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아플수 없다

강철여인의 딸이기에 더더욱

by 녹차맛아이스크림

엄마의 감기

아이의 코감기가 나을 무렵, 내게 감기가 찾아왔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목이 아파 불안함에 생강차랑 갈근탕&몸살약을 때려넣었다. 다행히 목 부은 건 없어졌으나 코감기와 두통이 찾아왔다. 그렇게 어찌어찌 일요일을 보내고 월요일이 되자마자 어머님께 아이를 맡기고 집 앞 병원을 다녀왔다.
집에서 나가서 다시 집이 돌아오기까지 3시간.

이즈음 이비인후과는 대기시간이 폭발적이었다. 어머님이 봐주시고 계셔서 최대한 빨리 해보려고 첫번 째 병원에 예약을 걸어두고 다른 병원도 가보았지만, 결국은 3시간 대기 엔딩이었다. 그 3시간이라는 시간 동안 내 마음은 너덜너덜해졌고, 판단미스를 했다며 수백번 자책했다.

아픈 것도 억울한데 시간낭비를 했다고 생각했다. 병원 한 번 가는 게 이렇게나 힘든 일이라니. 절대로 아프지 말아야겠다 다짐했다.

아프면 내가 고생이고,
엄마가 골골대니 아이도 고생이고,
육아에 집중을 못하니 온 가족이 비상이다.

엄마는 강철체력?
돌이켜보면 내가 어렸을 때 엄마가 아팠던 기억이 거의 없다.
정말 딱 한 번 엄마가 아파서 집에 누워있었는데 물을 가져다 달라고 해서 가져다드린 기억이 있다. 엄마가 다 낫고나서 '아침에 주스'가 먹고 싶었는데 그게 생각이 안났다고 하셨던 기억이 있다. (아침에 주스 이제는 실컷 드릴 수 있는데...)

엄마는 우리를 키울 때는 아플 틈이 없어서, 아프면 안돼서 강철여인이 되었던 걸까?
그렇게 미루고 미루며 우리를 다 키워내고 둘째인 나까지 취직하자마자 그렇게 크게 아팠던걸까?

자신의 인생보다 엄마로서의 삶의 영역이 너무 컸던 사람, 이제 내가 엄마가 되어 그녀의 삶을 반추한다.

나도 엄마로서 강해져야지. 그리고 나 자신으로서도 강해져야지. 먼 훗날에도 우리가족이 함께 웃을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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