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가 많은 동네다. 아니, 고양이는 사실 어디에나 많다. 몇달 전, 강아지 산책을 가기 위해서 차로 이동하다가 길위에 쓰러진 고양이를 만난 적이 있다. 그 뒤로는 그 길을 지날때마다 그때가 떠오른다. 몇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고양이가 묻힌 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상상한다. (한번도 가보지는 않았지만..)
그날은 저녁시간이었고, 나와 강아지와 둘 밖에 없었다. 길 한가운데에는 고양이가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다. 그간 죽은 고양이를 묻어준적은 여러번이었음에도 그날따라 마음이 좋지 않아서 어쩌지를 못해서 쩔쩔맸다. 자동차는 계속 오고 있었고, 다른 차들은 고양이의 사체를 절묘하게 피해서 갈길을 갈 뿐이었다. 나는 혹여나 다른 차들이 밝고 지나갈까봐 차를 중간에 세워놓았다. 지나가는 차들이 통행에 방해를 받았다.
내가 당황해서 어쩔 줄 모르는 것을 보니 짜증은 따로 내거나 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차를 멈추고 도와주는 이도 없었다. 한참을 어쩌지 하고 발을 동동구르고 있으니 눈물이 차올랐다. 나는 왜, 몇번이나 해오번 고양이 옮겨서 묻어주기조차 못하는 상태가 될걸까? 결국 짝꿍에게 전화를 해서 울면서 토로했고, 그와 통화를 하며 겨우 용기를 내서 고양이를 몸을 박스로 감싸서 옮기기 시작했다. 길 옆으로 옮겨, 주변에 나뭇가지로 허접하게나마 땅을 파고, 사체를 흙으로 덮어주었다.
내가 여태까지 본 차에 치인 고양이들은, 머리에서 피를 흘리고 있고, 눈알이나 뇌가 튀어나와있는 경우가 많았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고작 길 가쪽으로 옮기거나, 묻어주거나, 그러기 어려울때는 신고를 하는 것 뿐이었다. 그마저도 맨손으로 옮기는건 소름이 돋았고, 차에는 그럴만한 도구(주로 박스나 비밀봉지?)가 없을 때가 많아서 부담스러워하기도 했다. 마치 더러운걸 만진다는 듯이 굴었다. 조금전까지만해도 살아있는 따뜻한 생명체였을테고, 쓰다듬어주는데 전혀 거리낌이 없었을텐데 말이다.
어쩌다 심하게 찌부된 사체를 만나게 되면 더더욱 견디기 어려워했다. 외면하고 싶은 마음들이 들때가 많았다. 도저히 보기도 힘들다. 왜 죽고 터지고, 피흘리는 장면들을 보기가 어려운걸까? 내가 차에 치어 죽어서 내장이 튀어나오고 피를 흘리고 있을때, 다른 존재들이 나를 그렇게 더럽다는 듯이 대한다면 나는 기분이 어떠려나를 생각하면, 죽은 고양이게에 이런 기분을 느껴서는 안된다는 마음이 강하게 든다. 장의사라는 직업은 신성하다고 생각도 하고.. 그런데 도대체 왜.. 왜.. 나의 손은 선뜻 뻗어지지 않는걸까. 내가 아니면 도대체 누구보고 그 시신을 옮기라고 하는 걸까.
이런 나의 비겁함으로부터 멀리멀리 도망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