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다고 느낄 때, 뒤를 돌아보자.

그동안의 성과들이 보일 것이다.

by 지비에스

예전에 나는 세상에 있는 모든 것들이 내게 고통 내지는 쓰라림만을 주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이 모든 것들이 실은 나 자신에 대한 판단일 뿐이고, 세상이 나한테 해를 끼쳤던 것은 별로 없거나 아예 없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예전에 봤던 <명상록>의 저자인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사건자체가 우리를 고통스럽게 하는 게 아닌 각자만의 자기 판단으로 인해 괴로워진다고 한다.


나는 지금껏 나 자신에 대한 판단에 불정확한 것들이 꽤나 많고, 그런 나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느꼈는데, 생각해 보면 이 같은 생각들은 '나'라는 기준을 세우기 위한 판단들이었을 뿐이었고, 실은 그것이 나를 가장 고통스럽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나는 나 스스로가 강하다고 생각했는데, 실은 다른 부분에서는 너무나 취약해서 스스로가 의심이 들정도로 고개가 푹 하고 꺾였던 적이 있었다. 그 순간, 내가 깨달은 것은 이상적인 나의 모습과 현실에서의 나의 모습은 서로 너무나 큰 차이를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여기서 나는 '나'에 대한 판단과 기준에 의해 스스로를 계속 깎아내리고 반드시 더 나은 것을 보여주겠다고, 더 효율적으로 행동할 것이라고 스스로가 자만해지면서 살았는데, 어느 순간 내가 나를 잘 모르고 그간 행동했었던 것은 실은 내가 아니었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남들의 시선에 도망치듯, 나는 잠시나마 편안한 공간에 들어앉아 생각에 잠기게 되었다.


내 선택이 실은 내 선택이 아니고, 또 다른 내가 이를 설정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러다 내가 느끼기로는 이 같은 기준 내지는 판단은 천천히 연습하면서 키워나가고 스스로에게 증명하면서 계속 커지는 것인데, 처음부터 키우지도 못한 약한 심신과 부족한 증명들로 불확실한 '나'에게 이 같은 과제들을 안겨주니, 오히려 그게 해가 되면서 나 자신으로서 버텨야 될 힘마저 못 쓰게 되어버렸던 것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나는 키우지도 못한 근육으로 나를 너무 몰아세웠던 것이다.


모두한테는 각자만의 기준이 분명 있을 테고, 누군가에게는 신념 같은 것들이 존재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생각이 오늘을 살게 해 줄 만큼 소중한 것이라면, 그리고 만약 그게 언젠가 깨질 것 같이 아픈 순간이 찾아온다면 나는 과감 없이 뒤를 돌아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 길 위에는 수많은 흔적들이 남겨져 있을 거고, 그 길이란, 스스로의 신념 내지는 성찰과 반복을 통해 원래 없던 곳에 수많은 발자국으로 밟고 지나간 새 길이 생겨나 있을 테니깐 말이다. 그 흔적이란 보다 더 큰 의미를 지녔고, 타인이든, 남이 내린 가치든 어떤 것도 상관없이 오로지 내 의지대로 찍어낸 발자국들이 남겨져 있을 것이다. 그 자체는 소중한 거다. 왜냐하면 남의 말로 그 길이 형성될 수는 없을뿐더러, 신념이란 본디 내 몸의 뼈와 같은 것이기에(왜냐하면 뼈가 없으면 사람의 몸을 지탱할 수 없으니.) 그 가치를 본질처럼 밀고 가면서 생긴 것이라, 남이나 타자 또는 전통이나 비전통과는 상관없이 오로지 내 힘으로 움직이면서 생긴 흔적이기에 그 자체로 의미가 있는 것이다.




자 다시 결론으로 돌아오자. 결국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은 사람이란 자신이 밟고 간 그 길의 흔적을 한 번은 너무 멀게만 느껴지는 목표만을 바라보다가 한 번씩은 뒤를 돌아보며 "나 참 멀리까지 걸어왔구나"를 느끼면서 다시 그 힘을 동력 삼아 힘차게 목표를 향해 걸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배움에는 끝이 없고, 자기 자신은 규정할 수 없지만, 발견할 때까지 계속 찾는 것. 나는 이 같은 의식적인 노력이 나를 더 진짜로 만들어준다고 믿는다. 이걸 견디면 진짜가 된다. 이걸 견디면 나는 마침내 진짜가 된다.

나는 그렇게 스스로에게 속삭인다. 그것도 매일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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