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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반티카 May 13. 2024

아플 때 의지할 수 있는 의사 선생님이 있다는 것

2024 21일 루나 디톡스: 하루를 마무리하는 감사함 명상 에세이 #6



지난주엔 허리가 많이 아팠어요. 오랜만에 느껴보는 생경한 통증! 포레스트 요가를 한 뒤로는 허리가 아픈 적이 없었는데 말이에요. 어렸을 땐 어쩌면 그렇게 책상에 딱 붙어 앉아서 공부를 할 수 있었는지 모르겠어요.


학교 다닐 땐 그래서, 허리 아픈 게 디폴트였어요. 다리도 맨날 부어있고요. 허리가 아프지 않고, 다리가 붓지 않은 상태로 가벼운 몸을 30대가 되어서야 만나게 되었어요. 체력도 건강도, 지금이 제일 좋은 거 있죠?


물론, 10대 20대 때 밤새서 과제하고 놀던 그 체력은 아니에요. 몸이 나이가 드는 건가 싶을 때도 있어요. 하지만, 그때보다 더 기분 좋게 매일을 지낼 수 있게 된 건 정말 감사한 일이에요. 불안과 걱정에 휩싸여 지내던 어릴 때보다, 감사하고 즐거운 기분을 스스로 이어가며 마음에 여유를 가지게 된 지금이 훨씬 좋아요.


주말이 지나면서 허리 통증이 사라지긴 했어요. 그래도 한 번 확인은 해보자 싶어서, 병원에 갔어요. 얼굴이 눈에 익은 프론트 선생님들과 인사를 하고, 안내 없이 척척 옷도 갈아입었어요.


“잊어버릴만하면 와.“


그렇게 말하는 의사 선생님의 표정은 그렇지만, 싱글벙글 반가워 보였어요. 전에 아팠던 무릎은 이제 아프지 않다, 최근엔 허리가 아팠는데 무릎이 안 아프게 되면서 허리가 아프게 된 건지 - 그럴 수도 있다고 전에 그랬거든요 - , 아니면 무릎을 위해 시작한 수영 때문에 아픈 건지 확인을 하고 싶다고 미주알고주알 이야기했죠.


”수영은 언제 시작했어요?”

“지난달에요. 자유형을 하는데, 고개를 한쪽으로 계속 돌려서 목어깨가 아파요. 지난주엔 옆으로 발차기만 계속했어요. “

”영법을 여러 가지로 바꾸는구나. 내 생각엔, 좋은 염증 반응이 아닌가 싶은데. “

”좋은 염증 반응이요? “

”안 쓰던 허리 근육이나, 코어를 쓰면서 좋아지면서 염증 반응이 나타나는 거지.”


일리가 있는 얘기다 싶었어요. 운동을 하면서 몸이 좋아지기 전에, 취약했던 부분이 드러나기도 하고 근육이 강화되면서 아프기도 하잖아요. 안심이 되면서 기분이 좋아졌어요. 그런 거라면 뭐, 얼마든지 아파도 돼! 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로요.


의사 선생님은 통증과 함께 한아름 안고 간 걱정을 덜어주는 신기한 재주를 가지고 있어요. 선생님이 자주 하는 말이 몇 가지 있어요.


“응, 별 거 아냐.”

“물리치료 받고, 운동 치료하면 좋아져요.”


그 말을 듣고, 치료 담당 선생님과 운동이나 교정을 하다 보면 정말로 좋아져요. 그 뒤엔 통증 없이 잘 지내다, 눈길이나 계단에서 넘어지거나, 몸의 정렬이 바뀔 때 아픈 데가 생기면 또 가서 확인해요. 병원에 가는 게 무섭거나 싫은 기분이 들지 않게 해주는 선생님이 있어서 참 감사한 일이에요. 병원에 가는 걸 미루지 않고 바로 가서, 확인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잖아요.


이제 알게 된 지도 7여 년 정도가 된 의사 선생님과, 변함없이 함께인 프론트 선생님들, 그리고 치료 담당 선생님. 제가 보지 못하는 몸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봐주고, 어떻게 하면 몸을 아프게 하는 습관에서 벗어나 건강하게 지낼 수 있는지 알려주는 고마운 분들입니다. 아플 때 의지할 수 있는 선생님들이 있다는 건, 감사함을 넘어서 커다란 복이에요!



치료가 끝나고 집에 가는 길에 사 먹은 호떡을 찍어보았어요. 하양은 기본 호떡, 보라는 흑미 호떡이에요. 동글동글 예쁘죠?! 반죽과 굽기에 집중한 직원 분의 작품이랍니다 :)




아플 때 적절한 도움을 주는, 좋은 의사 선생님이 주변에 있으신가요? 

그분(들)에게 무엇이 제일 감사하세요? 

생각해 볼수록 깊어지는 감사함을 음미해 보세요. 그분(들)이 맡은 일의 귀중함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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