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 are a way for the cosmos to know itself.”
“우리는 코스모스가 스스로를 인식하는 방식이다."
칼 세이건
밤하늘 찬란한 우주의 별빛은 인간에게 질서와 조화를 알려주었다. 인간은 상상하고 꿈을 꾸며 자신도 저 별을 향한 여정을 걸으리라 다짐했다. 그 여정은 문화가 되었고 종교가 되었으며, 과학과 문명을 탄생시켰다.
너무나 아름다운 이야기이다.
과학은 곧 문명을 이끄는 커다란 엔진이 되어주었다. 엔진의 굉음은 점점 더 커져갔고, 때때로 문명을 의도치 않은 곳에 충돌하게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슬픔과 좌절로 멈춰있을 수는 없는 법.
이제 인간은 과학이라는 엔진을 다시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재설계를 시작해보려 한다.
이것 또한 아름다운 이야기로 남을 것이다.
참으로 고맙게도 코스모스는 늘 변함없이 우리 곁에 머물러주었다. 낮엔 해가 뜨고 밤엔 달이 뜬다. 북극성은 항상 천구의 북쪽에 남아 별자리의 중심이 되어준다. 달은 우리에게 규칙적인 밀물과 썰물을 만들어 생명의 다양성을 유지시켜 주며, 태양은 이 작지만 소중한 행성에 생명을 유지시키는 에너지원이 되어준다.
마치 우리를 위해 변함없는 그들의 완전함을 보여주는 듯 말이다.
"코스모스는 과거에 있었고, 현재에 있으
며, 미래에 있을 그 모든 것이다."
- 칼 세이건, 《코스모스》
참 소중하다. 우리는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그 아름다움을 바라볼 수 있다. 인간이 직립보행을 하며 하늘을 올려다볼 수 있는 종으로 태어난 것은 정말이지 놀라운 축복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언제든 우리의 본향을 바라보며 과거와 현재를 되돌아보고 미래를 계획할 수 있다.
별빛 아래에서 시작된 인류의 서사시는 끝나지 않을 것이다. 우리의 위기는 우리가 해결할 것이며, 그 경험을 통해 더 나은 내일을 향유할 가치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
우리의 존재는 우주의 먼지나 티끌 같은 존재가 아니라 찬란한 코스모스의 파편으로서 그 코스모스가 이어지는 무궁한 순간까지 함께하리라 믿는다.
우리는 지금, 회복의 문턱에 서 있다.
이 회복은 과거로 돌아가는 퇴보가 아니다.
이것은 더 높은 차원의 질서를 향한 진화, 우리 자신이 진정한 '우주적 존재'임을 자각하는 내면의 귀환이다.
이 책은 그 여정의 시작에서 작은 별빛 하나를 건네고자 했다. 그 별빛은 어쩌면 희미하고 연약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 빛은 수천 년 전부터 우리를 향해 날아온 신호이며, 지금 이 순간, 우리의 마음속에서 다시 타오를 수 있는 코스모스의 불씨다.
이 책의 내용은 여기서 끝이 나겠지만, 인류의 위대한 발걸음은 태고의 첫 인간이 찬란한 빛으로 가득 찬 밤하늘을 올려다보았을 때부터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다.
우리의 발걸음을 빨라지기도, 느려지기도, 멈추기도 했었고, 미끄러지고, 넘어지고, 쓰러지기도 했지만 다시 일어나 그 걸음을 옮겨나가고 있다.
그리고 어느새 코스모스는 닿을 듯 가까운 거리가 되었다.
그 별들의 품이 눈앞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코스모스를 향한 항해자들이여.
이제, 인류의 미래는 더 이상 미지의 것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깨어날 때, 언제든 시작될 수 있는 현실이다.
내일에 내일이 쌓여, 항해의 거리를 더해간다.
그리고 그 항해의 시작과 끝에는 우리의 영원한 본향인 코스모스가 있다.
먼 훗날,
코스모스와 진정으로 하나 된 그날의 신인류가, 오늘을 돌아보며 이렇게 말하길...
이 시대는 인류의 가장 위대한 항해의 시대였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