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어느 왕국에, 세상의 모든 지식을 섭렵한 왕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는 누구보다도 똑똑했고, 어떤 문제도 단숨에 해결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왕은 점점 고민이 깊어졌습니다.
"모두가 나를 칭송하지만, 누구도 나와 이야기하려 하지 않는구나."
왕은 신하들에게 질문을 던지면, 신하들은 두려운 얼굴로 머뭇거리며 대답했습니다. 백성들 역시 왕을 우러러보았지만, 거리에서 왕과 편안히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왕은 깊이 고민에 빠졌습니다.
어느 날, 왕은 궁전 어릿광대인 '유로'를 불렀습니다. 유로는 항상 우스꽝스러운 행동을 하고, 엉뚱한 말로 모두를 웃게 만드는 광대였습니다. 왕은 유로에게 물었습니다.
"유로, 나는 모든 문제를 해결할 만큼 똑똑하지만, 아무도 나와 편하게 이야기하지 않으려 하네. 도대체 이유가 무엇이냐?"
유로는 왕을 바라보며 크게 웃었습니다.
"전하, 세상의 가장 큰 지혜는 때때로 바보처럼 보이는 것입니다. 너무 완벽하면 사람들은 다가오지 못합니다. 한 번 바보처럼 행동해 보시겠습니까?"
왕은 의아했지만, 유로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그날부터 왕은 신하들 앞에서 일부러 실수를 하고, 어설픈 결정을 내렸습니다. 처음에는 신하들이 당황했지만, 점점 왕에게 조언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백성들 역시 왕이 장터에서 실수를 하는 모습을 보고 친근함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날, 왕국에 가뭄이 들었습니다. 신하들은 서로의 의견을 굽히지 않고 논쟁을 벌였습니다. 왕은 조용히 듣고 있다가, 평소처럼 엉뚱한 말을 했습니다.
"이 문제는 개구리에게 물어보면 어떨까?"
신하들은 처음에는 웃었지만, 왕의 말이 떠오르자 서서히 생각에 잠겼습니다. 그리고는 논쟁을 멈추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력하기 시작했습니다. 왕이 일부러 한 바보 같은 말이 신하들에게 열린 사고를 하게 한 것이었습니다.
왕은 깨달았습니다.
"완벽한 왕이 되려 하기보다, 때때로 서툴러 보이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구나. 그래야 모두가 함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
그날 이후, 왕은 일부러 조금 부족한 모습을 보이며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습니다. 신하들은 왕과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었고, 백성들은 왕을 더욱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릿광대 유로는 여전히 왕 곁에서 우스꽝스러운 행동을 하며, 왕에게 세상의 지혜를 전해주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현명한 왕은 바보처럼 보일 줄 아는 왕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왕국은 가장 평화롭고 행복한 나라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