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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ll ball shot! 농구게임기1단계 통과

크로스핏 뭐니? 너의 정체!

by 하루

크로스핏은 가끔씩 특별한 선물을 준다.


Wall ball shot을 처음 만난 날.

공의 두려움이 먼저 떠올랐다.

공이 무서운 게 아니라 공을 잘 못 다루던 나에 대한 사람들의 무시가!


"넌 배에 똥만 찼니!"

라고 소리치던 선생님의 비웃음에 그때부터 피구, 발야구 등등 잘하는 것이 참 없었다.

피구는 재수 없으면 얼굴 맞고 땡!

발야구는 헛발질에 눈치만 보고 끝!

야구는 혼자 동전을 넣어가며 연습했지만 돈 날리고 끝!


허재가 인기 있는 농구선수였던 시절.

그에겐 여자 팬들이 많았으나

팬이 되고 싶지 않았다.

그저 못해도 내가 직접 뛰고 싶었을 뿐.


여자애들은 피구만 하던 시절.

못하는데 재미도 없었다.

머리만 숱하게 맞았다

피구 대신 농구, 발야구 대신 축구.

응원말고 직접!

공은 그렇게 멀어졌다.





박스에 왔는데 공이 있었다.

타겟을 알려주시고 자세를 가르쳐 주셨다. 4lb(약 1.8kg)공이 참으로 무거웠다.

'이걸 어떻게 던져?'


벽을 타깃으로 삼아 던지기로 했다.

어느날 가능성이 있어 보여 천장에 매달린 타겟에 공을 던졌다. 못 잡고 얼굴로 떨어져서 안경이 찌그러졌다. 그 이후엔 다시 늘 벽이 타겟이 됐다.


자세가 안좋아도 힘없이 공이 떨어져도 코치님들은 매 순간 잠깐씩 와서 조용히 알려주시고 회원들의 자세를 코칭하러 가신다.

단 한번도 "왜 이렇게 못해요!"

소리를 하신 적이 없다.

회원들은 자기 와드 하느라 관심 밖이다.

다들 자기 자신의 목표와 대화를 하고 중간중간 남의 목표에 잘못된 자세가 보이면 알려주고 응원하고 가신다.



그렇게 2년이 지나 올해 들어와선 드디어 6LB(파운드:2.7kg)를 만지기 시작했다.

그것도 이제는 벽이 아닌 천장에 매달린 타겟이 목표다.


'나 왜 이렇게 멋지지?'



6LB-이제 그 다음을 생각해봐도 되지 않을까?








어느날 찜질방에 놀러갔다.

농구대 게임기가 있었다.

이게 가능할까? 궁금증 폭발!

에게게...간신히 40점을 넘었다.

"이거 불가능한 게임 아냐!"

물어보니 50점 넘어 3R까지 가는 친구들도 많다고 한다.

"고뢔애~~~?"

욕심이 났다.

50점 넘어서 1R를 통과하고 싶은데...






토욜 아침 눈을 떴는데 운동을 갈까말까 생각만하다 가지 않았다.

흐릿한 날씨에 시간이 지날수록 감정이 급다운되며 널뛰기 시작했다.


찜질방에 가서 탕에 푹 담그자.

잠시 아무것도 생각지 말자.

그렇게 마을버스를 탔는데...

벨을 늦게 누른 아가씨에게 기사님이 신경질적인 목소리로 짜증을 내신다.

"죄송합니다." 아가씨가 그렇게 말했는데도

"잘못 한 줄도 몰라. 태그를 했으면 빨리 벨 누르고 내려야지! 죄송하다고 말도 안해!"

소리 소리를 냅다지르며 씩씩거린다. 마을버스엔 적막감과 서늘함이 존재했다.


"죄송합니다" 라는 소리를 못 들은건지...

못 들었다고 말하기에는 아가씨의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차 안을 가득 채웠다.

그냥 자기보다 약한 사람 걸려들어라 내가 개쌍욕을 하고 싶다는 심보처럼 느껴졌다.

널뛰던 감정에 대판 싸우고 싶은...

후다닥 벨을 누르고 탕에서 목욕을 하는데 눈물이 났다.

다들 약한 사람만 붙잡고 화를 내는데...

왜 겁박을 하냐고!


울었다. 그런 날이었다. 어제도 오늘도...






그래서 농구대 앞에 섰다.

운동 안 간 내 잘못이야. 살려면 운동해야지.


카드키를 찍고 그냥 생각없이 툭! 툭!

뭐지? 우와 50점이 넘었어.

1R 통과!



"나 공짜로 2R 가는거야?"



급 흥분해서 2R 시작. 아쉽다. 110점!

150점을 넘어야 통과란다.

그래도 상관없다.



우울했던 기분이 다림질 한 듯 쫙 펴진다.


크로스핏 너 대체 뭐니?

이게 가능해졌어?

이러니 사랑할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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