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 나도 즐거운 예능을 보거나 음악방송을 보았다. 하지만 지금은 목표가 생기니 텔레비전을 보는 시간이 아까워졌다. 그래서 지금은 그 시간에 독서를 하거나, 요가 또는 사색을 한다.
요즘 아이들을 디지털 세대라고 한다. 태어났을 때부터 모든 핸드폰을 포함한 IT 기계와 탄생했으니 말이다. 식당이나 예식장에 가면 아이들이 태블릿을 들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 자극적인 영상, 흥미진진한 이야기 등, 어른들도 시선을 빼앗기는 화면에 아이들이 빠져들지 않는다면 이상할 일이다. 그래서일까, 책과 영상의 균형을 어느 정도 맞춰주고 싶었다.
영상은 너무 다양하니, 책 읽을 환경만 구성해 주면 되었다.
핸드폰은 주말에 한 시간 30분씩 나눠서 하도록 한다. 그리고 핸드폰 게임을 하기 전에 어떤 내용을 볼지 계획을 먼저 세우도록 한다.
핸드폰 게임을 하기에 30분은 매우 짧은 시간이다. 그렇다면 아이는 시작하기 전에 어떤 게임을 할지 영상을 볼지 미리 정하고 시간을 배분해야 한다. 그리고 화장실도 미리 다녀와서 그 시간도 아낄 수 있어야 한다.
평소에 아이들의 시간은 느리게 간다. 시간이 남아서 어쩔 줄 몰라한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시간은 점점 그 속도를 빨리한다 하지 않는가.
돈보다 귀한 것이 시간이다. 사실 시간을 사기 위해 돈을 버는 것이다. 젊을 때는 가진 것이 없으니 내 시간을 팔아(근로 노동) 돈을 사고, 결국 그 돈으로 우리가 원하는 시간을 얻는다.
돈이 많은 것이 부자가 아니라. 돈과 시간이 함께 많아야 부자이다.
시간 관리는 세계 어떤 부자도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시간은 사분면으로 나뉘는 데 중요하고 급한 일, 중요하지만 안 급한 일, 안 중요하지만 급한 일, 안 중요하고 안 급한 일로 나뉜다
보통 사람들은 중요하지만 급한 일에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하지만 진짜 부자들은 중요하지만 안 급한 일에 꾸준히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는 당장 안 해도 되지만 삶에 있어서 꼭 있어야 할 일이다. 예를 들면 운동, 명상, 독서 등이다. 부자들은 이 부분에 좀 더 집중하므로 긴 인생을 계획적으로 살아간다. 안 중요하고 안 급한 일의 대표적인 예는 텔레비전 보기와 핸드폰 인터넷 사용이다. 이를 통해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면 시간의 사분면을 다시 한번 정립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