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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슬 Nov 15. 2024

더 누워있고 싶은 아침입니다

우울시계가 째깍

아득히 멀어졌던 정신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눈을 감고 있지만 점점 선명해지는 감각들이 이제는 움직여야 할 시간임을 말해준다. 해야 할 것들이 넘쳐나지만 몸은 도저히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는다. 아니 눈을 뜨는 순간 밀려올 현실들이 무서워서 눈을 감고 있으면 계속 잠을 자는 상태일 테니.......


점점 깊어지는 한숨과 점차 뻣뻣해지는 허리와 목의 감각에 뒤척이다 결국 눈꺼풀에 힘을 줬다. 내 방이구나. 현실감이 없는 이 느낌에 다시 눈을 감았다. 시곗바늘이 움직인다. 그 소리가 선명하게 들린다. 바깥의 아이들 소리가 그리고 차의 경적도 느껴진다.


초점 없는 눈으로 천장만 바라보다 이불을 머리끝까지 덮어버렸다. 살아있는 것이 맞나 싶을 정도로 무감하다. 분명 보고 듣고 맛을 보지만 그에 걸맞은 감정이 느껴지질 않는다.


일어나 앉아 노트북을 켰다. 뭐 하기로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노트북을 켜야 하는 일이었던 것은 분명하다. 아무리 생각해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휴대폰을 확인해야 할 것 같아 찾으니 바닥에 놓여있다.찾아들고 확인을 하다 눈에 보이는 이부자리에 조금만 더 누워있을까라는 생각과 동시에 누워버렸다.


잠이 몰려온다. 하고 싶지 않은 일이었음이 분명하다. 이토록 회피를 하고 싶어 지다니 말이다. 마음이 더 무거워지기 전 얼른 약을 털어먹었다. 이제 조금만 기다리면 지금보단 나아질 것이다.


남들에게 쉬운 일이, 아니 내게도 쉬웠던 일이 이젠 다 버겁기만 하다. 무엇부터 잘못되었을까, 내가 뭘 잘못했을까. 답도 없는 질문에 결국 눈을 감고 잠이 오기만을 기다린다.


이 작은 방 한구석에서의 전투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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