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의 시선을 신경 쓰는가?
최근에 교감선생님이 다른 학교로 전보를 가셨습니다. 늘 학교를 순시하시고 어딜 가도 만나던 교감선생님께서 안 계시니 조금 이상하기도 하면서 마음에 한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사람들의 시선은 사라지는 것이구나.' 내가 무의식 중에 신경 쓰고 있던 한 분이 떠나가고 나니 그분의 영향력이 더 이상 이 학교에, 내게 없어짐을 보며 사람의 시선의 한계성을 직면하게 됩니다.
칠레에서도 사람을 많이 한국으로 보내보고, 나 또한 다시 한국으로 복귀하며
그곳에서 내가 신경 쓰고 있었던 사람들의 시선이 사라지는 것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유한한 인간의 시선을 내가 참 많이 신경 쓰고, 때론 의지하기도, 눌리기도 했음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사람들의 시선을 무시하고 내 맘대로 살라는 것은 아닙니다.
대신 너무 그것만을 의식하여 나를 옥죄고 힘들어하지는 말자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입니다.
사라질 수 있는 그 유한한 것이 나를 통제하고 생각과 행동을 결정하게 하지 않아야 합니다.
저는 기질과 살아온 환경의 영향으로 다른 사람의 눈치를 많이 보는 성격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을 좋아하지만 만나고 오면 특히 부정적인 사람들과의 만남 후에는
감정의 영향을 받아 회복되는데 시간이 걸립니다.
부정적인 감정을 소화하는 것이 어려워 싫은 소리를 하지도, 듣지도 못하는 성격이 되어
사람들이 나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을 갖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습니다.
그래서 착한 이미지를 가지려고 노력하다 나의 본성의 한계 앞에 낙심되기도 합니다.
사람은 완전할 수 없기에 당연한 결과인데도 말입니다. 그 낙심은 자책으로, 자책은 자존감의 하락으로 이어지곤 하였지요.
그런데 어느 날 기도를 하던 중.
그날도 나에 대한 낙심으로 하나님 앞에 초라한 모습으로 죄송한 마음을 올려드리고 있었습니다.
책망하실 것 같았던 하나님은 제게
"사랑하는 딸아. 너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란다. 너무 자책하지 말거라. 너는 부족해도 존재 자체로 내게 기쁨이란다. 네가 나중에 선생님이 되어도 너처럼 좌절하고 낙심한 아이들에게 너도 이렇게 안아주고 존재자체로
사랑해 주렴."라고 마음을 주셨습니다.
저는 사람들의 시선으로 지치기도 하지만 그때마다 찾아간 주님의 품 안에서 따스한 주님의 사랑으로 다시 회복되어 갔습니다.
중년의 시절을 지내는 지금은
주님께서 깨닫게 하시네요.
" 사람들의 시선이 사라지는 것을 보았니? 유한한 시선들을 신경 쓰느라 수치감이나 열등감에 빠질 필요가 없단다. 너는 내게 기쁨의 딸이야. 내가 너를 바라보는 그 시선. 그 시선을 놓치지 말거라."
내가 신경 쓰고 또 신경 쓸 시선은 사람들의 시선이 아니라 하나님의 시선입니다.
세상 사람들이 어리석다 하여도
하나님께서 맞다고 하면 순종할 수 있는
그분의 시선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
하나님은 지금 이 시대에 그런 사람을 찾고 계십니다.
다니엘처럼 뜻을 정하여 세상과 구별되어 주님의 시선만을 의식하는 사람.
요셉처럼 억울하게 감옥에 떨어지는 환경이 와도 주님의 시선을 바라보며 믿음으로 견뎌내는 사람.
하나님의 시선을 의식해 자신의 죄와 피 흘리기까지 싸우는 믿음의 선배들.
이제 저에게도 말씀하십니다.
"너는 어떤 시선을 의식하고 살아가니? 이제는 온전히 나의 시선만을 의식하며 살아가지 않겠니?"
[대하16:9] 여호와의 눈은 온 땅을 두루 감찰하사 전심으로 자기에게 향하는 자들을 위하여 능력을 베푸시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