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허위 세금계산서 발급 사건 원심 파기환송
대법원은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허위세금계산서교부등) 혐의로 기소된 사건에서, 실제 사업체 운영자가 아닌 타인 명의로 세금계산서를 발급·수수한 경우 조세범처벌법 위반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된 사안에 대해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환송했다.
◇ 사건 개요 및 원심 판단 ◇
본 사건은 식품 제조·판매업을 운영하는 피고인이 횡령할 목적으로 페이퍼컴퍼니를 설립 또는 인수하여 계열회사의 매출금을 해당 페이퍼컴퍼니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명의만을 빌린 세금계산서를 발급·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것이다.
원심은 계열회사와 페이퍼컴퍼니 사이의 내부거래에 대해서는 유죄로 판단했으나, 실제 거래가 이루어진 나머지 거래에 대해서는 명의자가 아니라 실제 사업체를 운영하며 재화 등을 공급한 계열회사가 세금계산서 발급 및 수취의 주체가 될 수 있다고 보아 해당 거래 부분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 대법원의 판단 ◇
그러나 대법원(재판장 오석준 대법관)은 원심의 판단을 뒤집고, 해당 거래 역시 거짓 세금계산서 작성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환송했다. 대법원의 주요 법리는 다음과 같다.
부가가치세법 하에서 세금계산서는 조세 징수를 용이하게 하는 핵심 증빙서류로, 그 발급·수수 질서를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세범처벌법 제10조는 실물거래 없이 세금계산서를 수수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규정으로, 단순 조세포탈 여부가 아니라 세금계산서의 증빙 기능을 보호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실제 거래를 수행한 사람이 사업자등록을 했더라도 형식적으로 제3자 명의로 사업을 운영하면서 세금계산서를 발행했다면, 이는 세금계산서 발급의 원칙을 훼손하는 것이므로 조세범처벌법 위반이 성립한다.
본 사건에서 계열회사와 페이퍼컴퍼니가 별도로 사업자등록을 했으며, 과세당국이 실제 사업 주체를 구분하는 데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명의자인 페이퍼컴퍼니가 아니라 실제 사업 운영자가 세금계산서 발급의 주체라고 볼 수 없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내부거래를 제외한 나머지 거래 역시 조세범처벌법 위반으로 볼 수 있다며, 원심의 무죄 판단이 잘못되었음을 지적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환송했다.
◇ 판결 의미 및 향후 전망 ◇
이번 판결은 조세범처벌법의 해석과 관련하여 중요한 기준을 제시한 사례로 평가된다. 대법원은 실질적 사업 운영자를 중심으로 세금계산서 발급의 적법성을 판단해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했으며, 단순히 명의자가 사업자등록을 했다고 해서 조세법상의 책임이 그 명의자에게만 귀속된다고 볼 수 없음을 명확히 했다.
향후 유사한 조세 사건에서 실제 사업 운영자의 역할과 책임이 더욱 엄격하게 심사될 것으로 예상되며, 과세당국과 법원의 조세범죄 판단 기준이 보다 명확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