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보다 더 친해진 것 같다.
자연과 인간이 하나의 공생관계처럼 숨을 쉬고. 그곳에서 녹아드는 것 같은 기분은 언제나 내 심신을 안정시킨다. 산을 오르는 취미는 이제는 취미 이상의 의미까지 가지게 되면서 산을 타는 것에 대한 재미도 나름 생겼다.
나는 보통 내 집 주변에 있는 산을 타면서 이전에 가지지 못했던 많은 생각들을 하며, 산을 오른다.
아침에 산을 오르면, 산새들이 주위에서 소리를 내며, 서로 의사소통을 하는 모습들을 본다. 이는 어쩌면 산새들만의 모임 같은 게 있어. 아침마다 그들은 이렇게나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더 올라가다 보면 이제는 숨이 차기 시작하는데, 이때 들이마시는 공기는 산에서 맡을 수 있는 공기 중 가장 달콤하게 느껴진다. 산 공기는 정신을 이완시켜 부드럽게 목을 타고 흘러내리는 땀이며, 바람이며, 흙을 밟고 올라가는 지면의 느낌이며. 모든 감각이 되살아나듯이- 이 같은 고통은 하나의 살아있음을 의미하듯 산을 계속 올라가게 된다. 산을 올릴 때는 주위에 있던 것들도 잘 알아차리지 못한다. 예전 여름에 산을 올라가다가 내 목뒤에서 어떤 '쉿'하는 떨리는 듯한 소리가 들렸는데, 나는 힘든 나머지 뒤도 안 돌아보고 올라갔다. 살짝 더 올라가 쉬는 타임 구간이 보여서 잠깐 쉬려고 뒤를 돌아봤는데. 그곳에는 나무에 몸을 의지하며 혀를 떨고 있는 뱀 한 마리가 무섭게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산에는 이처럼 무서운 야생동물이나 목숨에 위협되는 상황도 있지만, 숲 속에는 언제나 장난꾸러기도 존재하는 법이다. 23년 4월에 올라갔던 산에는 청설모 한 마리가 올라갔다 내려갔다를 반복하더니. 나무껍질 뭉치를 잡고서는 이리저리 굴리며 시간을 보내며 놀고 있었는데. 갑자기 뒤를 휫하고 돌아봤는데, 자신이 앉아있는 나무 구루터기가 실은 높은 위치인 줄 알고 순간 놀라는 장면도 있었다. 그때 그 나무는 굉장히 낮았다. 그 작은 청설모의 가슴 뛰는 모습이 나한테까지 보일 정도였으니. 얼마나 놀랐을지는 상상도 할 수 없을 것이다.
그 장난꾸러기는 손에서 나무뭉치를(알고 보나 솔방울 같은 것이었다.) 놓치더니 이내 창피한 행동을 다른 이가 목격해 놀라듯이 그 자리를 떠나 숲 속으로 달아났던 적도 있었다.
아쉬운 것은 [월든]처럼 내가 다니는 산길에 작은 연못이나 호수 같은 게 있었더라면 어땠을까. 생각한다. 차라리 호수 같은 게 있었더라면 가만히 땀을 식히면서 자연을 바라보는 것에 더 집중하고 온전히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 길어져서 매일 숲을 탐험하는 것에 즐거움을 가졌을 텐데 말이다.
내가 산을 타고 다친 적도 있지만, 그때마다 나는 이것이 하나의 운명과도 같은 것이거나. 아님 아직 이 산과는 친해지지 못했다는 생각을 한다. 내일은 더 친해질 수도 있고, 다음날은 더 친해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물론 내 부주의가 가장 크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