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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로리 Oct 25. 2022

가성비 있게 키웁니다

가성비 육아의 세계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결혼 6년 만에 시험관 시술로 어렵게 첫 아이를 만났다. 너무나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아이라 그 아이에게는 재고 따지는 거 없이 뭐든 다 해주는 엄마가 되고 싶었다. 그런데 정작 엄마가 되어보니 마음처럼 뭐든 다 해주기가 쉽지 않다는 걸 느꼈다.


부부 공무원 월급 500만 원으로는 영어유치원, 좋은 브랜드의 유모차, 사교육 등을 마음껏 시켜줄 수 없는 게 현실이었다. 이상과 현실의 괴리가 마음을 불편하게 했고, 뭐든 다 해주는 것처럼 보이는 주변 엄마들의 말들이 다 의식됐다.

      

원래 아이는 가성비 있게 키우는 거야     


내 불편한 마음을 눈치챈 남편이 웃으면 말했다. 원하는 대로 다 해줄 수 없어 속상한 내게 가성비를 운운하다니. 처음에는 그런 남편이 너무 눈치 없고, 아기에게 돈을 아끼는 쩨쩨하고 인정 없는 부모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남편이 언급한 가성비는 아이를 위한 소비에 돈을 아끼고, 아이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었다. 우리가 가진 돈과 시간 내에서도 충분히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다는 묵직한 위로였다. 내 안의 열등감이 남편을 쩨쩨한 사람으로 만든 것이었다.

     

가성비, 가격 대비 성능의 비율이라는 말의 줄임말로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율을 내는 것을 말한다. 평소 소비를 하거나 일을 할 때에는 가성비, 효율성을 따지면서 육아에 가성비를 붙이니 왜 반감이 들었던 걸까. 부끄럽게도 난 가성비에 이중잣대를 대고 있었나 보다.   

  

아이가 태어나고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가성비 육아를 해왔다. 그러다 가성비 육아의 진정한 의미를 발견했다. 이 방법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육아의 본질에 더 가까워지기 위한 노력이자 아이가 현명한 선택을 할 줄 아는 어른으로 키우기 위한 교육법 그리고 가족 구성원 모두의 행복을 위한 길이었다.     


지나치면 모자라는 것만 못하다는 말이 있다. 아이가 원하는 모든 걸 충족시켜주는 부모 아래서는 절제와 만족을 배우기 어렵다고 한다. 지나친 사랑이 독이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아이에게만 올인하면 가정의 근간이 흔들린다. 실제로 아이에게 모든 걸 쏟아붓는 주변 지인의 집을 보면 육아 가치관 차이와 경제적 문제로 부부간의 갈등이 빈번히 일어나고, 아이를 향한 지나친 통제로 자식과의 사이가 멀어지는 경우도 많이 봐왔다.     


지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완벽한 균형을 맞추는 건 힘든 일이다. 그래도 제한된 자원으로 균형을 맞춰가는 노력은 가족 모두의 성숙과 성장의 동력이 된다.      


육아를 하다 보면 수많은 선택의 기로를 마주한다. 그 기로 앞에서 나중에 덜 후회하는 선택을 하는 방법은 바로 본질을 되새기는 것이다.


육아에 앞서 우리가 왜 결혼을 하고, 왜 아이를 낳았는지 그 이유를 다시 떠올려보는 것이다. 우린 혼자보다 둘이 같이 있어야 행복할 것 같고, 둘보단 서로를 닮은 아이가 있으면 더 행복하게 살 것 같았기 때문에 결혼을 했고, 또 부모가 되었다.     


아이만을 키우기 위해서 결혼을 한 게 아니다. 그렇기에 돈이든 시간이든 어느 한쪽으로 지나치게 쏠리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제한된 돈과 시간은 가족이 함께 공유해야 한다. 그래야 그 안에서 무제한적인 사랑과 믿음이 싹튼다. 무제한적인 사랑과 믿음이 있는 가정에서 자란 아이야말로 건강하고 밝은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자랄 수 있다.      


2022년 기준 출산율 0.7명, 아이를 낳지 않는 수많은 이유는 중 하나는 바로 경제적 이유 때문이라고 한다. 아이 하나 키우는 데 억 소리가 나고, 육아 지원도 턱없이 부족한 헬조선이라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부모가 되는 것을 결심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돈이 많은 것과 아이를 잘 키우는 것은 상관관계가 없다. 적은 돈으로도 충분히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다. 이 브런치 북에서는 우리 가족의 가성비 육아법을 다루려고 한다. 1장에서는 비용을 줄이는 가성비 육아법을 그리고 2장에서는 본질에 집중하는 육아법을 정리했다.


아이에게 원하는 걸 다 해주지 못해 속상한 엄마, 아빠들과 돈 때문에 출산을 망설이는 신혼부부에게 묵직한 위로를 전하고 싶다.      


원래 아이는 가성비 있게 키우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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