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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이루어질지니'라는 크로스핏의 매력

크로스핏을 했더니 백운대 정상을 완등하네

by 하루

북한산 백운대 정상에 오르다. 꺅~~~!


크로스핏은 나에게 소소한 행복과 큰 선물을 가져다줬다.


"유연한데요?"

그 말에 빵 터지며 가볍게 입문하도록 도왔고

가스로 빵빵했던 배가 서서히 가라앉으며

약으로 해결하지 못했던 스트레스성 신체화 증상을 극복하게 해줬다.


크로스핏의 근육통은 7개월이나 지속됐지만

배가 터져 죽을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한 후,

살아야 했기에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견딜 수 있었다.


그렇게 서서히 체력이 증진됐다.


매년 여름마다 더위에 숨을 쉴 수 없어

'왜 이모양지' 눈물을 펑펑 흘리며

꾸역꾸역 출퇴근을 반복하던 나에게

온전한 '숨'을 돌려주었다.


코치님들과 회원님들의

"할 수 있어요"는

어떤 개인사의 질문도 없이

그저 무조건적인 응원과 배려였기에

종교에 빠지듯 힘을 얻었다.


그렇게 안되던 것을 하나씩 이루고

2년 반이 넘어가는 시점.


2025년 한 해 동안

마라톤 5km로 시작, 10km까지 업그레이드하며 완주를 하도록 이끌었다.


집중을 하면 두통으로 시체가 되서

책도 드라마도 만화도 영화도

그 무엇도 볼 수 없었던 내가

넷플릭스 드라마를 정주행 했고

하물며 카카오브런치 작가가 되어

글을 연재하도록 길을 터주었다.


또한 음식도 제대로 못 먹고 끄응끄응. 크억 트림하고 속 쓰려셔 죽만 자주 먹던 나에게

소중한 한끼를 돌려줬다.


지금은 요즘 유행하는 하이록스까지 섭렵하게 만들어준다. 역도는 무게가 늘었고 살은 진작에 빠졌다.






마침내 지난달

꿈에 그리던 북한산 백운대를

거의 20년만에 완등하게 되었다.

하도 오래되서 정확한 기억은 아니다.


산은 나에게 연인이다. 그냥 옆에 있어주고.

그냥 아무 것도 묻지않고. 그저 토닥여주는.

설레는 그 마음을 무엇으로도 표현할 수 없다.


건강한 모습으로 숨 하나 차지 않고 쭉쭉 올라갔다. 산행 후 퉁퉁 붓던 붓기도 사라졌다.

그저 악으로 깡으로만 올라가던 산행이 이렇게나 가벼운 것인 줄 처음 알았다.


나의 산행은 이제 다시 시작이다.

그러면 언젠가는 겨울산행을 갈 수 있겠지.

'다 이루어질지니' 넷플의 드라마 제목처럼.




크로스핏은 나에게 내려온 선물이다.

아직은 살아볼만하지 않겠냐고.


내가 누구였는지를 기억하게 만들고

나를 조금은 덜 원망하고 사랑하게 만드는


이러니 어쩌지!

너무 좋다. 크로스핏♡♡♡♡




# 독자님들 안녕하세요.

<50대 아줌마의 크로스핏 도전기>는 이번 화로

마무리됩니다. 필력도 부족하고 같은 말을 무한반복하는 느낌도 들고 좀 더 성장해서 다시 오겠습니다. 글은 마무리되지만 크로스핏 도전은 내년에도 쭈욱 갑니다.


그동안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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