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음도 민원 처리 과정
3번째 보좌관 생활이 인생 마지막 직장생활입니다.
그 후로는 창업의 길로 나섰습니다.
앞의 2번의 보좌관 생활은 국회에서 근무했는데, 마지막에는 국회의원 지역구에서 근무했습니다.
지역구는 지역관리, 민원 업무가 주업무입니다.
담당했던 지역은 수도권의 한 지역이었습니다.
빠른 속도로 팽창하는 지역으로서, 각종 민원이 난무하는 곳이었습니다.
아파트촌도 있고, 빌라촌도 있고, 바다도 있고, 공장과 농토가 산재한 지역입니다.
우음도 개발 전세입자 전화
고등학교 2학년 때 우음도로 1주일 봉사활동을 간 적이 있습니다.
적십자연합서클에서 갔습니다.
서울시내 5~6개 남녀 고등학생이 함께 갔습니다.
수로에 있는 잡풀도 뽑고, 마을길에 시멘트 포장을 하는 등 여러 일을 했습니다.
숙식은 섬에 있는 초등학교에서 잤습니다.
마지막 날에는 섬 꼭대기에 있는 군 부대에 가서 군인들 위문공연도 했습니다.
그 자리에 지금은 전망대가 세워져 있습니다.
남자 고등학교만 다니다가 여학생들이랑 갔으니 얼마나 가슴 설렜겠습니까?
그런데 그 섬이 서해안 어디쯤이라는 것은 기억하고 있었지만, 지도에서는 발견하기 어려웠습니다.
보좌관으로 근무하면서 그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민원전화가 왔습니다.
아주머니였습니다.
“우음도 개발사업하던 당시 세입자였는데요. 개발하면 입주권 주겠다고 약속받았습니다. 그런데 아직 소식이 없습니다.”
우음도는 94년에 육지와 연결되었습니다.
제가 전화 받았을 때는 2021년이었습니다.
시간이 엄청나게 지난 민원인 것입니다.
아, 지도에서 없어진 이유가 섬 자체가 육지가 되었구나.
여하튼 딱한 사정입니다.
개발 당시에는 온갖 약속을 해놓고 이제는 어디에 하소연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상태가 된 것입니다.
시청 주택관리 담당하는 과에 전화했습니다.
“우음도 개발사업 담당자랑 통화하고 싶습니다.”
“우리 부서는 지어진 주택을 관리하는 업무가 주업무입니다. 도시개발 관련 부서가 더 적합할 것 같습니다.”
도시개발 관련 부서로 연결했습니다.
“세입자에게도 권리를 주겠다는 약속을 한 것으로는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부서 사업이 아니라서요.”
도대체 누가 담당이라는 건지.
이런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권한이 세분되어 있어서 한 부서가 전적으로 처리하는 경우보다는 여러 부서가 얽혀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잘 안 풀리는 민원은 특히 그렇습니다.
여기저기 전화한 끝에 시청의 2개 과, 그리고 수자원공사(그 지역의 서해안 개발 사업을 담당하는 공사가 수자원공사입니다), 주택공사가 관련 기관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네 군데 기관 관계자 회의를 했습니다.
“행정에서 분명하게 약속한 것이니만큼 시간이 지났더라도 챙기는 것이 맞습니다.”
4개의 행정기관이 하나의 민원 해결을 위해 합동활동을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혜택을 보게 될 분이 도움이 절실한 분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보람도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