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단상 한 개씩만 쌓여도
며칠 전 걷기 운동을 하다가 오리를 보았다. 떼를 지은 여러 마리의 오리들이 잔잔한 유속에 둥둥 떠다녔다. 평화로운 녀석들이다. 그런 오리들을 내심 부러워했다. 나 또한 평화를 찾기 위해 운동을 택했으니 오리들을 뒤로하며 조금 더 빠르게 걸었다.
가다 보니 오리 두 마리가 또 보인다. 종전의 오리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유속에 저항한다. 오리는 물의 역방향으로 전진하기 위해 머리를 앞뒤로 흔들고 발을 열심히 젓고 있었다. 나도 후자의 두 오리처럼 그날따라 유난히 거센 바람을 가르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누구는 상황에 모든 것을 맡기며 지내기도 하고 누구는 죽기 살기로 돌격 전진하며 살기도 한다. 세상은 그렇게 각자 모두가 다르게 살아가지만 지금 이 시간을 관통하는 내게 필요한 건 ‘전진’이다.
걸어가는 이 길이 매일매일 무서워도 그래도 일단 한번 전진하는 오리가 되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