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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언파파 Jun 18. 2024

아이도 아빠도 배운 걸 생각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아이언맨70.3 고성 후기 01 - 수영 1.9km

작년 재작년에도 앞줄에서 출발했는데, 그때는 수모와 수경이 벗겨지도록 몸싸움이 심했지만 이번에는 몸싸움 한 번 없이 평온하게 수영할 수 있었습니다. 예전보다는 그나마 덜 추월당할 정도로 수영 실력이 안정된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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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이 늘어나며 몇 달 동안 주말 수영 레슨을 받지 못했습니다. 대신, 이전에 배우고 메모해 두었던 내용들을 다시 생각하며 연습하는 과정에서 뒤늦게 깨달은 것들이 있습니다. 4월 서울철인3종협회 경기력 향상 특강 때 한체대 감독님께 원 포인트 받았던 내용들도 도움 되었습니다. 최근 집중한 것은 ‘스트로크 끝까지 밀어주고 마무리하기‘입니다. 이전에는 스트로크 후반부 손에 잡히는 물 저항감을 줄이기 위해 ‘탁’ 털어내는 동작에만 제 자신이 과몰입해서 물을 제대로 밀어내지 못하고 팔꿈치가 구부러진 채 리커버리를 진행하곤 했습니다. 어깨와 팔에 걸리는 부하는 적었지만 물을 끝까지 밀어내지 않으니 제대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해 속도가 느렸는데요. 스트로크를 끝까지 밀어주고 이전보다 더 재빨리 물 털어내며 리커버리를 진행하는 감각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수영은 케이던스보다 토크’라는 말씀처럼 팔을 빠르게 많이 돌리는 것보다 스트로크 하나하나 또박또박 동작을 만들어주니 글라이딩은 길어지고 체력은 아낄 수 있어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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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아직도 물속에서 캐치하고 풀/푸시할 때 손과 팔에서 놓치는 물이 많습니다. 전완근이 흔들리는 것인지 바닥면을 향해 수직을 유지해야 하는 손의 위치와 각도가 잘못된 것인지 그 이유는 더 살펴보고 보완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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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잊히기 쉽고, 배우지는 않고 생각만 하면 위태롭다.” 하였습니다. 강습을 못 받고 혼자서 복기하고 탐구하는 지금이 배우고 나서 생각하는 시기라고 저는 믿습니다. 이전에 배웠던 내용들을 메모해두길 다행입니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다시 꾸준히 레슨은 받아야 할 것입니다. 기술집약 종목인 수영을 혼자 생각만 하며 시도하는 것은 공자 말씀처럼 위태로울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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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각에 대해 연구한 독일 심리학자 헤르만 에빙하우스는 어떤 내용이든 배운 지 1시간이 지나면 절반 가까이 잊어버리게 되고, 하루가 지나면 70% 망각된다고 합니다. 배우고 깨달은 내용은 최단 시간에 반복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아이는 그림책을 읽고 재미있으면 바로 다시 읽습니다. 좋아하는 캐릭터를 그려보고 그 자리에서 한 번 더 그립니다. 그렇게 하면 더 재미있고 더 잘 그려진다고 합니다. 유아와 어린이 사이 경계 어디쯤에 있는 어린아이도 자기 하는 일에 이렇게 생각이 담겨있는데, 아빠도 그렇게 하지 않을 도리가 없습니다. 일요일 대회를 마치고 월요일, 화요일 새벽 달리기는 쉬어가고 저녁 퇴근 회복 조깅으로 대신했지만 아침 수영은 빼먹지 않았습니다. 대회에서 새로 깨달았던 좋은 감각과 발견했던 부족한 점들을 망각하지 않기 위해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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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 1.9km 34분 29초. 아직 갈 길이 많이 남았습니다. 사진은 쩝쩝 박사 냠냠 석사 커플 윤하 님이 찍어주셨습니다. 웻슈트를 입고 있을 때는 보통 제 자신이 핸드폰을 사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다른 분께서 사진 찍어주셔야 그 추억을 남길 수 있어 더욱 소중한 사진입니다. 사진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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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ONMAN70.3 GOSEONG

SWIM 1.9km 34m29s

T1 1m55s

BIKE 2h38m45s

T2 2m15s

RUN 1h34m34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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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h 51m 55s (Age 8th / Overall 28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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