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보내는 마흔여섯 번째 편지

As always

by 한결


1월, 세 사람을 떠나보냈습니다.


한 친구와는 존재적으로 이별했고,

한 사람과는 사랑의 마침표를 찍었으며,

한 분과는 천 실을 제가 직접 끊어냈습니다.


떠나간 친구에게는 미안함이 남아 있습니다. 자주 연락하지 못한 것에 대한, 그녀가 보냈던 신호를 알아차리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뒤섞여 있습니다. 그 친구 생각만 하면 슬픔이 밀려와 서둘러 옷을 껴입고 추운 거리를 무작정 나서기도 합니다. 멈춰 있으면 마음이 먼저시려올 것 같아서요.


마침표를 찍은 사람에게는 고마움이 남아 있습니다. 아물지 않는 상처를 받았고, 어쩌면 오래도록 그 흔적을 안고 살아가야 할 테지만 그 시간 속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습니다. 책임감과 사랑, 이 두 가지가 무엇인지 온몸으로 알려준 너무도 눈부신 사람이었습니다. 덕분에 이제는 어떤 사람과 미래를 약속해야 하는지 어렴풋이 알 것도 같습니다.


천륜의 연을 끊어낸 분에게는 후련함이 남아 있습니다. 자식의 안위보다 자신의 명예를 더 앞세운 분이었습니다. 그만해 달라는 외침은 메아리처럼 되돌아왔고 결국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으셨습니다. 소매 끝의 실밥을 자르듯, 그 인연을 잘라냈습니다. 그리고 비로소 주체의 삶이 무엇인지 깨닫습니다.




감사함으로 기도합니다.

걸을 수 있는 두 다리를 주신 것,

어떤 사랑을 찾아야 하는지 희망을 비춰주신 것,

안부를 묻고 먼 길도 마다하지 않고 찾아와 주는 친구들을 제 곁에 두신 것에 감사합니다.

매일 아침 눈을 뜨는 일조차 당연하지 않은 삶 속에서

당신은 늘 제게 위로를 건네십니다.


어부들은 파도가 치지 않는 바다를 죽은 바다라 부른다고 합니다.

저는 파도가 넘실거리는, 살아 있는 바다가 되고 싶습니다.

파도는 때로는 거칠 테지만 결국 우리를 뜻한 곳으로 데려다줄 믿음이 있으니까요.


그 여정을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멘.



땅 위에서, 한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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