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만의 계절 찾기

기분 좋은 오후

by 지비에스

사람한테는 저마다 각자만의 계절이 존재한다. 나는 내가 어느 시기에 가장 명량하고. 생각이 유연해지며. 때론 너그럽게 바뀌는지 알고 있다. 이 시기에는 봄바람이 살결을 치고 가는 순간마저 기분 좋고. 내가 살아있다는 기분과 함께 익히 봐왔던 장소나 사람들의 좋은 점들이나 있는 그대로의 모습들이 가장 아름답게 보이는 것 같다.



가끔씩 이런 시기를 마주하면 지난날들의 예민한 감정 때문에. 생긴 크고 작은 사건들에 대해 반성하게 된다.



'내가 왜 그때 그렇게 행동했지? 다른 게 말해도 될 것을'


'분명 좋게 만들면 됐을 텐데.'


'중도 포기만 안 했으면 지금보다는 더 건강할 텐데. 그 정도로 그 행동이 괴로웠던 것이었나?'



나라는 존재가 남들의 신뢰를 얻기 어려울 정도로 너무 계산적이었나? 왜 일상의 행복은 이토록 소중한데. 왜 쉽게 구할 수 있는 순간에도 이를 놓쳤던 것일까?



개인적으로 나는 11월부터 1월 사이쯤에 가장 힘들어진다.

육체적으로나 업무나 인간관계가 그 시기에 예민해지는 계기 같은 게 있는 게 아니라. 그저 내가 내 감정에 지치고 금방 피로해진다는 것이다. 이 시기에는 눈에 아무것도 안 들어온다. 이때는 정말 모르겠다. 내가 즐겁게 그간 쭉 공부해 왔던 거도 갑자기 회의심에 휩싸이거나. 운동을 하는 것이 내 건강과 하루의 시작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함인데.

갑자기 하기 싫어진다거나. 이유를 찾을 수 없게 된다. 그리고 사람들과도 이때 가장 트러블이 많이 생긴다.




나는 내 시기를 확실히 안다. 그래서 내가 가장 약해지는 시기에는 행동을 더 조심하고 바쁘게 무언가를 더 한다는 마음은 바로 접는다. 이때는 나를 강화하는 시기가 아니라. 나를 더 보호해야 되는 시기다.


남들보다 더 앞서려고 하는 마음. 더 강해져야지 상처받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들. 약점이 될 만한 가치는 키울 필요 없다는 생각들. 모든 면에서 내가 가장 약해지는 시기에 수행하면. 되려 갑자기 더 지치고 힘들어진다.


모든 이들이 자신의 시기를 알아차리고 더 발전시킬 수 있는 순간이 존재한다면. 이를 대비하고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가장 밝은 시기. 가장 환한 시기. 미소가 그 어떤 날보다 아름다운 시기. 사랑하는 이들에게 둘러싸여 행복감을 느끼는 시기. 배우던 것을 유연하게 수행함으로써 더 오래 기억하는 시기. 도전이 두렵지 않은 시기.



나는 모든 사람이 이를 알고 있었으면 좋겠다. 결국 개인의 행복은 스스로가 지키는 것이니깐.


화, 목, 토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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