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일 동안 매일 읽고 매일 글쓰기 25일 차
쿠팡에 수육용 고기가 저렴해서 주문하며
오랜만에, 아니 한국 귀국 후 처음이니
1년 반 만에 겉절이를 하기로 했다.
삼겹살 부위보다 저렴한 뒷다리살 수육을
좋아해서 주문했는데 살코기가 큼직하니 먹음직스럽다
수육을 삶을 때 집마다 넣는 게 다르겠지만
집에 있는 재료로 생강맛술, 마늘, 대파, 양파, 된장, 후추, 커피도 조금 넣었다.
'맛있게 익어라' 사랑 담고 정성도 추가해 본다.
고기를 삶기 시작하며 겉절이 준비를 한다.
생각에는 사과 갈고 생강, 새우젓도 넣어야지 했다가 이영자 유튜브 보고 노선을 간단하게 바꿔봤다.
'패스트푸드처럼 짧은 시간에 만들 수 있는 겉절이라니' 나의 귀차니즘이 반응해서 바로 사봤다.
이 겉절이 양념이 요물이었네.
이 양념에 고춧가루 5숟가락 넣고 5분만 기다리면 양념 완성이다.
조미료도 들어가지 않고, 새우젓, 생강, 액젓, 배퓨레까지 들어가 있다.
그러니 맛이 감칠맛이 날 수밖에 없었네.
배추를 절이지 않아서 심심한 간이라
멸치 액젓을 조금 더 넣었다.
통깨도 듬뿍 넣었더니 고소한 맛이 입맛을 돋는다.
쪽파나 대파도 넣어주면 된다.
때깔도 좋고 맛도 좋은 겉절이 완성.
봄동이나 파무침 할 때 써도 좋다고 한다.
1차로 남편 먼저 주고
2차로 학원 다녀온 예비중학생 아이를 위해 고기와 겉절이를 같이 담아 보았다.
현관부터 배고픈지 후다닥 집에 들어와 식탁부터 살핀다. 이때 밥상이 차려있어야 이 아이의 함박웃음을 볼 수 있는데
오늘은 한 발 늦었다. 신나게 먹던 이 아이 갑자기 푸시업을 하며 행복해한다.
맛있는 음식이야말로 오던 사춘기 발로 뻥 차버리는 강력한 효과가 있다. 먹을 때 제일 행복한 이 아이는 음식만 대령하면 죽어가던 애교가 심폐소생술 되어 "엄마 사랑해요"를 남발한다.
이 맛에 요리하지. 그렇지.
고생한 보람이 있네.
오늘의 식당은 마감합니다.
더 이상 나를 찾지 마세요.
설거지는 좀 부탁합니다.
저 글 써야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