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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봄

by 흰돌

봄이다 봄


날도 따뜻, 봄꽃들이 피어나고

덩달아 엄마도 기분이 좋다

아이도 씩씩하게 병아리마냥 총총 학교로 들어가고

봄을 만끽하며 가벼운 산책


간단히 집을 정리하고

예약한 미용실에 가는 길도 설렌다

간단히 앞머리를 손질한 것뿐이지만

달라진 내 모습이 마음에 든다

살랑 마음에 바람이 인다


가벼운 옷차림 가벼운 발걸음으로

마트와 상점에 들러 버터와 감자 따위를 사고

아이를 데리러 가는 길이

아이를 기다리다 우연히 만난 같은 반 엄마들과의

소소한 대화도 조금은 외롭던 마음에

팡팡 봄꽃을 피운다


조금은 게으르고 도태되어 가는 시간 같지만

내 아이와 더 많은 시간과 기억을 만들고

겨울처럼 메마르고 성긴 나의 마음이

이 시간들로 하여금 조금은 촉촉해지고 있다


지금이 나의 봄날임을.

이 시간을 이 순간들을 오롯이 느끼고 기억해야지.


내 아이의 새순 같은 손과

꽃망울 같은 눈과

봄햇살 같은 미소를

기억해야지 꼭.


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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