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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루윈드 Oct 22. 2022

한 해를 기억하는 어떤 방법 2

4월. 사월의 햇살은 화사하고 바람은 점점 부드러워지기 시작합니다. 여기저기에서 다양한 색깔과 모양의 꽃들이 피어나며 세상은 온통 울긋불긋 해집니다. 꽃들은 마치 릴레이를 하듯 계속해서 피어나고 또 지고 또 피어나는군요. 


그런데 부지런한 그녀들은 새순이 나기도 전에 꽃부터 피는군요. 한 겨울에도 차근히 에너지를 모았던 것이고 그렇게 부지런하게 꽃을 피워 벌들을 선점하려는 듯합니다. 이제 꽃이 피어나니 거기에 그녀들이 있었음을 알게 되기도 하고 또 이름이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동요 '고향의 봄'의 첫 소절에 나오는 복숭아꽃도 분홍색의 화려한 색감을 자랑하며 피었습니다. 연한 분홍색이 감도는 하얀색의 살구꽃도 그렇고요.      


    

벚꽃도 한창입니다. 어느 봄날의 하늘은 맑고 바람은 부드럽습니다. 벚꽃 향기 가득한 꽃길을 걸으며 바람의 노래를 들어봅니다. 촉촉이 내리는 봄비를 맞으며 야광나무의 하얀 꽃도 곱게 피어납니다. 초록의 잎 사이에서 생긋 웃는 듯한 그녀의 미소가 싱그럽습니다. 그런데 비에 젖은 말간 꽃잎에서는 맑은 향기가 흘러내리는 듯도 하네요.     


매자나무의 빨간 꽃봉오리가 벌어지며 노란 꽃들이 피어납니다. 긴 가지마다 줄을 지어 피어나는 꽃들은 산들바람의 리듬에 맞추어 왈츠를 추는 듯도 합니다. 그런데 붉고도 노란 꽃들은 화려하면서도 유혹적이네요. 뒤쪽의 겹벚꽃과 함께 있으니 더욱 강렬한 느낌이 드는군요.      


5월. 이제 새순들이 자라난 커다란 잎에는 초록이 점점 짙어집니다. 오월의 화사한 햇살 아래 산사나무의 꽃도 활짝 피어나는군요. 연한 연두색이 감도는 하얀 꽃과 밝은 연두색 잎이 상쾌한 계절을 느끼게 해 줍니다. 날렵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당조팝이 눈길을 끕니다. 붉은 줄기에서 솟아오른 연한 색감의 꽃봉오리가 금방이라도 터질 듯하네요.      


     

오월은 역시 장미의 계절이네요. 길게 늘어진 덩굴장미의 줄기에 빨간 장미가 화려하게 피어납니다. 아침 햇살을 받고 있는 빨간 꽃과 초록의 잎이 더욱 선명한 느낌입니다. 이번 봄에 처음 보는 황금 조팝의 꽃도 참 예쁘네요. 조그만 꽃들이 모여 모여 진한 분홍으로 피어나는데 꽃술은 상대적으로 조금 긴듯하네요. 보라색으로 활짝 피어나는 부채붓꽃은 이름 그대로 마치 부채를 든 한복의 여인을 보는 듯합니다. 산들바람이 불어오니 보랏빛 향기를 날아오는 듯하네요.        


6월. 연한 분홍빛이 감도는 낙상홍의 꽃이 피어납니다. 꽃술에는 노란 꽃가루가 잔뜩 달려있군요. 나무마다 하얀 꽃도 피고 조금 진한 분홍빛 꽃이 피어나기도 하는군요. 미국 낙상홍의 꽃은 연한 연두색이 점점 하얗게 피어나는군요. 갸름한 모양의 초록색 잎과 함께 주변이 온통 초록 초록합니다.       


빨갛게 익어가는 앵두는 탐스럽네요. 지난봄의 하얀 꽃이 이제 붉은 열매가 되었군요. 점점 뜨거워오는 햇살을 받으며 단맛을 더해가는 듯합니다. 하얀 남천의 꽃도 산뜻합니다. 약간 두툼한 느낌의 꽃봉오리가 하얗게 피어나는데 안쪽의 꽃술은 노랗네요. 연한 초록색의 잎사귀도 꽃처럼 길쭉한 모습이군요. 좀작살나무의 꽃도 이제 활짝 피었습니다. 조그만 분홍의 꽃에서 튀어나온 긴 꽃술들이 하늘을 향해 두 팔을 벌리는 듯합니다. 긴 가지의 아래쪽에서부터 피기 시작하는데 한 줄기에 꽃봉오리, 활짝 핀 꽃 그리고 벌써 지기 시작하는 꽃을 함께 보게 되는군요.      


     

이제 날씨는 점점 더워집니다. 하지만 저녁 무렵의 산들바람에는 향긋한 꽃향기가 담겨있는 듯하네요. 이런 날이면 백조가 노니는 한적한 호수가 생각납니다. 발레 '백조의 호수' 중 2막의 오데트 공주의 솔로, 군무 그리고 지크프리트 왕자와의 2 인무 장면을 다시 봅니다. 백조들의 발레는 우아하고 차이콥스키의 음악은 정말 달콤합니다. 눈도 귀도 그리고 마음도 시원해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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