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생의 나에게
한 죄수가 있었다. 그는 큰 죄를 지어 내일 사형을 앞두고 있었다. 간수는 죄수가 무슨 죄를 지었는지 궁금해 물었다. 죄수는 무겁게 입을 열었다.
"나는 군인이었소. 그리고 지휘관이었지. 우리 부대의 임무는 늪지대 안쪽에 있는 용의 둥지를 파괴하는 것이었소. 우리는 작전대로 늪지대를 건너 용의 둥지로 진입했는데, 둥지에는 용의 흔적은 없고 사람들이 모여 사는 마을이 있었소. 그래서 상부에 보고하니, 그 사람들과 마을을 전부 죽이고 파괴하라는 명령을 받았소. 나는 그럴 수 없었고 그대로 복귀하였지. 그랬더니 이렇게 되었소."
간수는 죄수의 이야기를 듣고 깊은 연민을 느꼈다. 간수는 교도관장에게 이 사실을 이야기했다. 그러나 교도관장은 냉정하게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 해도 군법을 어긴 군인인 것은 변함이 없네."
간수는 교도관장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결국 스스로 죄수를 풀어주기로 결심했다. 그는 아무리 명령이라 해도 무고한 사람들을 죽이라는 명령은 잘못되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밤이 되자 간수는 조용히 죄수의 감방으로 가서 문을 열었다.
"여기서 나가시오. 멀리 도망쳐 더 나은 삶을 살길 바라오."
죄수는 간수에게 깊이 감사하며 도망쳤고, 간수는 자신의 결단이 옳았기를 바라며 그를 지켜보았다.
간수는 곧 발각되어 체포되었다. 그는 죄수를 풀어준 죄로 감옥에 갇히게 되었다. 동료들은 그를 배신자로 여겼지만, 간수는 자신의 선택에 후회하지 않았다. 간수는 까마귀의 먹이가 되었다.
로아가 교도관장을 만나서 이 사실을 들었다. 교도관장은 이 사건의 총 책임자로서 불명예 사퇴가 예정되어 있었다. 로아는 물었다. "간수가 잘 했다고 생각하시오?" 교도관장은 당연히 아니라 말하며 자신이 좀 더 잘 교육 시켰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죄수는 잘 했다고 생각하시오?" 교도관장은 "죄수의 말이 사실이라면 나라도 그렇게 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라고 답했다. "그렇다면 둘에게 사형을 선고한 국가는 어떻소?" 교도관장은 대답할 수 없었다. 원래는 내가 몸담은 국가를 욕하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평소와 다르게 국가에 대해 강한 반감이 들었고 이 반감은 둘에게 사형을 선고한 것보다도 나에게 책임을 물었다는 것에서 기인한 것일지 모른다고 찰나의 순간동안 생각했다. 머리가 아파왔다. 잠시 후,로아는 온데간데 없었고 로아가 있던 자리에는 편지 한통만 남아 있었다. 그 편지봉투에는 '선물'이라고 적혀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