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디쯤 서있을까
아침이 온다는게 때로는 절망적이다가 때로는 희망적이다가. 갇혀있으면 질식하는 법. 무례해지는 방법과 회복하는 방법 사이에서 분명 회복하려고 해. 말하지 않아도 안다는 것은 크나큰 오류이자 실수. 내가 표현하지 않는 마음과 우리가 표현하지 않는 마음. 서로 헤아린다는 것. 바다 한가운데 반쯤 잠긴 채로 떠있고 싶다는 생각이랑 그렇게 고요하게 가라앉고 싶어 아니 이내 가라앉고 싶지 않아 발버둥치는 것. 역시나 신나게 헤엄치고 싶어. 어둠의 깊이에서 침잠하지 않는 것. 작년 이맘때쯤 마음 가득 쥐어주고 싶어 올라가던 그 입꼬리와 반짝거리는 눈동자를 바라보며 너무나도 스스로가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 여전히. 나누는 고민 사이에 우리는 어디쯤 서있을까. 사이의 거리를 넌지시 바라보고. 내내 하루가 저물 무렵 두세시간씩 걷는 일. 우리는 얼마나 걷고 걸어야 닿을 수 있을까. 우리는 감은 눈으로 무엇을 찾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