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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섬 Aug 20. 2022

그림, 유머를 잃지 않다

시트콤 같은 명랑한 일상_쇼카르네 모로


[그림, 친구와 일상을 나누다] 에 달아주신 여러 댓글 중에 '명랑한..'을 한 접시 추가 주문하신 작가님이 계셔서 이번 글에서는 '명랑한..'을 담뿍 담아 그림을 그렸던 쇼카르네 모로의 그림을 소개합니다. 같이 감상하고 싶은 그림의 주제 또는 관심 있는 화가, 평소 궁금하고 알고 싶었던 그림이 있다면 댓글에 남겨주세요. 소중히 함께 감상하도록 준비해 보겠습니다. ^^




쇼카르네 모로는 프랑스 화가로 길 위의 아이들의 모습을 많이 그렸다. 이 아이들은 부모 없는 고아 또는 생계를 위해 일을 해야 하는 가난한 아이들이다. 당시는 어린아이들을 그저 어른의 축소판, 작은 어른에 불과하다고 여겨 성장기 아동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노동을 시키고 학대하는 일이 많았다. 특히 좁은 굴뚝에 들어가 청소하는 위험한 일에 몸집이 작은 아이들이 많이 이용되었다. 화가는 청소년 시기의 장난스러운 모습들을 특유의 명랑함으로 생동감 있게 나타내며, 비록 가난 때문에 일을 해야 하는 처지이지만 친구들과 놀이가 필요한 철없는 아이들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 달라 대중들에게 호소하였다.


'금지된 맛' 이란 제목의 그림이다. 붉은 옷을 입은 아이는 미사 중에 사제를 돕는 역할을 하는 복사로 제구를 보관하는 장에 준비해 둔 주수병(포도주와 물을 담은 작은 병)을 꺼내 빵 바구니를 들고 배달을 온 친구에게 건넨다. 미사주(포도주)를 몰래 맛보는 호기심 많은 아이들의 모습을 재미있게 나타냈다.


Paul Charles Chocarne-Moreau_Sabor prohibido (1893)


아이들끼리 장난을 치고 있다. 놀리는 아이의 표정과 당한 아이의 깜짝 놀란 몸짓에 웃음이 난다.   


Paul Charles Chocarne-Moreau_Apprenti cuisinier et ramoneur (1901)


놀리기도 하고 싸우기도 하지만 살갑게 챙기는 결국  친구다. 배고픈 친구를 위해 평소 맛보기 힘든 음식을 나누기도 하고 고단함을 씻어 낼 물과 비누를 준비해 주기도 한다. 서로를 바라보며 웃는 아이들의 모습이 반짝거린다.


Paul Charles Chocarne-Moreau_Entre Amis, c1892


Paul Charles Chocarne-Moreau_Getting Clean


화가는 거리의 아이들의 모습을 유쾌하게 화폭에 담았지만 당시 아동노동과 착취는 상당히 심각한 상태였다. 빈곤에 찌든 부모는 돈을 받고 아이를 물건처럼 팔아넘겼고, 아이를 넘겨받은 업자들은 그저 돈벌이 수단으로 아이들을 여길 뿐이었다. 특히 굴뚝청소는 매우 위험한 작업이어서 불에 타 죽거나, 좁은 틈에 끼어 질식사하거나 높은 곳에서 떨어져 사망하는 경우가 수두룩했다. 그래서 화가는 아이들에게 천진한 웃음을 찾아주고 싶은 마음을 담아 그림을 더욱 밝고 유머 가득하게 그렸을지 모른다. 아이들은 일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구슬치기를 하며 놀아야 한다고 말이다.


Paul Charles Chocarne-Moreau_Un jeu de billes


※ 그림 출처 : Belle Epoq / Universal paint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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