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보내는 마흔다섯 번째 편지

As always

by 한결


오전 미팅이 끝나고 메일을 보내려 하는데 네 얼굴이 인터넷에 떠있더라. 비슷한 사람이겠지 하며 넘어가려다 혹시나 해서 뒤로 가기 버튼을 눌렀어.

기사를 클릭하고 눈앞에 초점이 흐려졌다.


아버지가 최근 네 소식을 전했을 때 결혼을 준비한다고 들었어. 그때 가면 축의금이라도 보내야지 다짐했는데 부의금이 될 줄은 넌 알고 있었을까.




의형제를 맺은 가족들 덕분에 어린 시절 같이 참 많이 놀러 다녔다 우리. 큰아빠와 아버지는 둘도 없는 형제 사이였고 넌 내게 이 세상에 태어나 만난 첫 친구였어. 어릴 적, 봉화로 여행을 갔을 때 같이 소꿉장난 하다 네가 '크면 나랑 결혼할 거지?!' 했던 말들이 생생해. 다른 길로 가야 하는 차 안에서 너랑 같이 가겠다고 떼를 썼던 나도.


네가 날 보러 일산에 놀러 왔을 때, 인기 유튜버가 돼서 내 알고리즘에 너로 가득했을 때, 군대 잘 갔다 오라며 밥을 사줄 때, 그리고 성인 돼서 같이 처음 가보는 홍대 길거리까지. 잠시 흐려졌던 기억들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온다. 전시회 때문에 대전에 잠시 들렸을 때 널 보지 않은 걸 난 두고두고 후회할 거야.


손이 떨려와서 반차를 내고 집에 왔어. 오늘따라 집이 더 춥고 외롭네. 4일이 지난 샌드위치를 먹고 네 영상을 하나씩 눌러보다 참을 수 없는 그리움에 사무친다. 잘 지내냐는 말 한마디 못 건네서 미안해. 미안해 다솔아.



날 한결이라고 부르던 몇 안 되는 사람들이 떠나갈 때마다 내가 잊혀가는 기분이 든다.

오늘 밤 잠에 들기 너무 힘들 거 같아.


다솔아. 그동안 살아내느라, 버텨내느라 너무 고생 많았어.

다시 만나면, 그때도 꼭 한결이라고 불러줘.


안녕



너의 한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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