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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황금 동전

by 기담 Mar 04. 2025

황금 동전과 욕심 많은 왕

옛날옛적, 크라운 왕국에는 누구보다도 강한 왕이 살고 있었다. 그의 이름은 트로무프 왕이었다. 그는 언제나 큰 소리로 외쳤다.
"나는 세상에서 가장 현명하고 강한 왕이다! 나를 따르면 부자가 될 것이다!"

하지만 트로무프 왕은 이상한 점이 있었다. 바로 돈에 대한 생각이 자주 바뀌는 것이었다.

보이지 않는 황금

왕국에는 신기한 소문이 돌았다.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황금 동전을 사고판다는 것이었다. 이 동전은 손으로 잡을 수도 없고, 주머니에 넣을 수도 없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것이 미래의 보물이라고 믿었다.

트로무프 왕은 그 소문을 듣고 웃으며 말했다.
"그런 건 다 거짓이다! 보이지도 않는 황금이 어떻게 진짜 황금이란 말인가? 속지 마라!"

그 말을 들은 신하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 왕은 역시 현명하셔!"

왕의 변화

그러던 어느 날, 트로무프 왕은 많은 빚을 지게 되었다. 왕궁을 짓고, 큰 연회를 열고, 멋진 옷을 사느라 황금 창고가 텅 비었던 것이다.

그때 한 마법사가 왕에게 다가와 속삭였다.
"전하, 보이지 않는 황금 동전을 직접 만들어 보시지요."

트로무프 왕은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
"내가 그 동전을 만들면… 사람들이 그것을 살 것인가?"

마법사는 미소를 지었다.
"전하께서 만든 것이라면 모두 믿고 살 것입니다!"

그날 밤, 트로무프 왕은 몰래 황금빛 마법 주문을 외우며 새로운 동전을 만들었다.
"이제 이 동전은 왕실에서만 나오는 특별한 황금이다!"

다음 날, 왕국 곳곳에 전령이 외쳤다.
"우리 왕께서 세상에서 가장 귀한 동전을 만드셨다! 이 동전을 가진 자는 부자가 될 것이다!"

황금의 마법

왕이 만든 마법 동전은 순식간에 인기를 끌었다. 사람들은 그 동전을 사기 위해 금화와 은화를 바꾸었고, 왕의 황금 창고는 다시 가득 찼다.

"보이지 않는 황금이라 했던 것이 이렇게 귀한 것이었구나!"

트로무프 왕은 더 많은 동전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는 신하들에게도 말했다.
"이제부터 우리 왕국의 미래는 이 황금 동전에 달려 있다!"

사람들은 점점 더 많은 돈을 투자했고, 시장에는 보이지 않는 황금이 가득 찼다.

욕심의 끝

그러던 어느 날, 한 지혜로운 소녀가 왕 앞에 나와 물었다.
"전하, 이 황금 동전은 왜 값이 오르기도 하고 내리기도 하나요?"

왕은 크게 웃으며 대답했다.
"그것은 내가 정하는 것이다! 내가 ‘이 동전이 값지다’라고 말하면 값이 오르고, 그렇지 않다고 하면 내리는 것이다!"

그러자 소녀는 조용히 말했다.
"그럼 이 동전은 진짜 황금이 아닌 것이군요."

왕은 깜짝 놀라 얼굴이 붉어졌다.
"네가 감히 나를 의심하는 것이냐? 이 동전은 왕국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다!"

하지만 그 순간, 왕국 곳곳에서 소란이 일었다. 사람들은 왕이 만든 동전이 진짜 황금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 그리고 하나둘씩 왕의 동전을 팔기 시작했다.

황금의 몰락

그날 밤, 트로무프 왕은 다시 텅 빈 황금 창고를 보며 한숨을 쉬었다.
"나는 최고의 황금을 만들었다고 생각했는데… 왜 사람들은 나를 떠나는 것인가?"

마법사는 조용히 속삭였다.
"전하, 황금은 보이는 것이어야 합니다. 욕심으로 만든 황금은 결국 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왕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새로운 시작

그 후, 크라운 왕국의 사람들은 다시 진짜 황금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트로무프 왕도 더 이상 마법 동전을 만들지 않았다.

그는 여전히 큰 소리로 말했다.
"나는 위대한 왕이다! 나를 따르면 부자가 될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제 왕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지 않았다. 대신, 스스로 무엇이 진짜 가치 있는 것인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왕국은 다시 평화를 되찾았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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