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이의 시 : [비와 나누는 산책]
봄비라는 이름의 동행
이른 아침, 홀로 나선 길 위에서
오래 기다려온 친구를 만났습니다.
"같이 갈까?"
다정하게 어깨를 펴주는 그 눈빛.
빗방울 하나에 내 걸음 하나
사이좋게 박자를 맞추며
참아왔던 속마음을 털어놓습니다.
"세상살이 참 힘들다, 친구야."
내 젖은 어깨를 가만히 안아주며
비가 속삭입니다.
"이제 곧 따뜻한 봄이 올 거야, 그렇지?"
그 한마디에 꽁꽁 얼었던 마음이 설렙니다.
구름 가득해 앞이 보이지 않는 하늘이
꼭 길을 잃은 나 같아 고개를 숙이면,
비는 뚝뚝 똑똑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괜찮아, 다 괜찮아" 토닥여줍니다.
또르르 굴러가고
쏴아 시원하게 쏟아지다
추적추적 낮은 목소리로 읊조리는
너의 그 모든 말들이, 난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